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초에 뮤지컬로 만들어졌던 ‘드림걸즈’가 2006년에 영화로 개봉하면서, 2009년에 뮤지컬로 리바이벌 됐다. 한국에서!!
이 2009년의 한국인 배우 공연을 보고 아쉬웠던 점은 극 중에서 그렇게도 노래하는 소울을 한국인에게서는 찾을 수가 없었다는 것. 반드시 아프리카계 배우가 하는 공연을 봐야겠다고 혼자서 다짐했었다. 그리고 African American들이 공연하는 드림걸즈가 올해 한국에 상륙했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이런저런 말이 많았던 공연이다. 우선 쇼케이스 무대가 형편없었다. 난 V Live를 통해 동영상 중계를 봤는데 음정이 부정확한 바람에 화음을 듣기가 힘들 정도여서 보다가 꺼버렸다.
또 외국인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이전에 드림걸즈 공연을 해보지 않은 배우들이라서 ‘내한’이란 표현이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많다. 내가 본 날의 주연 세명의 Playbill DB를 찾아보면 Bre Jackson, Candice Marie Woods, Antoinette Comer 모두 경력이 길지 않은, 드림걸즈를 해보지 않은 배우들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동안 ‘오리지널’이란 표현을 쓰는 이상한 내한 공연도 많아서 ‘내한’ 정도의 표현이야 뭐…. 참고로 뮤지컬에서의 ‘오리지널’이란 표현에 대한 내 생각은 여러 해 전에 썼던 이 글의 ps부분을 보시길…
자막과 함께하는 영어 공연이라 처음에는 집중이 잘 안됐는데, 나를 집중하게 만든 것은 주연 에피 화이트를 맏은 배우 브레 잭슨 (Bre Jackson)의 폭풍 성량이다. 대박! 대박! 2009년 한국인 공연 1막 뒷부분에서 차지연 씨의 노래들도 대단했지만, 이번 공연의 브레 잭슨이 부르는 “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도 엄청났다. 2막의 듀엣곡 “Listen”도 소름돋을만큼 훌륭.
남자들의 곡인 “Step’in to the bad side”도 좋았는데, 안무는 한국 배우들이 훨씬 나은 듯. 한국 배우들이 훨씬 날렵하다. ㅎㅎ.
Bre Jackson을 제외한 캐스트들은 좀 부족한 감이 있어 아쉬웠다. 전체적으로는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지만 소울이 물씬한 분위기가 좋았다. 나에게는 2009년의 한국인 공연보다 나았다. 이게 다 Bre Jackson의 덕. 스토리 자체가 한국인 배우가 하기엔 어울리지 않기도 하고.
LED 화면으로 치장했던 한국인 공연의 화려함이 없어진 건 아쉬운 점.

2017년 5월 9일 오후 4시 00분
샤롯데씨어터 1층 A구역 6열 7번
R석 72000원 (신한 탑스클럽 4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