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안 그랬는데 이제 해외 출장을 가면 멀리 돌아다니는 게 싫다. 이번 도쿄 출장에서도 후배 Y군이 소개하는 곳들을 돌아다닐 때를 빼놓고는 호텔과 학회장이 있는 신주쿠만 돌아다녔다.
내가 먹고 마시기 위해 갔던 곳 네 곳 (술집은 제외). 앞 두 곳은 추천.
스테끼 르몽드 (Steak Le Monde)
호텔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이른 시간부터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방문한 곳. 참고로 일본의 식당 앞에서는 사람들이 입장하려고 줄을 서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사람 피한다고 호텔에서 쉬다가 런치 주문이 끝나는 3시 좀 전에 다시 갔는데도 사람들이 줄 서 있었다. 굉장히 작은 집이다. 히레 (Filet) 스테이크를 참 맛있게 먹었다. 추천!!!!!
1260엔. 영어 메뉴는 없어서 눈치껏 주문했다.
산토우카 라멘 (Santouka Ramen)
라멘이 먹고 싶어 구글맵으로 호텔 주변 라멘집을 검색했더니 나온 집이다. 홋카이도에서 처음 시작한 라멘집인데 이제는 프랜차이즈가 된 것 같더라. 내가 간 날은 줄 서 있는 사람이 없었는데 다른 날 점심 시간에 보니 이 집도 밖에 줄서서 대기하더라.
시오라멘이 대표메뉴인 것 같아 주문했는데 예상 외로 진한 돈코츠 풍의 국물. (나무위키에 따르면 ‘시오’는 소스를 기준으로 나눈 것이고, ‘돈코츠’는 육수를 기준으로 나눈 것이라 양립할 수 있단다.) 870엔. 맛있게 먹었다. 추천!!!!
블루보틀 커피 (Blue Bottle Coffee)
유명한 블루보틀 커피의 신주쿠점. 같이 출장 간 젊은 친구들이 얘기해줘서 신주쿠에도 지점이 있는 것을 알았다.
두 번 방문했다. 첫 방문에선 핸드드립을 마셔야할 것 같아 오늘의 커피 (벨라도노반)을 마셨고, 두번째 방문에선 시원한 뉴올리언스를 마셨다. 뉴올리언스는 커피+우유+시럽을 섞은 블루보틀 커피만의 차가운 라떼이다. 커알못인 내 입장에선 두 잔 모두 찾아와서까지 마실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벨라도노반 450엔, 뉴올리언스 500엔. 모두 세금 제외. 매장에 한국 손님들이 꽤 많다. 매장이 애플스토어처럼 깔끔하다.
요코하마 이에케 라멘 콘신야 (横浜家系ラーメン魂心家)
요코하마 이에케(横浜家系) 스타일의 라멘을 내는 체인점이다. 자정 넘어 술 먹다가 해장을 위해 문을 연 곳을 찾다가 들어간 곳이다.
나는 가는 면을 좋아하는데 이 집의 면은 굵어서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상당히 짰다. 이날 상당히 배가 불렀는데도 다 먹어치운 거 보면 맛없는 라멘은 아니지만 신주쿠에서 식사할 라멘집을 고를 수 있다면 이 집은 안 고를 것이다.
내가 계산을 안 해서 정확한 가격은 모르지만 홈페이지에 930엔이라고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