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노에서 시작한 것들이 꽤 있다. 토리노 관광 정보를 뒤적이다 보니 비체린(Bicerin)이란 음료도 카페 알비체린이라는, 토리노의 한 초콜릿 집에서 처음 시작됐다고 한다. 들어본 적 없는 음료지만 최초로 만든 집이 이 곳에 있다니 찾아가 마셔보고 싶었다.
구글맵의 가이드를 따라 찾아갔다. 좀 걸어야 했다.
한 성당 앞 작은 광장 한 켠에 있다. 간판이 Bicerin인 집은 문이 잠겨있고, 그 옆집 문으로 들어가야했다. 작은 카페다.
카운터 뒤에는 달아보이는것들을 많이 있었다. 달달이 전문점인가? 계획대로 비체린을 주문하고 카페 내 테이블에 앉아마시겠다고 했다. 6.5유로. 앉아서 마셔서 자리값이 더 붙은 가격일 수도. 실내는 적은 수의 대리석 테이블이 있고 테이블마다 초가 켜져있다. 어두운 밤에 오면 분위기는 더 좋겠다.
음료가 나왔다. 코스터에는 ‘1763년부터 토리노’라고 적혀있었다. 2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카페.
카운터의 직원 분이 섞어마시지 말고 그대로 마시라고 해서 그렇게 마셨다. 위의 에스프레소 부분과 아래 우유 부분은 맛있는데, 그 아래 코코아 부분이 별로다. 난 코코아를 우유가 아닌 물에 타마시는 걸 싫어하는데,꼭 그맛이었다. 오리지널을 맛본다는 경험으로서는 재미있으나 맛으로는 비추. 가격도 비싼 편이고.




비체린을 찾아가는 길에 우연히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인 라바짜 (Lavazza)의 첫 가게를 지나가게 됐다.
1912, Pike (파이크 가 1912번지)가 스타벅스 1호점 (실제로 창업한 곳은 아님)을 뜻하듯, San Tommaso 10 (산토마소 가 10번지)이 라바짜의 시초를 의미한다. 그래서 간판에 “San Tommaso 10″이라고 적혀있다. 원래 이 주소에서 작은 식료품점으로 시작했다고.
모르면 그냥 지나갈 법한 가게인데 길을 가다가 어디선가 본 것 같아서 길을 멈춰서 검색해봤다. 라바짜의 시초였던 가게란 걸 확인하고 들어가서 에스프레쏘를 주문해 마셨다.
커피는 매우매우 맛있었다.이탈리아 바에서 서서 잠깐 마시는 에스프레소 등은 정말 좋다. 그리고 이 동네는 커피와 함께 작은 탄산수를 한잔 준다. 커피를 제대로 음미하기 전에 입을 씨어내라는 의미인 듯?
토리노의 대표적인 관광지 부근에 있으니 근처에 왔으면 찾아가볼법하다. 에스프레소를 파는 다른 바들과 크게 다르진 않지만 스토리가 좋으니까. 에스프레소가 1유로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서서 마시면).



(내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hoojungchung/221390981230 에서 가져와 수정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