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EXO 같은 그룹들의 소속사로 유명한 SM의 자회사 SM컬처앤콘텐츠(SM C&C)에서 만든 뮤지컬 싱잉인더레인. SM은 왜 이 지루한 구닥다리 뮤지컬을 첫 작품으로 선택했을까?
새로운 작품이 항상 더 뛰어나라는 법은 없지만 기억도 잘 안 나는, 백만년 전에 봤던 남경주-임춘길 페어의 싱잉인더레인에 비하면 꽤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사실 그 때 공연도 별로였다. 원작 자체가 별로다. 핵심 소재는 흥미롭지만 그걸 풀어나가는 방식이 재미가 없다. 이 번 공연 역시 지루하고 지루하도다.
이 공연은 절친인 남자 주연과 조연 페어의 케미가 상당히 중요한데, 내가 본 날 공연의 페어인 제이(트랙스)와 육현욱 배우 사이에서는 그 케미를 찾을 수가 없었다. 여주인공까지 함께 하는 ‘Good Morning’같은 곡은 세 명의 캐미가 중요하지만 역시나 그런 건 없었다는. 둘이나 셋이 나오는 재미있는 장면들이 다 시시해지니 그나마 있는 작품의 매력이 다 사라진 것이다.
그나마 ‘목’으로 웃긴 리나 라몬트 역의 백주희 씨가 공연을 살렸다. 커튼콜에서도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고.
작품 자체가 – 특히 1막이 – 지루한 면이 많지만 한 명씩 나올 때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
영화 싱잉인더레인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인, 진 캘리가 거리에서 비를 맞으며 춤추는 장면은 잘 재현됐다. 주인공 제이가 발로 물을 차 관객석에 뿌릴 때는 아주 자연스럽고 유쾌하다. 즐거움과 유쾌함을 잘 살린 거에 가점. 다만 사랑이 시작되는 설레임을 잘 표현하진 못한 것 같아 감점.
위키피디아의 뮤지컬 싱잉인더레인 항목에 넘버 리스트가 있는데 1985년 브로드웨이 버전과 2012년 런던 리바이벌 버전이 있다. 이번 공연의 곡들은 2012년 런던 버전과 일치하는 것 같다. 그런데 왜 그리 연출은 올드할까. 런던 리바이벌 역시 그런 걸까?
영국 공연 트레일러. 한국 공연과 크게 다른 것 같진 않다.
참, 오케스트라는 좋았다. 정통 뮤지컬 음악을 라이브 오케스트라로 듣는 재미는 있다.
2014년 6월 18일 (수) 20시 00분
충무아트홀 대극장 1층 17열 3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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