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어찌 해서 제주도에서 열리는 2012년 ACL(The Association for Computational Linguistics) annual meeting의 메인컨퍼런스와 연달아 열리는 EMNLP (Conference on Empirical Methods in Natural Language Processing)에 회사 출장으로 참석하고 왔다. 각각 3일짜리 학회 두개를 다 들으면 6일이 걸려 EMNLP 마지막 날은 듣지 않고 서울로 올라왔다.
6박 7일짜리 출장인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학회 스케쥴에 다른 곳은 못 가고 학회장인 ICC와 호텔, 식당만 왔다갔다했다. 서울로 올라오기 전 날 밤에 산방산 탄산 온천에 가서 목욕한 게 유일한 외출이랄까?
학회장에서 5분 정도 걸으면 보이는 아름다운 해안 절벽
ACL은 2004년 바르셀로나에서 할 때 간 이후로 8년만이다. 학회에 대한 후기는 아직 회사에 보고 할 보고서도 다 작성 하지 못한 상태라 여기에 쓰기가 어렵지만 재미있는 학회였다.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학회를 들어서 더 보람이 있었다. 다만 학회는 논문 발표를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만나는 자리라고 생각하는데 더 많은 사람들과 얘기를 못 나눈 것은 아쉬운 점이다. 대학원 연구실 재학생과 졸업생은 많이 만났다. 🙂
기억 나는 해프닝(?)들
- 공동 저자의 소속이 야후!리서치인 논문의 슬라이드를 보고 세션 좌장인 Mooney 교수가 ‘No body is there anymore’.”라고 했음. 실제로 야후!리서치 소속이었던 사람들이 쓴 논문들이 몇 편 있었는데, 모두 다 지금은 회사를 MS나 구글 등으로 옮겼더라. 씁쓸했음.
- 비가 오던 화요일, 서귀포 시내에서 점심을 먹고 학회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가 올 때만 볼 수 있다는 엉또폭포 (1박2일에 나와서 유명해졌다고 한다)에 들렀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폭포 앞까지 걸어갔더니 비가 모자라 폭포는 없고 그냥 절벽이었다. 주차장에서 과일 파는 아주머니는 폭포가 안 생긴 걸 뻔히 알텐데 아무 말 없었고, 우리가 폭포를 보러 들어갈 때 나오던 사람들도 아무 말 없었다. 당연히(?) 우리가 주차장으로 나갈 때 폭포를 기대하며 들어오는 사람에게도 아무 말 안 해 줬다.
- 여기 저기 전복을 넣은 음식들을 많이 팔길래 전복이 제주도 특산물인줄 알았더니, 대부분의 전복은 다 완도에서 가져온다고;;;
- 중문단지에서 트랜스젠더 쇼를 한다는 찌라시를 봤음. 이런 태국스러운!!!
- 학회 banquet을 야외 칵테일 파티로 시작하려고 했나보다. 그런데 비가 오는 바람에 건물 1층으로 옮겨 들어가 했다. 학회 자원봉사자들이 비에 젖은 와인잔 닦는 모습이 무척 애처로웠음.
- Banquet에서 뒤에 서 있는 분과 영어로 대화 했는데, 알고 보니 한국 분이셨던 것. 조직위 옷을 입고 있어서 자원봉사 학생이냐고 물었는데 교수님이셨던 것 -_-;
6박 7일동안 있으며 학회에서 밥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는 밖에 나가서 사 먹었는데, 간 식당들 리스트나 정리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