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4일 수요일 – 제주 휴가 셋째 날
체크아웃 시간인 낮 12시까지 리조트 조식 식당과 방에서 뒹굴거리다 이틀을 묵은 대명리조트를 떠났다. 다음 숙소인 제주그랜드호텔의 체크인 시간이 낮 2시인지라 시간이 좀 남을 것 같아 가까운 만장굴에 들리기러 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만장굴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 상상을 못한 채…
▲ 만장굴 입구
아직 만 6살이 안된 가현이와 예준인 표를 끊을 필요가 없었고 우리 부부만 입장료를 냈다. 한명 당 2천원. 티켓 뒷면에 따르면 만장굴은 30만~20만년 전 즈음에 거문오름으로부터 분출된 용암이 해안까지 흐르면서 생긴 용암동굴이란다.
굴에 들어가니 엄!청!나!게! 시원했다! 아니, 추웠다! 피서 장소로 이보다 좋은 곳이 있을까 싶었다. 에어컨이 나오는 방보다 훨씬 시원했으니 말이다. 굴에 들어가서 걷다가 편도 1km, 왕복 2km를 걸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중간에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시원하고 신기했기에 끝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경사가 심한 계단과 울퉁불퉁한 바닥 때문에 유모차를 가지고 들어가기는 힘들 것 같았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우리 막내는 아내가 안고 갔는데 걸어야 하는 거리가 멀었기에 꽤 힘들어 했다. 우리 첫째도 걷기가 힘들어 중간 중간 내가 안아줘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에 제주에서 꼭 가봐야할 곳을 꼽는다면 만장굴을 추천하겠다. 혼자서 이 정도 거리를 걷지 못하는 노약자나 아이들과 동행하지 않는다면. 아, 굴 속이 꽤 깜깜하므로 눈이 나쁜 사람도 함께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 어두운 밤에 산책하는 기분으로 천천히 동굴 속을 걷는다면 더위는 금방 잊혀진다. 비록 천정에서 똑똑 떨어지는 물이 신경 쓰일 순 있겠지만 ㅋㅋ.
▲ 만장굴 앞 잔디밭에서 점프하는 가현.
씨멘트로 만든 롯데월드의 가짜 동굴만 들어가 본 가현이에게 진짜 자연산 동굴을 경험하게 해줬다는게 뿌듯하다. 공개된 부분의 끝까지 보려면 왕복 2km를 걸어야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3341-3번지
- 전화번호: 064-710-7908
굴 입구에선 와~ 시원하다 하고 좋았는데 점점 들어갈 수록 으스스 추워지더라구요. 예준인 자고 있었는데 추울까봐 치마로 다리 감싸주고 손수건으로 감싸주고 하면서 걸어가는데 바닥도 울퉁불퉁 돌이고 물에 젖어 미끄럽고 한참 걸어가는데 나중엔 넘 힘들어서 다리가 후들후들…
Like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