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미국 출장 (2) 시애틀 출장 중 보고 느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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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출장 와서 본 것들과 느낀 점 정리.

우버 (Uber)

미국에 출장 갈 때면 항상 렌트를 했었고 이번 출장의 미팅이 여기저기에서 있어서 당연히 렌트를 할 줄 알았는데 출장 사전 미팅 때 우버 타면 된다고 하더라. 국내에서 우버를 딱 한 번 타본 경험 밖에 없는 나는 이번에 처음으로 제대로 이용해봤다. 우버는 정말 대단하더라. 우버가 없는 시대에는 어떻게 사람들이 다녔을까. 내가 현장에서 느낀 우버의 장점.

  • 주차 걱정이 없다: 예전에 써니베일에 출장 다닐 땐 주차 걱정 많이 안 하고 다녔는데 시애틀은 확실히 대도시라 주차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우버를 타면 주차 문제에서 해결된다.
  • 목적지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 까다로운 목적지를 갈 때 택시 기사한테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우버는 내가 앱에 입력한 주소가 기사의 앱에도 뜨기 때문에 목적지에 대한 대화 자체가 필요없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선 더욱 더 편하다
  • 팁 걱정이 없다: 미국에서 택시를 타면 팁을 줘야하는데 팁 문화에 익숙치 않은 나는 항상 고민이 되곤 한다. 우버는 팁을 하차 후 편안한 마음으로 앱에서 클릭 한 번으로 줄 수 있고, 안 줘도 기사 얼굴 볼일이 없으니 부담이 없다.
  • 차가 막혀도, 차가 돌아가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국에서 택시를 탈 때 차가 막히면 미터기 올라가는 소리에 괜히 조바심이 난다. 한편, 미국 같이 생소한 곳에서 택시를 탄다면 기사가 일부러 돌아가는지 걱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우버는 탑승전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차가 막혀도 느긋하다. 네비가 가리키는 길로 가지 않아도 돌아간다는 의심을 하지 않아도 된다. 참 마음이 편하게 만들어준다.
  • 영수증을 챙길 필요가 없다: 경비 처리하려면 택시 영수증을 챙겨야 하는데 우버는 하차하면 이메일로 영수증을 쏴주기 때문에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된다.

다만 공항같이 복잡한 곳에서 탑승할 땐 우버가 우리를 찾으러 오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다. 보통 공항마다 우버 탑승 지역이 지정돼있는데 그걸 모르면 우리가 좀 헤매야하는 게 불편했다. 공항 외의 장소에선 거의 5분 내에 배차가 됐다. 라스베가스의 큰 호텔은 마치 택시 승하차장이 있듯, 우버 승하차장이 별도로 구분돼 있었다. 사람들이 너무 우버를 많이 타는 것 같아 호텔 앞에 대기하고 있던 택시 기사들이 안돼보일 정도.

스타벅스 1호점 (The First Starbucks)

시애틀에서 묵었던 호텔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스타벅스 1호점이 있었다. 첫날 도착해서 오후에 슬슬 걸어가봤다. 매우 작은 가게인데 사람들로 가득차 있더라. 테이블은 없고 테이크아웃만 된다고 한다. 테이크아웃 손님들보다는 여기서만 파는 기념품들을 사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을 것이다.

원래 1971년에 오픈한 스타벅스의 첫번째 매장은 웨스턴 애비뉴 2000번지에 있었는데, 1977년에 길건너인 파이크 플레이스 1912번지로 옮겼다. 현재 스타벅스 1호점이라는 매장이 바로 이 옮긴 매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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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간 스타벅스 1호점은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1912번지라고 문 위에 표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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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출장간 일행들과 저녁 식사 후 산보 삼아 다시 찾아갔을 때는 사람이 없었다.
@ First Starbucks, Seattle
함께 출장 갔던 분들과 스벅1호점 앞에서 기념사진

참고로 스타벅스의 오리지널 로고인 밤색 로고는 이 매장만 쓴다고 알려졌는데 사실이 아니었다. 걸어서 3분 정도 거리에 있는 매장에서도 옛 로고를 쓰더라. 오리지널 로고가 박힌 기념품을 파는지는 확인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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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크마켓 입구 건너편에 있는 스타벅스도 오리지널 로고를 쓰고있다.

