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이번 출장까지 세번 와 봤다. 이번 출장 와서 느낀 일본 여행에 대한 단상을 끄적여본다. 이 출장이 이탈리아 여행 직후여서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았다.
1. 이질적인 동시에 익숙한 곳
익숙치 않음을 경험하는 것이 여행의 즐거움이지만 익숙치 않음이 불편할 때도 있다. 밥을 먹고 계산을 자리에서 하는지 카운터에서 하는지, 팁은 줘야 하는지, 준다면 얼마를 줘야하는지 눈치를 봐야하고 고민을 해아하고 검색을 해봐야 한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과 너무나 비슷한 점이 많다. 고민의 풀편함이 없다. 그러면서 이질적이라 여행의 재미가 있다.

2. 여전히 맛있는 게 많고 물가도 비싸지 않은 곳
9년전에 일본을 갔을 때 마신 일본의 생맥주는 한국에서 맛볼 수 없는 천상의 맛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에도 일본 생맥주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너무 많이 생겼고 일본 맥주와는 결이 다른 크래프트 생맥주를 즐길 수 있는 것도 많다. 라멘만 해도 일본만 못하지만 꽤나 괜찮게 하는 집에 몇 군데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 생맥주를 한국에서 마시는 것보단 현지에서 마시는 게 싼 편이고 라멘은 맛도 낫다. 이 외에도 내가 시도조차 하지 않은 맛있는 게 꽤 있을 듯.

그리고 음식의 가격이 한국에 비해 비싸지가 않다. 일본에 거주하는 Y군의 얘기를 들으면 일본에서 위스키 같은 술을 마시는 게 한국보다 싸다고 한다. (바를 찾을 때 ‘shot bar’라고 돼 있는 곳을 찾으란다. 딴 데는 이상한 델 수 있다고)

다만 택시비처럼 인력이 많이 필요한 업종은 비쌈.
3. 가까운 곳
올해 영국과 이탈리아를 다녀왔는데 장거리 비행기를 타느라고 몹시 힘들었다. 김포에서 나리타는 정말 가깝다. 영화 한 편도 다 보지 못할 시간이라 아쉬울 정도. 정말 큰 장점이다. 기내식도 한 번 나오니 비행기 탄 기분도 나고.

4. 친절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곳
다른 국가와는 다른 친절함이 일본인 – 특히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일본인 – 에게는 있다. 도시는 깨끗하며 안전하기도 하다. 얼마 전에 다녀온 이탈리아는 백팩에 자물쇠를 채우고 다녔었다. 미국에 출장 갔을 때는 주차할 때마다 차안의 백팩을 항상 트렁크로 옮겨 실었다. 싱가폴도 깨끗하고 안전하여 여행하기에 참 좋다는 생각을 했는데 일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무엇보다 가깝고 비행기 티켓도 싸기 때문에 ‘언제 또 여기 와보겠어’하고 무리한 일정으로 빡세게 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게 장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