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에 뮤지컬 젊음의행진을 두번째로 보러 가게 되는데 자세한 후기는 갔다 와서 쓰기로 하고, 그 전에 지난 주 첫 관람 때 느꼈던 점을 간단히 기록하기 위해 이 글을 남겨 본다.

- 몇 달 전에 봤던 쇼케이스는 정말 흥겹고 재미있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음악들이 작품에 제대로 녹아들어가 있지 않고 줄거리도 엉성하여 본공연엔 실망. 더군다나 이게 4년차(인진 모르겠지만 4번째 올리는 것) 작품이라는데 안습.
- 쥬크박스 뮤지컬의 경우 곡을 극에 적절히 삽입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지 않고 콘서트 형식으로 노래를 부르게 하면 ‘고민 없이 거저 먹는다’란 느낌이 든다 – 마치 TV드라마에서 노래방 장면 길게 넣어놨을 때 드는 기분처럼. 미국의 쥬크박스 뮤지컬인 Jersey Boys는 콘서트 장면에서 노래를 부르더라도 음악적으로 훌륭하게 소화하여 (화음 끝내줌) 감동이 컸는데 젊음의행진은 이도 저도 아님.
- 안무감독 출신이 연출을 해서인지 군무가 상당히 많은 것 같다(특히 1막). 군무에서 김지우, 전아민 배우가 확 튀었음 (좋은 의미로). 이 공연의 백미는 1막의 모여라 씬. 극중 배역인 고딩 나이에 어울리는 귀여움이 넘쳐나는, 재미있게 잘 짜여진 안무. 공연 뒤에도 귓 속에선 군무가 시작되던 모여라의 간주가 계속 맴돈다.
- 상상을 깬다는 면에서 장학퀴즈 아카펠라와, ‘질투’ 라스트 씬 흉내는 아주 좋았음.
- 2막보단 1막이 낫다.
- 고등학생 영심이로 나오는 김지우씬 매력적, 성인 영심이로썬 별 존재감이 없음 – 첫 곡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부를 때 빼놓고. 아쉽.
- 가수(룰라, 김건모)로 나오는 배우가 계속 반음씩 떨어져 귀에 거슬림.
- 마이크가 몇 번이나 제대로 안켜졌다. 프리뷰도 아니고 …
- 같은 기획사의 이전 공연, 금발이너무해가 훨씬 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함께 본 우리 딸도 동의 -_-;
- 80/90세대 (80~90년대 가요를 듣던 세대)를 정확히 타겟팅한 공연. 뮤지컬을 보러 온다기 보다 그 당시 듣던 노래를 불러주는 콘서트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면 만족할 수도.

2011년 4월 21일 목요일 20:00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 1층 A블럭 9열 77번
VIP석 여성중앙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