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할 때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는 않는 편인데, 이탈리아의 박물관이나 미술관, 가이드 투어는 미리 예약을 해둬야 해서 어쩔 수 없이 계획을 좀 세워놓았다.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나는 미리 예약을 해둘 필요는 없었지만 예약이 없는 날을 찾다보니 둘째날 가야만 했다.
유심카드 구입 (테르미니 역 TIM 매장)
우선 전날 저녁에 사지 못한 유심카드를 사러 테르미니 역으로 향했다. 테르미니역 2층에 있는 TIM매장을 방문했는데 두 회선을 묶어 구입해 아내와 한 회선 씩 사용하기로 했다. 10기가 LTE와 로컬 전화 + 3기가 LTE가 묶인 세트를 34,99유로에 구입.
아내가 10G짜리 회선을, 내가 3G짜리 회선을 썼다. 나는 데이터를 아껴 쓰지 않아서였는지 여행 기간을 이틀이나 남겨놓고 3G 데이터를 다 썼다. 그래서 와이프의 데이터에 빌붙어 살았음.

이탈리아 사람들의 일 처리 속도는 듣던대로 무지하게 느림. 아침 일찍 가서 앞에 대기 인원도 없었는데도 20~30분은 걸린 것 같다. 인터넷의 유럽 여행 카페 보니 이 집에서 용량가지고 장난을 치는 경우도 있다는데 주의할 필요가 있는 듯.
콜로세움으로 가는 지하철 타기 전 테르미니역의 지하 맥도널드에서 간단히 음료 한 잔 마시고 출발! 처음 지하철 탈 때 로마패스와 정기권 사용법을 몰라 좀 헤맸지만 무난히 탔다.

콜로세움
테르미니역에서 지하철B선을 타고 콜로세움 역에서 하차.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하철 안에는 소매치기가 꽤 있어서 백팩이나 가방은 앞으로 매는 게 좋다. 관광객이 가방을 등에 매고 있으면 현지 사람이 가방을 앞으로 매라고 가르쳐 주더라.
이탈리아의 치안에 대해 미리 들은 나는 로마패스만 주머니에 넣고, 눈에 확 띄는 핑크색 자물쇠로 백팩을 잠그고 다녔다. 그래서였는지 이탈리아 여행 내내 물건을 분실한 적은 없었다.

콜로세움에 오전 9시 반쯤 갔는데 사람이 꽤 많았다. 로마 패스는 별도 줄로 입장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이 줄을 찾는데 좀 시간이 걸렸다 (가이드스러운 외국인에게 물어봤음). 아이들은 입장료가 무료이지만 매표소에서 별도 표를 발급받아 입장해야 한다.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만 보던 콜로세움이라 처음엔 우와~ 했지만 갈수록 감탄은 줄어가고 더위에 지쳐갔다. 다행히 구석구석 햇빛을 피할 곳이 있었다. 지하와 아레나 (축구장으로 치면 운동장)에도 가보고 싶었지만 거긴 관광 투어만 들어갈 수 있는 것 같았다.




포로 로마노 (Foro Romano. 영어론 Roman Forum)
콜로세움 구경에도 지쳤는데 더 힘든(?) 포로 로마노로 이동을 했다. 더 힘든 이유는 그늘이 거의 없기 때문. 로마패스를 위한 줄이 따로 없다. 줄은 무척 길다. 뙤약볕은 머리 위로 바로 꽂힌다. 아내는 양산을 쓰고 줄을 섰고 애들은 그 아래로 피한다. 입장이 더딘 이유는 입구에서 보안 검색이 있기 때문.
겨우 입장을 하고 나니 아이들은 이미 다 지쳤다. 아이들을 티투스 개선문 쪽 나무 그늘 아래 앉혀놓고 아내와 나만 포로 로마노 구경에 나섰다.

포로 로마노는 대부분 폐허이다. 고대 로마 시대에 중요한 곳이란 건 알겠는데 가이드북만 보면서는 남아있는 폐허와 건물의 의미를 되새기기란 쉽지 않더라. 가이드 투어를 들으면 좀 나으려나? 7월의 로마 태양은 너무나 뜨거운 것도 어려움.
포로로마노를 돌아본 후 옆에 있는 팔라티노 언덕에 올라갔다. 이 곳은 로마 시대 황제나 귀족들이 살던 곳이라고 한다. 집은 팔라티노 언덕이고 직장은 포로 로마노에 있었으니 출퇴근 거리는 상당히 가까웠을 듯 ㅋ.
팔라티노 언덕 위에 올라오니 포로 로마노가 한 눈에 보였다. 햇볕 아래에서 포로 로마노를 일일이 구경한 게 후회가 되더라. 유적지를 가까이에서 일일이 살펴보지 않을 바엔 그냥 위에서만 봐도 충분할 것 같다. 혹은 팔라티노 언덕에서 큰 그림을 먼저 보고 궁금한 곳이 있으면 가까이 가서 보는 형태의 동선도 좋을 것 같다.



오전에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를 둘러보고 점심을 먹기 위해 포로 로마노의 북쪽을 향한 문 (네르바 포룸 쪽)으로 나왔다. 사실 베네치이 광장 쪽 출구로 나가 식당을 찾아보려고 했으나 애들이 거기까지 걷는 걸 너무 힘들어 해서 중간에 다른 문으로 나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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