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킨들용 라이티드 가죽 커버를 산 지 얼마 안 돼서 커버에 붙은 라이트에 불이 잘 안 들어오는 것을 발견 했다. 커버에서 라이트를 뽑아도 불이 안 켜질 때도 있고, 불이 잠깐 들어왔다 다시 꺼지는 경우도 있었다.
어떻게 어떻게 만지면 다시 켜지기도 하는데 또 좀 있으면 꺼지는 형상. 처음엔 돌출 되는 라이트 부분과 가죽 커버 틀 사이의 접촉불량 같았는데 킨들 커버를 뜯을 수 없어 해결할 수가 없었다.
그 후 이런저런 실험을 해 보고 킨들 커버 안의 문제가 아니라 킨들과 킨들 커버 사이의 접촉 불량이란 결론을 내렸다. 커버와 킨들을 연결하는 금속 고리 두 개 중 아래 고리와 킨들이 물리는 부분을 손으로 누르고 있으면 불이 꺼지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킨들 커버의 고리는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였기 때문에 원인은 킨들이라고 결론 내렸다.
몇 달 동안 참고 쓰다가, 불을 켜고 책을 읽을 때 킨들의 좌측 하단을 힘주어 잡고 있는 것이 생각 외로 힘들고 짜증이 나서 킨들을 뜯어 연결 부위를 살펴보기로 마음 먹었다.
작업: 킨들의 뒷판과 앞판은 나사 없이 조립 돼 있는 상태라 분해 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 비디오를 참고했다. 비디오에서는 뒷판을 분리해 내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지만, 맥가이버 칼을 틈새로 밀어넣어 들어올려야 한다고 설명을 한다. 나는 작은 일자 드라이버와 적절한 힘(!)을 이용하여 뒷판을 뜯어냈다. 이 과정에 킨들 뒷판과 측면에 약간의 흠집이 생겼다. ㅜㅜ
뒷판 분리
뒷판을 분리해 낸 후에 하단 접촉 부위를 살펴보니 검은 부품이 붙어 있다. 내 킨들의 상태와 분해 동영상의 같은 부분을 비교하면 확연히 내 킨들의 접촉 부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영상에선 바깥쪽 오른쪽 두 칸에 금빛이 선명했으나 내 킨들은 가장 오른쪽 칸에 금빛 금속 부분이 없었다.
위 동영상 캡쳐 화면의 접촉 부위.
내 킨들에서 떼어낸 동일 부품 (뒤집어지고 상하 바뀐 상태). 제일 왼쪽 칸의 금속 부분이 거의 안 보임. 위 동영상대로라면 왼쪽 두 칸의 상태가 같아야 함.
이 검은 플라스틱 부품은 나사만 풀면 쉽게 분리된다. 떼어낸 검은 부품에서 덮개 역할을 하는 작은 부분을 떼어 내니 안쪽 금속 부분의 상태를 확실히 볼 수 있었다. 가장 왼쪽 금속이 완전히 비틀어져 있었다. 원래는 그 옆의 금속 모양처럼 곧게 자리 잡고 있어야 했을 걸로 추정한다. 이 때문에 접촉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가장 왼쪽 금속이 완전히 비틀어져 있다.
드라이브와 집게를 이용해 금속 부분을 적절히 펴고 구부려 옆과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었다.
교정한 결과. 바로 위 사진과 비교하면 많이 나아졌다.
다시 킨들을 조립하게 커버에 끼워 사용해 보니 불이 깜빡거리던 증상이 없어졌다. 조금 더 써봐야지 확실히 알겠지만 일단 접촉 불량 문제는 없어진 것 같다.
얼마 전엔 아이폰3의 몇몇 문제를 잡겠다고 분해했다가 문제는 못 해결하고 오히려 잘 되던 전화 기능에 문제가 생겼는데 이번엔 무사히 끝나 다행이다. 뒷면에 늘어난 흠집이 좀 아쉬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