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건축에 관한 책들을 몇 권 뒤적거려 본 적이 있는데, 어떤 사안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를 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이 책 ‘사라진 건축의 그림자’는 전통 목조 건물은 최적화의 결과물이란 관점에서 왜 그렇게 지어질 수 밖에 없었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전통 건축의 진화 이야기라고 할까.
건축이란 게 수천년을 이어온 것이고, 변화에 대한 정확한 이유가 기록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작가의 상상력과 추측이 ‘왜?’를 설명하는 바탕이 된다. 책에서 다룬 ‘왜?’의 예: 보통 배흘림기둥은 착시현상을 교정하기 위한 목적이라고들 하는데, 이 책에선 그것보단 기둥 아래 둬야 하는 돌로 된 주초의 크기를 작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한다. 큰 돌 구해 다듬는 게 힘든 일이니까.
작가 서현은 글 자체도 참 재미있게 쓴다. 전통 목조 건축이 알고 싶은 분에게 강추하는 책.
아래는 책 읽으며 적어놨던 용어들.
- 맞배지붕: 책을 펼쳐놓은 것처럼 생긴 지붕
- 우진각지붕
- 박공
- 풍판: 박공 부분을 가리는 판
- 처마: 기둥 안젖게함
- 주초: 기둥 안 썩게 하는 돌. 주춧돌
- 기와: 빗물이 박공으로 안 흐르게 함
- 눈썹지붕:
- 팔작지붕: 맞배지붕+눈썹지붕+합각
- 추녀: 지붕의 대각선 부분
- 합각: 팔작지붕의 박공.
- 추녀: 모서리의 처마
- 안허리곡 & 양곡: 위에서 봤을 때 처마가 밖으로 휜 것과 앞에서 봤을 때 처마글 치켜세운 것. 후림 & 조로. 가장 풍화에 취약한 모서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
- 양식화: 이유가 생략돤 채 형태가 반복되어 전승하는 것.
- 기단: 기둥을 세우기 위한 인공 수평면
- 배흘림기둥: 돌인 주초를 작게 하면 돌을 가공 작업량이 준다. 그럴려고 기둥 하부를 작게 가공한 것.
- 그랭이질: 나무기둥의 하부를 긁어 주초로 쓴 막돌의 면에 맞추는 것
- 보: 기둥 위에 올리는 수평 부재
- 주먹장맞춤: 방향이 다른 부재의 끝을 주먹쥔 것처럼 맞추는 것
- 보뺄목: 맞춤했을 때 건물밖으로 드러난 부분
- 갈모산방: 추녀의 곡선을 받아줄 삼각형 부재
- 주두: 기둥위이 올리는 사각형 판. 보가 받는 하중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기둥 사이를 좁히는 효과)
- 창방: 기둥 상부를 연결하는 부재
- 공: 주두 위의, 기둥 중심에 올라서 있는 짧은 보.
- 첨차: 바이올린 브릿지를 뒤집은 모양의 공. 응력집중이 생기는 면을 파낸 부재.
- 포작 (or 공포): 첨자 + 소로. 보가 더 짧아도 되게 함
- 도리: 용마루와 같은 방향의 보
- 종도리: 용마루를 바치는 도리
- 주심도리: 지붕 양쪽 기둥위에 올라가는 도리.
- 외목도리: 가장 바깥에 있는 도리. 기둥 밖으로 내민 살미의 맨 끝단에 올려져 처마를 받힘.
- 평방: 청방 위에 포작 얹을 어댑터
- 다포식: 기둥 위에만 포작이 있는 주심포식과 달리 기둥 사이에도 포작을 써 길이가 짧은 주심도리도 받칠 수 있게 하는 방식.
- 개판: 서까래 위에 얹는 판. 그 위엔 흙이 덮는다.
- 부연: 처마를 더 만들기 위해 덧댄 서까래.
- 막새기와: 처마 끝에서 물이 수직으로 떨어지게 하는 장치
- 와구토: 처마 끝에 막새기와를 쓰지 않고 회를 잘라놓은 것.
- 사래기와: 추녀 끝을 빗물로부터 막아주는 기와
- 서까래기와 (연목기와) 서까래 끝단을 막는 기와. 연꽃무늬인 경우가 많다.
- 토수: 사래 끝에서 사래를 감싸는 금속으로 가공한 장화 모양
- 단청: 목재에 방부처리하는 것.
- 서까래기와 위치의 단청: 알록달록 꽃문양. 금속시기를 겪지 않았기 때문.
- 금속 역할 단청: 검은색. 가운데 동그란 희점. 원래 못이 박힌 자리. 부연, 도리의 끝단.
- 일본 민가: 강수량 많음, 큰 나무 많음, 깊은 공간 건축 가능. 방과 방으로만 연결된 공간, 외피 면적이 줄어듬, 열효율이 좋음, 다다미만으로도 오케이, 햇빛은 깊이 안 듬.
- 여닫이문 vs 미세기문: 미세기문은 하중을 받는 수평구조체 아래 설치 못함.
회사 도서관 (라이브러리1)에 갔다가 우연히 찾아 읽었다. 대출이 안 되기 때문에 매일 점심 시간에 식사 후 2~30분씩 읽어 완독했다.
현대 건축에 관해서도 이런 책 하나 써주세요,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