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설록 티뮤지움을 떠나 제주를 향해 달렸다. 저녁을 뭘 먹을까 고민했는데 애들도 아내도 그다지 먹고 싶은 것이 없단다. 내가 고기 국수나 먹자고 했으나 거절 당함 흑. 아내랑 딸이 생각해낸 건 맥도널드 프렌치 프라이스 -_-;;; 그래서 첫 날 길에서 본 제주 시내 맥도널드 드라이브스루에 가서 프렌치프라이스와 콜라를 샀다. 제주까지 와서 맥도널드 프렌치프라이스를 먹는 우리 가족에게 ‘저렴한 입맛’이라 별명을 붙여줬다.
LPG 충전 후 렌터카 반납하러 이동 중, 아들이 쉬가 마렵단다. 종종 있는 일이지만 언제나 당황스럽다. 일단 목적지를 가까운 공항으로 변경. 공항으로 진입하는 길이 차가 막혀 안절부절하며 아들에게는 참으라고만 외쳤다. 다행히 아내와 아들을 공항에 내려줄 때까지 아들은 잘 참아냈다! 딸과 함께 렌터카 반납하러 가는 도중, 화장실에 무사히 다녀왔다는 아내의 문자를 받았다.
KT금호렌터카에 가서 차를 반납했다. 완전자차보험이라 차 상태를 거의 살펴보지도 않는다. 화장실에 다녀온 딸과 함께 공항행 셔틀에 올랐다. 셔틀 내 티비에서는 무한도전이 나오고 있어 딸과 함께 멍하니 봤다(셔틀 이동 시관과 대기 시간 때문에 공항 외부 렌트카 업체를 이용할 땐 시간을 넉넉히 잡아둬야 한다). 10분 정도 티비를 보고 있으니 셔틀 기사님이 오셔서 출발한다고 했다.
기사님이 출발하려고 하자 무한도전을 잘 보고 있던 딸이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 조그만 자기 가방이 없단다. 이미 우리 짐이 버스 깊숙히 들어가 있기 때문에 버스에서 내려 가방을 찾고 다음 셔틀을 타기도 쉽지 어려웠다. 기사 아저씨에게 1분만 기다려 달라 부탁하고 딸에게 추궁하니 렌터카에선 가져 내렸단다. 그렇다면 화장실에 놔두고 왔을 가능성이 크다. 애는 놔두고 나 혼자 바람을 가르며 화장실로 뛰었다. 여자 화장실이었지만 그냥 들어갔다 -_-;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좌변기 칸을 열었다. 잘 안보여 다음 칸으로 넘어가기 직전, 벽 윗 쪽 옷걸이에 딸의 핑크색 가방이 걸려있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바로 전 날 화장실에선 옷걸이에 가방을 걸어두면 편하다고 엄마한테 배웠단다. 거기 안 걸었으면 까먹지도 않았을텐데.
한 2~3분만에 셔틀로 무사귀환 해 공항으로 출발했다 (같은 셔틀 타신 분들께 죄송 ㅠㅠ) 폭풍 같은 해프닝이 한바탕 지나가고 여유를 찾아 셔틀에서 내려서는 기념 상경 샷도 찍었다.

공항에 미리 가 있던 아내와 아들과 만나 비행기 타고 서울로 향했다. 이걸로 짧았지만 소중했던 올해 첫 번째 여행이 마무리 됐다. 희망대로 올해 다시 제주도에 갈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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