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도 ‘또’ 돌던 도시괴담 하나.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이 해산물을 추천하며 냄새 한 번 맡아보라고 해서 맡으면 그대로 기절. 다음날 장기 적출돼서 시체로 발견된다는 얘기.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말이 안되는 이야기인데 이와 비슷한 괴담이 과거 런던에도 있었나보다. 실제로 살인 사건이 있었으나 범인과 동기가 밝혀지지 않았으니 이런 저런 얘기들이 있었을 터. 그 괴담을 바탕으로 만든 이야기가 잭더리퍼 (Jack the Ripper). 리퍼(Ripper)는 칼로 몸을 찣는 살인광이란 뜻의 무서운 단어다.
[스포일러 있음] 비가 쏟아지고 천둥 번개가 치는 밤, 넋이 빠진 상태의 수사관 앤더슨(민영기)이 사무실로 돌아오며 공연은 시작된다. 이내 끔찍한 살인 사건이 일어났던 며칠 전의 기억으로 돌아간다. 런던의 매춘부가 여럿 죽었다. 특종을 노린 기자 먼로(김법래)와 딜을 하고 범인을 쫓지만 소득이 없는 상태. 갑자기 살인 현장에 미국인 의사 다니엘(안재욱)이 나타나 범인은 잭이라고 외치며 새로운 상황으로 돌입한다. 다니엘에 의하면 그가 잭(신성우)이란 악당에게 자신이 사랑했던 글로리아(오진영)의 병을 고치기 위해 필요한 장기를 구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잭이 살인을 했다는 것. 앤더슨은 다니엘의 말에 따라 잭을 잡기 위해 친구인 폴리(백지영)까지 끌어들여 함정 수사를 펼치지만 실패로 돌아간다. 알고보니 잭은 다니엘의 마음 속에 있는, 마치 지킬 속의 하이드 같은 실재하지 않는 인물이었던 것.

먼로기자 역은 이정열씨가 아니라 김법래씨인데 이렇게 돼 있었다. 예전에도 한 번 이랬던 걸로 기억하는데 왜 이 쉬운 걸 제대로 못하는지 모르겠다. 인터미션 땐 제대로 고쳐져 있더라.
- 작곡: Vaso Patejdl
- 작사: Ivan Hejna
- 연출: 왕용범
- 음악감독: 이성준
- 안무: 서병구
충무아트홀 대극장 1층 8열 31번
R석 직장인할인20% 80,000원
전 두 번 봤는데, 두 번째 보니 음악도 더 귀에 잘 들어오고..괜찮더라고요. 다만 폴리의 노래는 여전히 좀..ㅎㅎ너무 신파스럽달까. 그런데 한 가지, 제가 생각할 땐 잭 자체가 상상속의 인물이 아니라, 정말 있었는데-그래서 글로리아가 잭의 방화에 화상을 입은 것도 현실인데, 극을 보면 그 직후(글로리아네 불을 지른 직후)에 잭이 총에 맞아 강물에 빠졌다는 장면이 나와요. 그리고는 한동안 살인이 없었고..거기까진 진짜 잭이고, 미국서 오랜만에 다니엘이 영국에 왔다가 우연히 글로리아를 다시 보고, 글로리아를 위해 시체를 구하려는 절박한 마음에 그때부터 뭔가 환상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어요. 진짜 잭은 1막에서 강물에 빠져 죽(?)고, 말하자면 2막, 다니엘의 두 번째 영국행 이후의 살인이 잭이라는, 전에 자기가 봤던 살인자를 환상속에서 재현한 다니엘의 살인인 거가 맞는 듯요.
LikeLike
아… 잭의 비밀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폴리는 캐릭터 자체가 좀 뜬금…. ㅎㅎ
Like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