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뮤지컬 위키드(Wicked)를 공연한다는 얘기를 처음에 듣고는 당연히 번안한 라이센스 공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호주(이걸 오리지널 프로덕션으로 불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내 기준으론 ‘호주 프로덕션’ 혹은 ‘아시아 투어 프로덕션’이다 ^^.)팀이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국내에서 공연하는 것이다. 공연장은 블루스퀘어이며 5/31부터 시작한다.
몇 년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찍은 대형 위키드 광고. 브로드웨이 초연 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리프로덕션 공연을 했기 때문에 “Home”이란 문구를 넣어 광고하고 있다. 위키드를 공연 하던 샌프란시스코 Orpheum 극장에 걸린 간판.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위키드의 ‘고향’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이 공연을 두 차례 봤었다(그 때 쓴 후기는 여기와 여기). 와이프랑 꼭 같이 보고 싶은 공연이었다. 그런데 이번 내한 공연 덕에 미국까지 가지 않고도 한국에서 함께 볼 수 있게 됐으니 얼마나 잘 된 일인가!
이번에 방한 하는 캐스트가 궁금해서 youtube에서 영상을 좀 찾아봤다.
현재 싱가폴에서 공연 중인 Wicked 캐스트인 Jemma Rix 엘파바와 Suzie Mathers 글린다가 부른 ‘What is the feeling’ 영상이다. 아마 싱가폴 기자간담회 같은 곳에서 촬영한 영상으로 보인다. 한국에도 이 호주 배우 캐스트가 그대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 한다. 어쩌다 룸메가 된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황당해 하며 부르는 곡으로, 미국에서 공연 볼 때 이 곡에서 줄기차게 외치는 ‘loathing’이 무슨 의미인 줄 몰랐다는 orz.
역시나 같은 캐스트가 부른 또 다른 코미디 넘버인 ‘Popular’. 두 주인공이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는 곡으로 영어로 들어도 이해가 쉽다. “Popular”라고 할 때 오리지널 글린다인 Kristin Chenoweth가 내는 특유의 비음이 안섞인게 색다르다.
이 공연에서 가장 유명한 넘버는 ‘Defying gravity’와 ‘For good’이겠지만 이 곡들은 공연에서 직접 듣길 기대하며 여기에 올리진 않겠다. 🙂 이 두곡은 미드 글리(Glee)에서도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Defying gravity 장면 (시즌1 에피소드 9)은 내가 글리에 빠지게 만들었던 장면이다. 미드 Glee에는 뮤지컬 위키드의 오리지널 캐스트인 Idina Menzel과 Kristin Chenoweth가 비중이 꽤 큰 역으로 나와 위키드와 글리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 느낌이다. (참고로 For good은 시즌2 에피소드 22에 나온다.)

아, 이번 공연 캐스트를 조사하던 중에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은 엘파바 역의 Jemma Rix가 일본 유니버셜스튜디오에서 위키드의 축소버전에서 엘파바 역을 맡아 일본어로 연기했다는 점이다. 유니버셜스튜디오용 축소 버전 위키드가 있다는 점도 재미있고, 호주 배우가 일본어로 노래 했다는 것도 재미있다.
예전에 이 작품의 배경인 ‘오즈의 마법사’가 우리나라 사람에게 친숙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이 공연이 한국에서 성공할지 모르겠다고 썼지만 위키드가 많은 한국 관객에게 훌륭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되길 희망한다. 요즘 곧 한국에서 만나게 될 위키드에 익숙해지기 위해 위키드 OBC음반을 듣고 있다는.
한 가지 우려 되는 점은 공연장이 시야 방해로 악명이 높은 블루스퀘어라는 점이다. 티켓 오픈 당일까지 어느 좌석에서 봐야 할지 감을 못 잡았는데, 결단력 있는 와이프가 제일 앞 열 중앙을 예매했다. 보통 번역 자막이 극장 상단이나 좌우측에 표시 되는데, 자막을 보기에 제일 앞 자리가 어떨지 모르겠다. 미국에서도 앞 쪽에서 봤는데, 이 번에도 앞에서 보는게 좋은 건지도 잘 모르겠고…
뮤지컬 위키드 내한 공연 홈페이지: http://www.wickedthemusica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