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DM은 “Web Search and Data Mining”의 약자로, 1년에 한 번씩하는 웹 검색과 데이터 마이닝 관련 국제 학술대회이다. 나는 처음 참석해본다. 매년 2월에 열린단다. 날씨 안 좋을 때 -_-;;.
올해는 영국 케임브리지가 개최지여서 내가 여기 와 있다. 호텔에서 도보 5분 정도 떨어진 길드홀(The Guildhall)이란 곳에서 진행됐는데, 이 건물은 1939년에 지어진 꽤나 유서깊은 건물로 지금은 케임브리지의 시의회로 사용되는 공공건물이다. (위키피디아 항목) 케임브리지의 중심인 시장 바로 앞에 있다.


이런 류의 컨퍼러스들은 보통 대학 캠퍼스나 호텔, 컨벤션 센터 같은 데서 하는데, 이렇게 오래된 데서 하는 건 처음 봤다.
학회 일정은 월요일에 튜토리얼, 화~목요일에 메인 컨퍼런스, 금요일에 워크샵. 매일 매일,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 정도까지의 강행군.


내용은 다른 기회에 정리하겠고 간단히 느낀 점만 적자면
- 생각보다 작은 학회. 참석자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이 학회 역사상 2번째로 참석자가 많았다고. 작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했을 때 가장 참석자가 많았다고. 실리콘밸리가 가까우니 가능한 일.
- 이렇게 발표자가 많이 빠진 학회는 처음. 우리 분야 학회는 중국인들이 상당히 많은데, 영국 입국 비자를 못 받았는지 논문과 전혀 상관없는 대타가 대신 발표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 키노트 발표자 중의 한 분인 아마존의 AI 담당 높으신 분은 공항 파업 때문에 다른 분이 대신 발표한 것도 해프닝.
- 신묘한 주제의 논문이 꽤 보였다. 소셜미디어 프로필 사진으로 perceived IQ를 추정하거나, 검색 결과의 적합성에 따라 사람이 느끼는 시간 흐름의 속도가 달라진다던가…
-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크리테오 같은 글로벌 업체들은 인재 확보를 위해 이런 학회를 스폰서하고 부스를 차리기도 한다. 글로벌 오피스가 없는 우리 회사에겐 모두 꿈 같은 이야기.
내가 논문 발표를 하면 발표에 집중을 하고 다른 발표는 좀 건성으로 듣기도 하는데, 발표를 하는 입장이 아니니 다른 사람들의 발표를 의무감으로 더 열심히 듣느라 학회 내내 매우 피곤했다. 일과 시간의 피곤함은 저녁 식사와 함께한 맥주로 풀곤했지만 ;).
Reception
첫 날 밤에 열린 리셉션은 케임브리지대학의 인류고고학 박물관(Museum of Archaeology and Anthropology)에서 열렸다. 튜토리얼을 마친 후 1시간 반 정도 여유가 있어서 호텔 방에 가서 잠시 누웠는데, 시차로 인한 피곤 때문에 잠이 들어 호텔 로비에서 만나기로 한 일행들과의 약속을 놓치고 5분 정도 늦게서야 참석.
술을 잔뜩 마실 수 있을지 알고 기대하고 갔는데 적은 양의 핑거푸드와 사이다, 화이트 와인 정도만 준비돼 있어서 실망 -_-; 그래서 금방 리셉션 장소를 나와 동행인과 따로 맥주를 한 잔 하러 갔다.


Banquet
수요일에 있었던 뱅킷(Banquet)은 무려 버스로 한 시간이나 떨어진 엘리 대성당 (Ely Cathedral)에서 열렸다. 성당에서 연회라니, 묘한 경험이다. 해가 진 다음에 도착하여 성당의 으리으리한 외관은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내부만으로도 어마어마했다. 1083년부터 1375년까지 지어진 성당이라고 한다. ‘죽기전에 꼭 봐야할 세계 역사 유적 1001‘이란 책에도 소개돼있다.


내가 성당은 잘 안들어가봤는데 신도석과 성가대석이 보통 나뉘어져있나보다. 며칠 후에 갔던 King’s College Chapel도 그랬다.


성당의 중앙홀(?)에서 4중주를 들으며 간단히 와인을 마신 후, 측면에 있는 Lady Chapel이란 공간에서 식사를 진행. 그런데 너무 추웠다. 벽 쪽에 앉으신 분들은 외풍이 있다고 할 정도. H교수님은 뱅킷 이후 감기에 들었다고…
여기서 한국에서 온 대학생과 미국에서 온 한국인 유학생을 만났다. 혹시나 싶어 명함 가져 갔는데 드디어 쓸 일이 생겼음. -_-;


나중에 알았는데 최근에 본 “킹스스피치”란 영화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장면을 이 성당에서 찍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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