시애틀에는 정말 스타벅스가 많은데 (코너마다 있는 것 같다), 다른 곳은 흔히 볼 수 있는 초록색 로고를 사용하더라. 시애틀에서의 미팅은 여기저기 카페에서 많이 했는데, 하루에 스타벅스를 2번씩 간 날들도 꽤 많았다.

아마존 오프라인 서점 (Amazon Books)

시애틀 근교 벨뷰에 미팅 갔다가 점심 먹으러 들어간 벨뷰 스퀘어 (Bellvue Square) 몰에 말로만 듣던 아마존 서점이 있어 들어가봤다.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책의 서평과 별점을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표시하는 게 재미있었다. 새로나온 킨들과 에코도 볼 수 있었는데 미국 사람들도 에코를 쓸 때 어느 정도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점은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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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오프라인 서점(이제는 다 망했지만)과 비슷한 형태의 아마존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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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닷컴의 회원이라면 온라인과 같은 가격. 할인된 가격이겠지? 가격 비쌀까봐 오프라인 서점에서 보고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번거로움이 없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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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닷컴에서 별 4.8개 이상을 받은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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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래에는 아마존닷컴에서 가져온 리뷰와 별점을 표시해서 소비자의 선택에 도움을 준다. 나도 영화 한편을 VOD로 고를 때마다 별점과 사용자 리뷰를 꼼꼼히 살피는 사람으로, 이런 대중의 평가가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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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출시된 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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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가 붙은 에코쇼. 딴 사람들이 쓰는 걸 잠깐 봤는데 그 사람들도 잘 못 쓰더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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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출시된 킨들 오아시스. 내가 킨들을 구매해본 적이 없더라면, 리디북스 페이퍼를 쓰고있지 않더라면 분명히 질렀을 것이다.

시애틀 지하 투어 (Bill Speidel’s Underground Tour)

시애틀에서 유일하게 관광스러운 행동을 한 것이 바로 시애틀 지하 투어에 참가했던 것이다. 시애틀에 도착한 날, 시차 적응을 위해 절대 자면 안된다는 신념으로 호텔 방에서 비치된 잡지를 보다가 이 투어의 광고를 발견했다. 예전에 어떤 블로그에서 이 투어 후기를 봤던 기억이 나서 저녁에 뛰어가 겨우 참가. 22불이고 1시간 정도 소요된다.

한마디로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영어 토크쇼 느낌이다. 지하실(?) 몇 군데를 돌아다니며 설명을 듣는데, 그 지하 공간의 배경이 흥미롭다. 다음은 투어 가이드가 설명해준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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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시작 전 KFC 할아버지 닮은 아저씨가 30분 가량 시애틀 역사 공부를 시켜줌

시애틀의 파운더 중 하나인 아더 A. 데니의 일행이 1852년에 시애틀의 파이오니어 광장(이 투어를 시작하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 당시엔 여기가 시애틀의 중심이었다. 이때 시애틀의 주요 산업은 벌목 산업이었다. 목재가 풍부했으니 건물들도 나무로 지었다. 이 당시, 건무들은 해수면 높이의 갯벌이나 간척지에 만들어졌는데 조수 변화로 인해서 하루에 두 번씩 하수도가 역류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똥물이 솟았다는 것임.

1889년에 가구(cabinet) 가게에서 시작된 불이 번져 대화재가 됐다. 이 ‘시애틀 대화재’로 목조건물이 대부분이던 파이오니어 광장의 건물들이 소실됐다.이 화제가 나쁘지만은 않았던 게 일단 화재의 희생자가 없고 문제였던 쥐들을 싹 다 죽였기 때문.

화재 이후 시애틀의 지도자는 두 가지 안을 내놓는데…

첫째, 모든 건물은 목조 대신 돌이나 벽돌로 만들 것.

둘째, 원래 도시가 있던 위치보다 한층 더 높여서 도시를 새로 만들 것. 원래 있던 도시보다 한층 더 높여서 도시를 만들려고 한 이유는 하수도 때문. 도시를 한 층 더 높여 만들기 위해서 보도와 길 사이에는 돌로 된 높은 옹벽이 만들어졌고 옹벽 사이(예전의 길)는 흙으로 채워졌다. 그래서 도로와 보도 사이에는 높이의 차가 존재했는데 그 벽을 오르내리기 위해서는 사다리를 이용했다고 한다.

