최근 한국에서도 핫해진 클럽하우스란 음성 SNS에 대한 느낌을 적어보려고 한다.
서비스 개요
컨퍼런스에서 패널 토의하는 분위기의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좌장 역할을 하는 모더레이터(Moderator)가 있고, 패널 역할의 스피커(Speaker)들, 그리고 관객이 있다. 모더레이터와 스피커는 말을 할 수 있지만 관객은 말을 하지 못한다. 관객이 손을 들고 모더레이터가 지정하면 관객도 무대에 올라와 스피커가 될 수 있다. 현재는 아이폰 앱만 있으며 녹음은 못하도록 막혀있다.
초대를 받아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먼저 가입을 해 놓으면 지인들이 초청을 해줄 것이다. 나도 그렇게 초청 받았다. 본인의 아이폰 주소록에 포함된 사람을 초청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나 초청하기는 꺼리게 된다. 사용자의 프로파일을 보면 누가 초청했는지까지 보이기 때문에 지인이 아닌 사람을 초청하는 건 피할 것 같다.
앱에 들어가면 내가 팔로윙하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방이 먼저 보이기 때문에 내가 관심있는 주제의 인물들을 자연스럽게 팔로우하게 된다.

며칠 동안 사용해 보니…
최근에는 한국인들도 많아져서 한국어로 진행되는 각종 주제의 방들이 많다. 주가에 대해 얘기하는 방부터 성대모사하는 방까지. 연예인들도 종종 눈에 띈다. 방들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기존 미디어에서 이미 인플루언서 역할을 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거 좋아하는 관종 끼 있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플랫폼이 될 것 같다. 말하는 것보단 듣는 걸 좋아하는 나는 여기서도 주로 듣는 용도로 사용할 것 같다. 원래 네이버 오디오클립처럼 듣는 서비스를 많이 쓰고 있었기에 어색함은 없지만, 말을 잘 못 하는 사람이 발언하는 방은 듣고 있기가 힘들더라. 회사 회의에서도 초점에 어긋나는 말이나 조리있게 말 하지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힘든데 굳이 소셜미디어에서도 힘들게 저런 말을 듣고 있을 필요가 있나 싶다. 팟캐스트나 유튜브처럼 녹음 후 편집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더 거친 편이다.
내 관심사와 완전히 일치되는 주제의 방을 찾기 힘들어서인지 내게 도움 될만한 얘긴 거의 못 들었다. 하긴, 이 나이가 됐는데 듣는 얘기마다 나에게 도움이 된다면 나도 헛 산거지. 하지만 어제던가, 프로덕트 매니징 주제의 방에 들어갔다가 페북 타임라인에서 광고로 많이 보던 김해빈 님이 말하는 제품 출시 지표와 관련된 내용은 도움이 됐다. 보통 지표는 세 가지를 잡으라고 하셨다: Short-term 지표, 궁극적인 목표와 관련된 Long-term 지표, 그리고 Counter 지표. 같은 방에 계시던 최정서(?) 님은 지표를 정하기 위한 최초 미팅 때는 숫자로 어떻게 지표를 정할까보다는 goal을 말로 먼저 정확히 정의한 후에 이를 대변할 만한 수치적인 지표를 찾으라는 말을 해주셨다.
그래서, 클럽하우스는 잘 될까?
현재의 열기가 식으면 잘 안 될 것 같다. 음성처럼 편한 게 없지만 말하는 것처럼 피곤한 게 없다.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걸 제외하면 유튜브나 팟캐스트 대비 장점이 안 보이고 단점이 많이 보인다. 실시간 소통이 소셜미디어에서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