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 Francisco Bay Trail이란게 있다. 샌프란시스코만(San Francisco Bay)과 샌패블로만(San Pablo Bay)을 안쪽으로 도는 자전거/산책로다.
샌프란시스코 만은 오른쪽 지도처럼 생겼다. 왼쪽 중앙의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왼쪽이 태평양, 오른쪽 하단이 샌프란시스코만이다. 이 만과 육지가 만나는 경계를 따라 하이킹을 할 수 있는 길이 Bay Area Trail이란다. 야후! 본사는 이 만의 가장 안쪽에 자리 잡은 Sunnyvale이란 도시의 만에 거의 맞닿은 곳에 있다. (확대 하기 전의 지도 상으론 Palo Alto란 도시명의 마지막 ‘o’ 정도에 있음) 그래서 사무실 바로 옆이 Bay Area Trail이다.
사무실 바로 옆에 있어도 잘 안가다가 (전에 류근우씨랑 한번 식사하고 잠깐 걸어본 적이 있다.) 이번에 혼자서 약 1시간 가량 걸어봤다. 에어컨이 나오는 사무실이 너무나 추워서 햇볕을 쐬러 Bay Trail의 일부인 회사 바로 옆의 초원같은 구릉에 올라갔다 내려와 본 것.
황금빛깔의 매마른 구릉에 진입하면 San Francisco Trail을 알리는 표지판과 함께 민감야생지역(ㅋㅋ)이란 안내판이 있다.

조금 더 올라가다보면 염소 떼들이 한가롭게 햇볕쬐며 풀을 뜯고 있다. 동물에게 먹이 주는 것 좋아하는 우리 딸 생각이 났다. 함께 왔으면 얼마나 좋아했을까?

수염 난 염소 한 마리가 빙긋이 웃고 있네?

염소들 주위로는 전기가 흐르는 나지막한 철망이 쳐져있다. 닿으면 짜릿할까?

흠, 지금 읽어 보니 먹이는 주면 안되는구나. 딸이랑 왔더라도 바닥의 풀이나 던져서 먹으라 했을 듯. 주변의 경치는 대충 이렇다. 정면이 샌프란시스코만쪽이다.

터벅 터벅 걷다 보면 다람쥐도 곧잘 보인다. (아래 사진을 잘 보면 있다. ㅋ)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자연 상태가 꽤 적절히 보존돼 있는 것 같다. 지금 현재 한국에서 멀쩡한 흙길에 시멘트 발라 억지로 만드는 강둑 자전거 도로와는 영 다르다.
하여튼 구릉을 뱅뱅 돌아 올라가면 야후! 캠퍼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역광이라 힘들게 건진 사진;;;)

구릉을 올라오니 아까 아래쪽에서 봤던 염소 우리 철조망에 전기를 흐르게 해주는 원천에너지(!)를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밧데리가 조그만데?

구릉 정상 부근에 있는 염소에게 작별을 고하며 나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갔다. 안녕!

내가 올라갔던 나지막한 구릉을 위성 사진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가운데 있는 네모난 흙색 부분이 바로 그곳. 평면으로 보니 운동장 같지만 사실은 구릉이다. 그런데 사진엔 염소들은 없네?
예상보다 즐거웠던 휴식이었고, 기회 되면 하이킹 하듯이 좀 더 많이 걷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4년 전에 갔던 Palo Alto Bay lands preserve를 따라서도 이 트레일이 있다. 거기도 따스한 햇볕 아래 한적하게 앉아 자연을 느끼기 괜찮았다. 하이테크 회사들이 가득한 디지털적인 실리콘 밸리에서 아날로그적인 자연을 가까이 하기에 꽤 괜찮은 장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