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한지 1주일만에 그룹 신입 교육을 받으러 갔다.
삼성그룹에 입사하면 그룹 교육을 받아야 한다. 공채 신입과는 별도로 경력 입사자들이 받는 교육이 있다. SVP 교육이라고 한다. 파란 피로 만드는 교육. 2주 동안 합숙을 하며 교육을 받는데 주말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짐 싸가지고 잠실운동장에서 셔틀 버스 타고 용인 에버랜드 뒤에 있는 그룹연수관으로 간다. (정장도 입고 가야 한다…..) 마흔 넘었는데 훈련소 들어가는 기분이다.
입소한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여러 지인들이 한 마디 씩 한다. 내 주변에 삼성에 다녔던 사람이 꽤 많구나. 지금은 상당 수가 퇴사했지만.
조 별로 나눠서 교육을 받고 경쟁을 한다. 우리 조 멤버들을 보니 다들 나보단 어리다. 삼성그룹의 여러 계열사에 입사한 친구들이다. 주로 박사 받자마자 삼성전자에 들어가는 친구들이 많다. 내가 제일기획 입사자라 그 친구들은 나를 문과라고 생각 했겠지만 사실 나도 공돌이라 말이 잘 통했다.
팀웍이 좋았다. Self-motivated되는 인재들이 많다. 나 역시 이런 경쟁을 즐기는 편이라 죽이 잘 맞았다. 정말 빡센 스케쥴의 교육이지만 틈나는 대로 다른 조와 경쟁하는 게임의 파훼법을 놓고 고민했다. 특히 마쉐멜로-스파게티 게임. 거의 모든 경쟁 게임에서 우리 조가 1등을 했다. 그야말로 ‘초격차’
그 결과 2주 동안의 그룹연수를 우수한 성적(최우수 팀)으로 마쳤다!
2주 동안 동고동락한 만큼 뒷풀이도 진하게 했다. 물론 회사에선 뒷풀이에서 사고칠까봐 간단히 하고 귀가하라고 했지만 우린 역삼동의 파티룸을 잡고 놀았다. 나 같은 늙은이에게는 신세계. 코스트코에서 안주와 술을 65만원어치 사서 마시고 밤 늦게까지 놀았다. 같이 고생해서 즐거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