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미국에 출장을 가도 미국 맥주를 별로 마시지 않았다. 보통 먹는 음식의 국적에 맞춰 맥주를 마셨기 때문에 주로 일본 맥주, 태국 맥주, 한국(!) 맥주, 인도 맥주 등을 마셨음. 미국 음식은 끽해야 스테이크 정도 밖에 없는데 스테이크 먹을 땐 보통 와인을 마시니… 그러다가 지난 번 캐나다에서 출장온 동료들과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다 미국 맥주 맛을 알게 됐고, 최근 한국에서 새로운 맥주를 찾아 마시다 보니 버드와이저나 밀러 외의 미국 맥주를 한국에서는 구하기가 힘들(고 비싸)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래서 이번 출장을 가면서 생각했던 목표가 미국 맥주를 다양하게 마셔보는 것이었다.
다행히 학회와 summit 리셉션 파티에서는 다양한 맥주를 제공했고, 상당수는 미국 로컬 맥주였다. 미국 맥주를 찾던 나에겐 더 없이 좋은 찬스였으나 같이 마실 사람이 없어 많이 마시지는 못했다.

다음은 이번 출장에서 마신 맥주 리스트다. 미국 맥주만 마시진 않았다. 아쉽게도 맛을 정확히 기억을 못하고 따로 메모도 해놓지 않아 감상은 잘 못붙이겠다. 위키피디아에서 얻은 각 맥주에 대한 간단한 지식도 함께 적어본다.

Fat Tire Amber Ale (New Belgium Brewing, CO)
콜로라도의 New Belgium Brewing사에서 나온 맥주로 첫 날 마셨다. 이전에 생맥주로 캐나다 아저씨들과 마셨을 때 풍미가 독특했던 기억이 나서 사봤다.

Hoptober Golden Ale (New Belgium Brewing, CO)
위의 Fat Tire와 같은 회사에서 나온 맥주. 사진에서 보듯이 이 맥주 회사의 레이블이 참 예쁘다. 레이블에 다섯 종류의 홒과 네 종료의 몰트로 만들었다고 써 있다. 특정 계절에만 나오는 맥주인 듯.

Anchor Steam Beer (Anchor Brewing Company, CA)
역시나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산 맥주. Steam bear는 캘리포니아 쪽에서 만드는 좀 다른 타입의 맥주인 듯. 라거 효소를 에일 발효 온도에서 양조한 맥주라고 위키피디아엔 나와있는데…
Sierra Nevada Pale Ale (Sierra Nevada, CA)
이름만 보면 네바다 산인 것 같지만 캘리포니아 산 맥주!! 병맥주로도 마셔봤고 생맥주로도 마셔봤는데 이번 출장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맥주다. 과일향이 좋다. 가장 많이 마셨다.
Samuel Adams Boston Larger (Boston Beer Company, MA)
매사츄세츠 보스톤에서 나오는 맥주. 한국에서 참 맛있게 마셨는데 이번에 마신 병맥주는 그 정도의 감동은 느낄 수 없어서 아쉬웠음. 병 채 들고 마셔서 그랬을까?

Trumer Pils (Trumer Brewery, CA)
원래 오스트리아 브랜든데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양조장을 만들어 미국에도 공급한다고 위키피디아에 나와 있다. 리셉션에서 동료와 수다를 떨며 마셔서 라거였던 기억 밖에 없는… 뭔가 상을 많이 받은 맥주인 듯

Goldon Biersch Marzen (Gordon Biersch Brewing Company, CA)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나오는 맥주. 역시 리셉션 때 마셔서 맛은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_-;; 흑맥주였던 걸로 기억.
Pabst Blue Ribbon draft (Pabst Brewing Company, IL)
술집에서 생맥주로 마셔봤는데 그냥 그랬음.
Blue Moon White Ale (Blue Moon Brewing Company, CO)
식당에서 반주로 마신 생맥주. 과일향이 강한, 호가든과 비슷한 느낌의 밀맥주. 무척 훌륭. 잔에 오렌지를 꽂아주는데 위키피디아의 인용에 따르면 술집에서 눈길을 끌기 위해서라는 듯;;
요기까지는 미국 맥주였고 이 아래는 이번에 마신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수입 맥주들:

Stella Artois (Belgium)
더 설명이 필요없는 유명한 벨기에산 라거. Vespa summit 리셉션에서 마신 맥주.

