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갔던 광나루 안전체험관과 비슷한 시설인 보라매 안전체험관에 다녀 왔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보라매공원에 위치해 있는데 광나루 안전체험관보다 더 규모가 있고 새 시설이다. 원래는 성인 대상 시설인데 아이들을 위한 체험에 대한 요청이 많아 어린이 대상으로도 체험 과정을 운영 한다고 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에 체험 예약을 해야 한다.
체험 내용은 1) 오리엔테이션 2) 지진 체험 3) 태풍 체험 4) 화재 체험 5) 교통 사고 체험 6) 지하철 사고 체험 7) 삼풍백화점 사고에 관한 4D 영화 관람의 순서다. 교통 사고나 지하철 사고 체험은 광나루 체험장에서는 없었던 내용이다.
지진 체험은 광나루 안전체험관에서 했던 흔들리는 실내 체험 외에도 붕괴 탈출 체험과 실외 지진 체험이 있었다. 붕괴 탈출 코스가 조금 어두워 우리 딸이 시작하기 전에 좀 무서워 하긴 했지만 긴장감은 별로 없었다. 보라매 체험관이 전반적으로 좀 건성 건성 넘어 가는 분위기란 느낌.

다른 조의 체험 내용을 모니터로 볼 수 있다. 붕괴탈출체험장은 어둡기 때문에 화면이 시커멓다.
태풍체험장은 광나루 안전체험관의 것과 동일 했다. 성인과 어린이 모두 강풍 체험만 하며, 원하는 사람은 비를 동반한 태풍 체험을 하게 해 줬다. 젖기 싫은 난 강풍만 체험 했는데 용감한 아저씨 한 분은 자원 해서 태풍 체험을 함. 강풍/태풍 체험 후 이어지는 급류 탈출 체험은 급류 비슷한 것도 없어 좀 유치하기까지 했다.
화재 체험은 소화기 사용 체험으로 시작 한다. 광나루 안전체험관과 같이 불이 난 영상을 향해 물 소화기를 쏘는 것. 광나루에서는 화재 진압 실패의 경우도 있었는데, 보라매에서는 체험자들이 잘 해서인지 100% 화재 진압 성공이었다. 소화전 사용법도 익히는데, 이는 광나루 안전체험관에서는 하지 않은 것이라 흥미로웠다. 호스를 풀어 불이 난 곳까지 가져간 후 소화전의 개폐 밸브를 열면 호스에 물이 들어가 불룩해 진다. 그 때 관창(노즐)을 돌려 열어주면 물대포가 발사 된다. 지금까지 관창을 돌려 줘야 하는 건 몰랐다. 마침 내가 대표로 뽑혀 물을 한 번 쏴 봤다. 좋은 경험이었다.
이어지는 화재 체험은 노래방 세트에서 진행 됐다. 모두 노래방에서 놀다가 불이 난 상황이 되면 건물 밖으로 탈출 하는 훈련을 했다. 진행 하시는 분이 대표로 노래 부를 사람을 아주 잠시 찾았으나 (당연히) 아무도 지원 하지 않았다. 우리 딸은 내심 굉장히 지원 하고 싶어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다. 나가서 노래 부르라고 했으면 뭘 불렀으려나? 아이유의 너와 나? 하여튼 진행하시는 분이 능숙하게 고른 (번호를 외우고 계심) 노래 ‘곰 세마리’를 다 함께 부르다가 화재벨이 울리고 전기가 나가면 노래방을 탈출하는 체험이었는데, 광나루 안전체험관에서 겪었던 스릴 넘치고 실감 나던 화재 상황에 비해 여기는 연기도 별로 없고 어둡지도 않아 전혀 실감나는 체험이 아니었다. 또 노래방에서 탈출 직후에는 완강기를 체험하는 코스도 있었지만 강사의 설명만 듣고 스킵 했다. 완강기의 경우 불이 나지 않으면 사용할 일이 없는, 그래서 이런 곳에서 사용법을 숙지해야 하는 도구인데도 체험 없이 넘어가 아쉬웠다. 말로 여러 번 듣는 것보다 몸으로 한 번 경험 해 보는 게 더 효과적일텐데 말이다.
교통 사고 체험관에선 다른 체험관에서처럼 사고 발생 시 대처 요령 같은 걸 배워야 할 것 같은데, 난폭 운전 하는 모형 버스에 한 번 타 보는 걸로 체험을 마쳤다. 모형 버스에 타면 창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화면이 나오고 그에 맞게 좌석이 흔들리는데, 화면과 좌석이 흔들리는 것이 일체감이 떨어져 어색했다.
그 다음은 지하철 사고 체험장으로, 지하철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처 요령을 배운다. 지하철 출입문 비상 개폐방법은 평소에도 궁금했던 것인데 실제로 좌석 밑에 있는 레버를 동작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실제 상황처럼 열차에서 문을 열고 나와 깜깜한 지하철 역을 탈출 하는 체험을 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제일 마지막 과정은 삼풍백화점 참사에 대한 4D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는 것이었다. 다시 봐도 어이 없는 사고였다는…
훌륭한 시설에 비해 체험 과정은 좀 아쉬운 면이 많았다. 예비군 훈련 같은 느낌이랄까. 강사에 따른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광나루 안전체험관에서의 경험이 조금 더 알찼다고 생각한다. 좀 까칠하게 적어 놨지만 안전체험관에 안 가본 분들 중 초등학생 아이가 있는 분들은 광나루든 보라매든, 같이 갈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 공식 홈페이지: https://safe119.seoul.go.kr/boramea_main.htm
- 주차는 보라매공원 주차장에 하면 된다. 주차비는 그다지 비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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