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뮤지컬 티켓 마다 않는 나. 같은 공연을 여러 번 봐도 재미없는 경우가 잘 없다. 하지만 레미제라블은 그렇지 않았다. 두번째 보는 레미제라블은 참 지루했다. 기대가 너무 커서였을까, 내용이 무거워서였을까.
음악이 아름다운 작품인건 인정. 가끔 소름 돋을만큼 장면이 있었다는 것도 인정. 참 잘 만든 공연이란 것도 인정. 하지만 참 지루했다. 용인에서의 프리뷰는 그렇지 않았는데.
주요 곡 가사를 나눠주더라. 가사가 잘 안들리는 문제를 인식하고 있어서였을까?
지난 레미제라블 프리뷰 때 하나 아쉬웠던 것은 정성화 장발장의 ‘Who am I’ 삑싸리. 이게 참 아쉬웠다. 그런데 오늘은 깔끔하게 불러냈다.
그런데 듣고 생각해보니 좀 이상하다. 이 부분이 엄청난게 고음일텐데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 정성화씨가 정말 잘 소화했거나, 혹은 키를 낮춰부르거나 둘 중 하나 같은데 절대음감이 아닌 나는 잘 모르겠더라.
원키로 부르지 않았다고 의심을 한 이유가 있었다. 공연 앞 부분에 나오는 장발장의 독백 넘버 (What have I done) 의 마지막에 한 키를 높여 불러야 하는데 이 날은 옥타브를 올려 부르지 않았다. 그래서 공연 곳곳에서 키를 낮춰부르지 않았는지 의심을 하게 된 것.
공연 보기 전 날, 이효리가 라디오스타에 나와 노래에 고음을 넣으면 곡이 더 살아났을텐데 본인의 음역대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는 얘기를 했다. 마찬가지로 작곡가가 표현하고 싶은 게 있어 중요 부분의 옥타브를 올려놓은 걸텐데 배우가 그걸 제대로 못 소화하니 공연이 더 지루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차라리 얼터(alternate) 장발장인 김성민 배우의 장발장을 보았으면 훨씬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 이 분은 프리뷰 때부터 어려운 노래를 소화 잘 한다는 평이 많았거든.
라디오스타의 이효리 (출처: 티브이 데일리)
이제는 레미제라블 곡이 아무리 좋더라도 비싼 공연장은 못 갈 것 같고, 오래 전에 사둔 레미제라블 드림캐스트 콘서트 DVD나 봐야겠다.
참 마음에 드는 푸른색 사각형 (blue square) 문양의 극장 로비 천정
2013년 5월 29일 오후 8시 00분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1층 1열 37번
R석 더뮤지컬어워드 최다 노미네이트 기념 15% 할인 93500원
ps: 블루스퀘어 지하에 생긴 ‘드레스써클’이란 뮤지컬 용품점. 딴 것보다 옛 공연들 프로그램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