Duvel (Belgium)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는 벨기에산 스트롱 애일. 독하다 (8.5도) 그 자체로 소폭! 너무 독해서 난 별로였다. 이건 조금씩 홀짝 홀짝 마셔야 한다던데 난 너무 벌컥 벌컥 마셨던 걸까? 거품은 끝내줬다. 사라지지 않는 거품이랄까?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다른 맥주보다 월등히 비쌌다. 사진에서 보는 큰 병을 샀는데 (750ml. 일반적인 와인 병 크기) liquor store에서 9.99불. 병뚜껑이 아니라 스파클링 와인처럼 코르크 + 철사로 봉인돼 있었다.

New Castle Brown Ale (England)
미안하지만 맛이 별로 기억이 안난다. 다국적 회사인 하이네켄에서 인수한 곳에서 생산하는 맥주. 맥주병이 보통은 밤색인데 이건 투명한 하얀색이어서 특이했다.
Yebisu (Japan)
라멘 집에서 반주로 마신 맥주. 삿포로 맥주에서 나오는 브랜드로 일반적인 일본 맥주에 비해 쓴 맛이 강했다. 그 외에는 일반적인 라거의 느낌
Guiness draft (Ireland)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일랜드 흑맥주. 술집에서 생맥주로 마셨는데 한국의 오킴스 바에서 마시는 생맥주보다 못했다는…-_-; 술을 잔에 따르는 기술 문제일까? 가격은 한국보다 쌌다.
이 밖에 기내에서 마신 싱가폴 산 Tiger도 있었고, 태국/인도네시아 식당에서 반주로 마신 Singha도 있었다.
행사장 리셉션 파티에서 마신 맥주들과 내가 슈퍼나 liquor store에서 산 맥주들도 모두 병맥주였다. 그런데 슈퍼나 liquor store에서는 맥주를 6병들이 한 팩 단위로 팔아서 다양한 맥주를 마시고 싶어하는 나에게는 참 불편했다. 어쩔 수 없이 가능하면 큰 병 한 병으로 사서 마시곤 했는데 저녁 식사 후 집에서 혼자 마시기엔 양이 너무 많았다. 특히 Duvel같이 독한건 저 큰 한 병을 다 마시느라 얼마나 힘들었던지 ㅜㅜ. 작은 병을 하나씩 살 수 있었으면, 아니면 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한 출장이었다면 훨씬 더 다양한 미국 맥주를 맛봤을텐데, 아쉽다.
그런데 Stella Artois 별명이 Wifebeater – – 인거 알고 있었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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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어..째..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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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살짝 가격이 있어도 종종 사먹었던 맥주 중 하나가 Pale Ale예요. 그게 제일 좋았다니 나름 맥주 취향?에 공통점이 있는듯. 병모양도 귀엽고.. 맛도 괜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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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 댓글 보니 또 땡기는구나. ㅜㅜ. 미국에서 남은 맥주 3병 (Hoptober) 한국까지 싸왔는데 집에 가서 그거나 마셔야겠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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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야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 많이 마신 후의 부작용이지; 요새 돈없어서 맥주보다 막걸리 먹는데 그나마 마님께서 1주일에 1번만 허락해주셔서 ㅠㅠ 언제 와서 세미나나 한번 해라 그 핑계로 맘놓고 술먹게…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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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 많은 맥주 중에 왜 스텔라만 wife beater인가 궁금해서. 뒤끝이 안좋은가???? 세미나는 불러주면 가지 :-p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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