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시즌을 제외한 시기에 알펜시아에서 가장 할 만한 건 오션700에서 노는 것이 아닐까? 오션700은 실내와 실외 수영장으로 구성된 워터파크로 홀리데이인 리조트에서 차로 1분 거리에 있다. 걸어서 갈 만한 거리지만 비가 와서 차로 이동했다.
호텔 체크인할 때 받은 투숙객 30% 할인 쿠폰을 사용하여 티켓을 구매했다. 워터파크에 처음 가 본 우리 가족은 모든 시스템이 신기했다. 튜브에 바람 넣고 빼는 기계가 반가웠다! 썬베드는 별도 요금을 받는 것에는 경악했다! 썬베드에 까는 타올도 돈 받고 대여해주는데 우리는 호텔방에서 미리 들고 간 목욕수건을 사용했다. 나중에 보니 샤워실에 타올이 비치돼 있었다. 번거롭게 따로 들고 갈 필요 없이 그거 갖다 쓰면 될 듯;;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예상보다 규모가 작아 실망이라고 했지만 워터파크가 처음인 촌놈들에게는 충분히 큰 규모였다. 좀 놀다 보니 새로운 곳이 없어 지겹긴 했지만.
하지만 우리 딸은 전혀 지겨워지지 않았나보다. 무려 9시 30분에 입장해 저녁 8시까지 놀았다. 원래 오션 700이 8시 30분쯤 폐장인데 8시에 문 닫는다고 내가 거짓말 쳐서 저 때 나온 것이다. 내가 놀만큼 놀게 해줄테니 점심 먹는다고 징징대지 말라고 한게 실수였다. 게다가 가현인 수영장에 입장하자마자 넘어져 다친 상태였다. 넘어지지 않게 까끌까끌하게 바닥을 처리해 놓은 곳이 있는데 그 곳에서 넘어져 다리에 상처가 심하게 생겼던 것. 실내에 위치한 의무실에서 약과 방수 반창고를 바르고 나와서 안다쳤다는 듯이 잘 노는 가현이의 모습이 신기했다. 반창고에 피가 배어 나와 빨간데도. 엄살 1000단인데!
딸이 다쳐서가 아니라 실내가 정말 미끄럽다. 물 바깥이 무척 미끄러워 뛰어 다니기 좋아하는 애들에게는 쥐약이다. 반면에 물 속 얕은 곳은 바닥을 사포처럼 까끌하게 만들어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려고 해놨는데 여기에 잘못 살이 스치기라도 하면 막바로 상처가 생길 것 같이 위험하다. 울 딸도 여기서 넘어져 상처가 생긴 것. 수영장 측에서 이걸 개선시킬 여지는 보이지 않으니 워터슈즈라도 장만해서 신고 다녀야 덜 위험할 것 같다.
나나 아내는 애를 하나씩 맡아 딸을 따라다니거나 아들이랑 놀아줘야했다. 딸이 나에게 개인 시간을 안 줘 타고 싶었던 놀이 기구는 단 한 번도 타지 못했다 ㅜㅜ.
20개월짜리 울 둘째는 처음엔 물이 무서워 발도 못담그더니 금방 익숙해져 구명조끼+튜브 타고 잘 놀았다. 원래 목욕을 좋아하던 애라 잘 놀 줄은 알았지만 생각보다 더 잘 놀았다.
점심은 실내 푸드코트에서 해결했는데 예상 대로 맛은 없고 값만 비쌌다. 옛날자장면, 피자핫도그, 함바+돈까스 세트를 시켜 먹었는데 맛이 엉망이었다. 츄러스가 제일 맛있었다. 외부 음식을 못 가져 들어오게 하는 것도, 비싼 것도 괜찮은데 제발 먹을 수 있을만한 음식을 팔았으면 좋겠다. 회사 같은 팀의 J아저씨가 에버랜드는 음식이 맛있다는 장점을 얘기했을 때 그게 바로 놀이공원의 경쟁력이란 생각을 했었는데 (난 에버랜드에 가본지 오래 돼서 실제 맛있는지는 모르겠음) 다른 곳도 제발 배우길!
첫날 리조트에 너무 일찍 도착해서 체크인을 여러 시간 동안 기다렸는데, 그 때 오션700에 막바로 오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 그러면 하루를 번 기분이었을 것이다. 오션700 입장 + 숙박 + 조식을 묶은 패키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괜찮을 것 같다. 특히 여름이라면. 뜨거운 서울에 비해, 시원한 평창은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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