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프로모션용 콘서트, 현대아트홀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부제는 싱어송라이터. 이틀 동안 하는 행사인데, 나는 첫째날 갔다.

오프닝은 류복성씨. 작년 현대아트홀 페스티벌에서는 시니어 연주자 심성락씨의 아코디언 연주를 들을 수 있었는데, 이번엔 류복성씨의 퍼커션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최고참 뮤지션의 연주를 듣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컨셉, 괜찮다. 퍼커션 소리가 가슴을 울렸고 뒤의 브란스 소리가 좋았다. 심성락씨와 같이 솔로를 주고 받던 여자 드러머의 무덤덤한 표정이 인상적. 왜 그, 솔로를 할 땐 보통 인상을 찌뿌리잖아.
가수가 바뀔 땐 KBS 탑밴드 예선에서처럼 무대가 움직인다. 극장의 원래 무대 위에 작은 무대가 움직여 가며 셋업을 마친 밴드를 번갈아 관객 앞으로 옮기는 시스템. 준비 많이 했구나. 이런 시스템이 아니면 각자의 밴드를 데리고 나오는 가수들과 공연하기 쉽지 않았겠다. 코엑스아티움 무대 뒤와 하수가 꽤 깊은가보다.
류복성씨 밴드가 무대를 타고 뒤로 사라진 후, 새로운 무대를 타고 10cm 등장. 공연 보러 가기 전에 10cm 2집을 미리 좀 듣고 가길 잘 했다. 음반을 이어폰으로 듣는 것보다 극장에서 라이브로 듣는 게 훨씬 낫다. 다만 ‘한강의 작별’은 음반으로 들을 때도 권정열씨의 가성이 좀 불편했는데 라이브에서도 마찬가지. 권정열씨는 평상시 목소리와 노래할 때 목소리가 좀 다른 듯. 노래할 때는 하하처럼 쇳소리가 좀 섞인다. 10cm는 권정열씨의 큭! 하는 웃음 소리와 윤철종씨의 어색한 ‘오늘밤에’ 나레이션이 기억에 남는다.
그 다음 무대는 이승환씨. 중앙열 앞쪽은 이승환씨 팬클럽에서 온 모양. 오랜만에 본 이승환씨는 목소리도, 외모도 그대로였다. 실버보험을 들 수 있는 나이가 다 됐는데도. 연주 소리가 커서 모니터링이 잘 안 될 것 같은 상황이라 음정을 제대로 잡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웬걸 CD를 틀어놓은 것처럼 노래 하더라. 약간 어눌한 것처럼 말하지만 재치 만점. 와이프는 연말 이승환 공연 꼭 보러 가자고 했다.
역시나 오랜만에 본 강산에씨. 10년 만에 본 것 같다. 강산에씨는 더 이상 무대에서 반말을 하지 않있다. 놀라움. 꽤 오래 전 학교의 어떤 무대에서 한 번 본 후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아우라에 감동을 했었는데 이번 역시 마찬가지였다. 생각보다 히트 곡이 많아 이런 초청 행사를 자신의 레퍼토리 채울 수 있는 게 놀라웠다. 관객을 신나게 만드는 가수. 세 가수 중 밴드가 가장 내 취향이었다.

와잎이 마침 휴가라 함께 갔음. 나는 회사에서 칼퇴근 하고 갔는데, 7시 15분에 정자역발 신분당선을 타니 7시 45분쯤 삼성역에 도착하더라. 평일에도 코엑스아티움이나 LG아트센터에서 하는 공연을 볼 수 있다는 말씀. 다만 저녁 식사는 포기해야겠지.
2012-11-01 목 오후 8:00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 1층 C열 91열
현대자동차홈페이지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