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사를 마치고 집 앞 스타벅스에 가서 아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커피 한 잔 때리고 귀가.
부산에 가면 스타벅스 참 많이 가게되는 듯. 부모님 집 주변에 많아서 그런지.
막상 바다에 나가려니 귀찮았는데, 그래도 해운대까지 와서 바다 한 번 안 들어가고 서울에 올라가면 아쉬울 것 같아 점심 식사 후 게으름을 박차고 일어났다.
동생의 주도 하에 집에서 보트에 바람을 넣어 들고 해운대로 향했다. 올해 해운대에서 느낀 점 두 가지! (1) 해변이 왜 이렇게 좁아졌지? (2) 바닷물이 엄청나게 차다.
애들을 고무보트에 태워주고 싶었던 우리 형제. 배를 바다에 띄운 다음에 애들을 태우면 힘들 것 같아 애들을 배에 태워 바다로 끌고나가기로 한다. 아무 것도 모르고 신난 애들을 태운 보트는 채 바다에 들어가기도 전에 밀려오는 파도에 뒤집혔다. 아들은 바닷물을 마시고 엉엉 울고 -_-;;;
이후 방학을 마치고 어린이집에 복귀한 아들은 방학 보낸 얘기를 친구들과 선생님 앞에서 했는데, 배를 타다가 물 마신 얘기를 했다고 한다. 맛 없었다고. 그만큼 충격적이었다는 것.
이 사건으로 애들은 파라솔 밑으로 도망. 나랑 동생만 배를 타고 놀았다. 뒤늦게 나와 동생의 뱃놀이에 관심을 보인 딸이 와서 배에 태워줬는데, 잘 놀고 물에서 나오려는 순간 또 한 번 배가 뒤집히는 바람에 딸도 바닷물 마심…
배를 더 타는 것은 포기하고 애들과 파라솔 근처에서 모래성을 쌓고 놀았다. 나도 어렸을 때 모래성 쌓는 걸 아주 좋아했기 때문에 애들하고 죽이 잘 맞았다.
나중에 들은 얘긴데, 나 없을 때 한 외국인이 모래 놀이를 하는 딸 한테 모래놀이용 삽을 하나 빌려가도 되냐고 영어로 물었단다. 딸은 무려 영어유치원까지 다녔지만 제대로 대답을 못 했다고 한다….. 그렇게 배웠는데도 말을 못 하니 더 이상 영어는 안 가르쳐도 될 듯.
모래놀이도 식후경이라고, 갑자기 배가 고파진 우리 가족들. 싸가지고 간 간식을 먹기 시작했다. 특히 음식 좀비인 딸과 아들은 더 심하게 먹었는데…
한 손에 빵을 쥐고 음료수를 마시는 모습. 오른손은 빵 더 내놓으라는 손짓을 하고 있다.
짧은 물놀이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서 애들을 재운 후, 나랑 아내는 산책을 하러 나섰다. 내가 추천하는 맥주집 울프하운드에 갔다.
작년에 나 혼자 찾아 갔을 땐 단번에 갔던 울프하운드를 약 1년만에 다시 찾아갔다가 한참 헤맸다. 네이버지도로에서 검색도 안 돼 찾아간 게 기적이라고 할 정도. 아내는 더운 날 에어컨 안 나오는 오픈된 공간에 있는 걸 질색하는데, 다행히 울프하운드는 아내가 춥다고 할 정도로 냉방을 하고 있었다. 결국 추위를 참을 수 없어 가게를 나왔다는.
내가 좋아하는 생맥주 리스트. 작년보다 500원씩 오른 듯.
난 인디카IPA, 아내는 킬케니로 시작했고, 제주 귤 IPA를 한 잔 더 마시고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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