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구소에선 환영의 뜻을 담아 우리가 그르노블에 머무르는 2박 동안 매일 밤 저녁 식사 초대를 해주셨다.
시차 적응도 덜 된 상태에서 매일매일 워크샵 후에 영어로 소통하며 저녁 식사까지 하는 일정이 무척 힘들었지만 프랑스 인들과 함께 프랑스의 식사와 와인을 맛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기도 했다.
Restaurant Le Rousseau
우리 뿐 아니라 네이버와 자회사의 여러 직원들이 네이버랩스유럽을 방문해 있었다. 첫날 밤엔 이들을 위한 저녁 식사 자리가 Le Rousseau란 식당에서 있었다. 작은, 프랑스스러운 식당.


세트로 구성되어 있는 식사는 우리끼리만 갔다면 뭐가뭔지 몰라서 못 먹을 음식이었겠지만 한국어를 독학중인 영국인 Chris와 다국어 능력자인 한국인 Elina님이 불어 메뉴판의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원하는 것을 주문할 수 있었다.



프랑스이니만큼 당연히 와인도 몇 잔 곁들였음.

이 곳에서 프랑스어로 ‘건배’를 뜻하는 ‘쌍떼'(Santé)를 배웠다. ‘건강’을 뜻한단다. 한국말을 독학하는 Chris가 쉽게 이걸 외울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줬는데, 한국 말로 건강을 물어볼 때 흔히 쓰는 용어인 ‘상태’로 외우면 된단다. 덕분에 지금까지 잘 외우고 있다.

Verre à Soi
둘째날 저녁은 함께 출장 간 네이버 검색 담당자들을 위한 네이버랩스유럽의 높은 분들이 마련한 자리였는데 장소는 와인 바였다.
이 곳엔 처음 보는 셀프서비스 와인 기계가 있다. 선불카드를 갖다대고 원하는 와인의 원하는 양(20ml, 50ml, 90ml)을 선택하면 잔에 와인을 받아먹을 수가 있다. 제일 작은 양인 20ml는 소주 잔으로 반 잔 정도의 양이다.


와인은 비싼 것부터 싼 것까지 구색을 갖추고 있다. 제일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마셔본 포이약의 Pontet Canet (퐁테 카네) 2000년 산은 텁텁함의 극치였음. (나무위키 보니 포이약의 5등급 와인이라고)





전날 회식 때 마신 와인보다 낫다며 다들 좋아하셨는데 와알못인 나는 맛은 잘 모르겠고, 제일 비싼 것부터 싼 것까지, 이 와인 저 와인 맛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와인 여러 개를 비교해보기 좋은 시스템이다.
푸와그라가 안주로 나왔을 때 프랑스 분들이 푸아그라에는 달달한 와인이 어울린다며 소테른 와인을 추천했다. 무거운 꿀맛이다. 이 날 마신 와인 중 가장 내 취향.

프랑스인들의 와인에 대한 사랑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같이 식사하신 분 얘기만 들어도 그런 것 같다. 애들이 태어나면 그 해 빈티지의 와인을 여러 병 구매하고, 코르크가 오래되면 코르크 교체까지 직접 한다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