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로 G70을 출시하며 올림픽공원에서 개최한 콘서트. 기존 제네시스들과 다르게 젊은 고객을 타겟팅한 차라서 신차 발표 이벤트도 좀 더 젊은 감각으로 준비한 것 같다.
페이스북으로 신청한 사람들 중 선정을 하여 티켓을 배부한 무료 콘서트였지만 콘서트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씨엘
오프닝은 CL이 했다. 이날 출연하는 유일한 한국 가수라 엔딩을 맡을 줄 알았는데 내 착각. CL은 2NE1으로 활동할 때의 에너지는 나지 않는 듯. 그래도 2NE1의 멤버들 중 가장 매력적인 멤버라는 건 사실.

무대 뒷 편 화면의 화질이 너무 좋아서 충격을 먹었다. 초고해상도 카메라로 찍어 막바로 대형 스크린에 뿌려주는데 3D로 느껴질 정도의 화질이었다. 요즘 대형 콘서트들은 다 이 정도 화질의 스크린을 쓰는 건가?
안드라 데이
뒤 이어진 안드라 데이(Andra Day)의 무대. 팝알못인 나는 안드라 데이가 누구인진 모르지만 그 유명한 전지현의 헤라 SEOULISTA 광고에 나오는 BGM인 City Burns를 부른 가수란다.
City Burns에서도 그렇지만 정말 음색 깡패인 가수. 이 가수가 무려 7곡을 불렀다. 귀가 호강한 날.


그리곤 신차인 제네시스 G70이 무대에 멋지게 등장. 무대 뒤에 숨어있던 G70 여러대가 무대 뒷편의 화면이 올라가면서 등장한 것이다. 포스 작렬!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의 짧은 인사말을 마친 후 Gwen Stafani의 무대가 시작됐다. 정의선 부회장의 인사말이 짧아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이런 데서 분위기 파악 못하고 의미 없는 얘기를 길게 주절주절 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웬 스테파니
Gwen Stefani의 무대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단독 콘서트 수준의 분량이었다. setlist.fm에서 조회해보니 무려 15곡을 불렀다. 나이가 거의 쉰에 가까운 분인데 넘치는 에너지에 감동.


저녁 7시 반에 시작했던 공연이 10시가 다 돼서 끝났다. 가수들의 공연은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미끼 정도로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공연이 메인 이벤트고 차에 대한 내용은 적었다. 준비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맥주를 마시며 들으면 더 좋았겠지만 스탠딩 석에는 음료 반입이 금지됐던 게 아쉬웠음. 이럴 거면 뭐 하러 밖에 그렇게 여러 개의 음식/주류 부스를 만들어놨는지 모르겠음. 그리고 (아마도) 무선으로 제어되는 발광팔찌가 제네시스가 무대에 등장한 단 두번만 번쩍였던 것도 아쉽다. 가수들의 하이라이트 곡이나 마지막 곡이 나왔을 때도 다 같이 밴드가 번쩍였으면 얼마나 장관이었을까?
그러고 보니 현대자동차 덕분에 좋은 공연 많이 봤었다. 예전엔 주로 PMC 뮤지컬 티켓들을 많이 줬었고, 현대아트홀 페스티벌이란 기획도 있었는데 최근엔 이런 문화 이벤트는 없어진 것 같다. 간만에 현대자동차가 보여주는 좋은 공연이라 더 반가웠고 즐거웠다.

Setlist.fm에서 찾은 이날 안드라 데이와 그웬 스테파니 공연의 셋리스트. 그웬 스테파니의 마지막 곡인 Where is the Love는 한켠에 있던 밴드가 요청해서 노래방 형태로 불렀던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