그 당시 짓고 있던 건물이나 원래 있던 건물은 예전 기준으로 1층에 입구가 있었는데, 새로운 층이 만들어지면 2층이 입구가 될 줄 알았기 때문에 1층 입구는 별로 장식도 하지 않았고 주로 2층 입구를 장식 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결국 보도의 윗부분도 아치로 막아 그 아랫 부분은 지하 공간이 되었다. 지하공간은 한동안 지하상가처럼도 사용됐지만 시애틀 엑스포를 앞두고 질병 유행의 원인으로 지적되자 바닥을 모두 콘크리트로 바꾸고 사람들의 출입을 금했다고 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영문 위키피디아 참조. 시애틀 대화재가 일어난 위치는 이 기사에서 그래피컬하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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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인데 창문이 있는 걸 알 수 있다. 예전엔 여기가 지하가 아니라 1층이었기 때문.

영어의 압박이 있지만 시애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투어였다.

벨뷰 (Bellvue)

시애틀도 미국 도시 답지 않게 상당히 깨끗한 도시란 느낌이 들었는데 근교에 있는 벨뷰는 훨씬 더 깨끗한 도시였다. 가까운 레드몬드에 본사가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도시에도 여러 건물을 사용하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외에도 화웨이, 텐센트 같은 중국 기업의 미국 지사도 이 곳에 위치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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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뷰 시청 뒤에 있던 건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쓰고있다.

여기도 스타벅스는 여기 저기 깔려있다.

페이스북, 아마존

시애틀에 페이스북도 오피스를 가지고 있었다. 페이스북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시고 있는 분을 만났는데 여기는 동료로부터 받는 압박이 강하다고 한다. 매니저가 일을 주지 않고 Bottom Up으로 일을 만들어 나가는데, 다른 조직 개발자와의 미팅도 매니저를 거치지 않고 직접 미팅을 잡아 진행하는 식이라고. 일 잘하고 손이 빠른 사람과 같이 일할 때 본인이 장애물이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일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우리 회사는 팀원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어 프로젝트 리더나 조직원으로 나가 일하다가 잘 안되면 다시 원래 조직으로 돌아와 일할 수 있다고 했더니 여기는 새로운 프로젝트 하러 나갔다가 실패하면 잘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여러모로 살벌한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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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페이스북 오피스. 1층엔 역시나(!) 스타벅스가 있다.

시애틀이 본거지인 아마존 오피스도 가봤는데 상당히 많은 건물들을 사용하고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건 개를 돌봐주는 곳. 우리 회사도 이걸 도입하면 큰 비용 투자 없이 홍보 효과가 클 거란 생각을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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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직원들이 사무실에 데려온 개를 맡기는 개라운지

그런데 이 동네 테크 기업 직원들은 실리콘밸리 쪽 분들보다 좀 더 정확한 근무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실리콘밸리 쪽 출장가면 좀 더 자유롭게 출퇴근을 했던 것 같은데,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오피스를 가봐도 모두 이른 시간에 출근하는 걸로 보였다.

시간이 흘러 문화가 바뀐 건지 지역이 달라 그런건지…

11월의 시애틀 날씨는 참 안 좋았다. 너무 추웠다. 올해의 첫눈도 시애틀에서 겪었다. 시애틀에서 라스베가스로 갔을 때 따뜻한 게 너무 좋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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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를 타고가다 찍은 시애틀의 상징인 스페이스니들. 예상과는 달리 굉장히 을씨년스럽다. 무섭기까지하다.
@ Hard Rock Cafe, Seattle
시애틀 일정을 마무리하며 동행자들과 시애틀 하드락카페에서

2 responses to “2017 미국 출장 (2) 시애틀 출장 중 보고 느낀 것”

  1.  Avatar
    Anonymous

    와우…후중님…리옹 검색을 하다가 흘러서 들어왔는데 제 얼굴이 딱ㅎㅎㅎ

  2. dr. chung Avatar
    dr. chung

    성명은 적지 않으셨지만 누구신지 알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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