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오버추어코리아를 포함해 5년 1개월 동안 다녔던 야후!를 그만뒀다.
마지막 근무일 오후, 대만에 있는 내 매니저 G가 나를 위한 비디오 환송회를 마련했다. 한국, 대만, 홍콩에 흩어져 있는 우리 그룹 동료들, 나랑 함께 일하거나 안면이 있는 타 그룹 동료들, 그리고 서울에서 타이페이 사무실로 옮겨가신 B이사님까지 비디오 회의에 들어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들어와 내가 깜짝 놀랐다는.
나랑 함께 일했던 몇몇이 돌아가며 나와의 추억을 얘기했는데 대부분의 동료들이 내가 술 잘 마시고, 노래방에서 잘 놀고, 출장 가서 맛집 잘 소개해주고, 뮤지컬 좋아하고, 공연도 하더라는, 업무와 전혀 상관 없는 일로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하긴, 나도 동료들과 논 기억 위주로 생각이 나더라. Y군과 캘리포니아 가서 카약 탄 기억, N군과 써니베일 스테이브릿지 스위트 호텔방에서 와인 마시며 여배우 Kristen Bell에 대해 들었던 기억 등등. 팀아키텍터 B만이 함께 프로젝트를 할 때 나 덕분에 미국에 있는 연구 팀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할하게 진행됐다는 얘기를 해줬다.

대만 동료들은 타이페이 사무실로 옮겨간 한국 동료에게 배운 인사말(?)인 “후중 잘해~!”를 합창 했고, 홍콩 직원들은 이별주를 잔에 따라 건내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제사상도 아니고;;;;;). 야후!에 여러 좋은 기억들이 많았지만 이 멋진 환송회가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이 블로그에도 잔뜩 썼지만 다양한 추억이 참 많았던 회사다. 무척 즐겁게 다녔고, 함께 일한 사람들도 다 좋았고, 배운 것도 많았다. 앞으로 이런 좋은 직장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이 회사에서 함께 일한 모든 분들께 감사. 특히 대만에서 항상 날 챙겨 준 매니저와 디렉터인 G와 M에게 고맙다.
링크: 야후에서의 추억을 담은 Flickr 컬렉션. 원래는 유료인 Flickr 프로 계정을 야후! 직원들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데, 매년 계정을 업데이트 해야한다. 운좋게 퇴사 시기와 내 Flickr 계정 업데이트 일자가 맞아 떨어져, 퇴사 직전 내 Flickr 무료 계정을 1년 연장하는데 성공했다. 향후 약 1년 동안은 무료로 Flickr 프로 계정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