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로운 회사느님이 논문 발표를 하지 않는데도 학회(WSDM 2017)에 보내주신 덕에 생전 처음으로 영국에 가게 됐다.
코엑스몰이 리뉴얼 되면서 내가 항상 이용하던 도심 공항 터미널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사라지는 바람에 출국 전부터 트렁크를 끌고 길찾아 헤매느라 고생. 그러나 무사히 공항터미널에서 수속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
12시간 가까이 소모되는 비행 시간을 자면서 보내기 위해 탑승 후 술을 꽤 마셨지만 잠은 잘 못잤다는 ㅠㅠ. 결국 기내 영화를 세 편(인페르노, 스노든, 백투더퓨처)이나 보고 말았다.

한참 줄을 서서 입국 심사를 마쳤다. 입국 심사관의 질문은 뭐하러 왔느냐, 직업이 뭐냐, 어떤 회사에 다니느냐, 정도.
우리의 목적지는 학회가 열리는 케임브리지 (Cambridge). 런던에서 대략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한 대학 도시이다.
동행인이 Minicabit이란 앱으로 한국에서 미리 영국 택시를 예약해뒀었다. 그런데 택시 기사와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 할 지 약속을 해두지 않았기 때문에 살짝 위기가 있었다. 입국 터미널에서 택시 기사와 몇 번 통화 후 택시 기사가 터미널에 우리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찾아와서 무사히 만나게 됐다. 미리 약속해뒀으면 더 편하게 만났을 듯.


참고로 Minicabit이란 앱은 카드 결제까지 온라인으로 돼서 상당히 편하다. 히드로공항에서 케임브리지까지 약 125파운드 정도.
히드로 공항에서 케임브리지까지는 택시로 1시간 반 정도 걸리더라. 가는 길에 런던의 랜드마크들을 멀리서나마 볼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인천에서 청주가는 택시 안에서 63빌딩이 보이기를 바란 꼴이지 뭐.
숙소인 힐튼 케임브리지 시티센터에 짐을 풀고 늦은 저녁 식사를 하러 찾은 곳은 이 곳의 크래프트 비어 양조장겸 술집인 The Cambridge Brew House란 곳인데, 이날 슈퍼볼 관련 행사를 한다고 일찍 닫는다고 하더라.
뭐야, 슈퍼볼이라니, 영국 맞어?
갔던 길을 되돌아와 호텔 앞 Revolution이란 식당에서 맥주를 곁들여 식사를 했다.


영국 에일을 생맥주로 마실 것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 집에 그런 건 없는 듯 orz. 주류 메뉴판이 온통 칵테일로 가득하다. 생맥주는 주로 수입 맥주.
주인이 추천한 이탈리아 맥주인 페로니 (Peroni) 생맥주를 선택했다. 그런데 한국에서 마시는 맥주보다 싱겁다. 이건 이후 영국에서 맥주를 마실 때마다 느낀 것이다. 희한한 일.
두번째 잔은 스페인 맥주인 마호(Mahou)를 주문. 이 것 역시 싱겁다. 뭐냐 이거.
영국에 왔으니 피쉬앤칩스를 주문. 맛은 그냥 저냥. 옆에 얹힌 콩은 정말 맛 없었음. 건강한 맛. 동행인들은 햄버거를 먹었는데 재료의 맛이 각각 살아있단다. 조화롭지 않다는 얘기.

음식보다 맥주가 별로여서 실망했다.
별로라고 생각했던 이 집이 나름 Hot 한가보다. 일요일 밤에는 사람이 아주 많지 않았지만 며칠 후 금요일 저녁에는 사람이 가득했다.
주변의 전통 술집인 펍에 비해 트렌디한 면이 있어서 그런가? 나처럼 처음 영국에 온 사람은 영국의 정통적인 뭔가를 찾겠지만 이 동네 사람들은 이런 곳을 더 마음에 들어할 수도 있겠다.
이렇게 도착 첫 날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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