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키자니아 카페의 ‘키자니아 카페 회원 1만명 돌파 기념 이벤트’에 당첨돼서 당첨자 본인 및 아이의 입장은 물론, 지인 1명 및 아이를 키자니아에 초청할 수 있는 티켓을 받았다.
내 지인 중에는 같이 가자고 할만한 사람이 없어 울 딸 친구 한 명을 데리고 가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딸이 좋아라하는 유치원 친구 B군이 생각나서 아내를 통해 섭외했다. 초대 당일인 6월 28일, 유치원에서 아이 둘을 픽업하여 키자니아로 고고씽!
사실 이글은 키자니아 체험기라기보단 ‘좌충우돌 두 아이 보호기’라고나 할까… ㅎㅎ
키자니아 도착!
키자니아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잠깐이지만 남자인 B군의 장난끼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 원래 남자애들 장난이 더 심하다고 하지 않는가? 울 딸도 한 장난 하지만 울 딸이 자기네 반에서 최고의 장난꾸러기로 뽑는 B군의 발 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듯 ㅋㅋ.
어쨌든 키자니아에 도착해 초대권 받아 티켓팅을 완료하고 2부 입장을 위해 대기실로 갔는데, 사람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지금까진 사람이 많은 날을 피해 왔는데 (키자니아 홈페이지에 날짜/회차 별로 예매 인원이 나오기 때문에 사람이 몰리는 날을 파악할 수 있다) 이벤트로 받은 티켓은 시간과 회차가 지정돼 있어 사람을 피할 수가 없었다. 이날은 나 같은 이벤트 당첨자 뿐 아니라 단체 손님도 많아 보였다.
사람이 적은 날만 골라와 곱게 키자니아를 이용한 나는 많이 당황했다. 엄청난 수의 아이들이 동시에 떠들어 귀가 멍멍한 시간을 참아내고 드디어 입장.
미리 애들에게 물었더니 피자 만드는 것과 소방관 체험을 가장 하고 싶다고 했다. 입장 즉시 아이 둘을 데리고 피자집으로 갔지만 이미 대기줄이 좀 있었다. 난 기다려서 피자 체험을 하고 싶었지만 아이들은 갑자기 마트로 가자고 마음을 바꾼다.
첫번째 체험, 이마트
언제나처럼 마트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들어오자마자 마트 체험을 하는 애가 얼마나 있으랴. 울 딸과 B군 모두 마트 점원 체험을 하러 들어갔는데 울 딸은 계산원이 됐고, B군은 물건 정리하는 점원이 됐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는 사람이 계산원을 하고 지는 사람이 정리하는 일을 한단다. 당연히 애들은 모두 계산원을 하고 싶어할텐데… 불쌍한 B군 (위사진 우측에 흰옷입고 매대 정리하는 친구가 B군이다).
마트 체험을 마치고 건너편 칠성사이다 공장의 웨이팅리스트에 아이 둘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두번째 체험, BC카드 만들기
B군은 마트에서 번 돈을 카드회사에 저금하겠다고 한다. 돈이 생기면 저금을 해야한다고 바르게 교육 받은 B군! 사람 많은 키자니아에서 하나라도 더 체험을 하는게 낫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기로 마음 먹은지라 BC카드로 갔다. 워낙 사람이 많은 날이라 BC카드 줄이 꽤 길어 체험(?)을 마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세번째 체험, 운전면허증 만들기
B군이 운전을 하고 싶단다. 그래서 운전면허센터로 향했다. 울 딸은 이미 지난 번에 딴 면허증을 가져갔음에도 불구하고 친구따라 운전면허증을 따기로 했다. 운전을 하고 싶은 애들이 많은지 거의 1시간 가까이 기다렸고 예약해 놓은 사이다 공장은 예약 취소를 해야했다. 애 둘을 대기벤치에 앉혀놓고 나는 벤치에 앉아 아이폰으로 게임을 했다. 친구를 데려가니 대기하는 시간을 덜 지루해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네번째 체험, 승용차 시승하기. 그리고 혼란의 시작
오랜 시간을 기다려 면허증을 딴 다음 막바로 건너편의 차 시승장으로 이동했다. 몇달 전에 왔을 때보다 시승차들이 많이 망가져 있었다. 도저히 면허증을 딴 사람답지 않게 엉망으로 애들이 운전했던 걸 기억해보면 그럴만도 하다. ^^ 딸과 B군이 나란히 줄을 섰지만 B군이 한 타임 먼저 탔다. 이 때문에 문제 발생 –-;;;
B군이 시승을 마친 후 갑자기 어디로 뛰어가더라. 울 딸은 아직 시승을 시작도 안한 상태. 난 B군을 따라가 어디 가냐고 물었더니 돈을 BC카드에 저금하러 간단다 (여행자수표를 환전하고 돈이 남은 상태).
B군을 얼른 BC카드 줄에 세워주고 다시 울 딸이 있는 자동차 시승장으로 뛰어갔다. 다행히 체험이 완료 안된 상태. 다시 뛰어 BC카드로 향했다. B군도 아직 앉아서 대기 중.
나는 다시 뛰어 딸이 있는 시승 체험장으로 갔다. ㅠㅠ 정말 몸이 두개 있었음 좋겠었다.
마침 체험을 마친 우리 딸을 데리고 다시 BC카드로 뛰었다. 다행히 B군의 카드업무는 완료가 안된상태여서 조금 기다려 BC카드 입구에서 우리 셋은 모두 상봉할 수 있었다. 흑흑… 제발 우리 헤어지지 말자.
BC카드 옆에는 팝콘 스탠드가 있다. 그걸 본 B군은 ‘아저씨 팝콘 사줘’라고 했다. 일단 다른 체험에 줄부터 선 다음에 내가 팝콘을 사오겠다고 했다. 그런데 두 아이의 의견이 갈렸다. 울 딸은 소방서 체험을, B군은 체육관 체험을 하겠다고 한 것. 의견이 갈린 것 뿐만
아니라 애들은 각자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터벅 터벅 걸어갔다. ㅠㅠ 내가 분신술을 펼쳐 두 아이를 따로 따라 다닐 수 없는
관계로 두 아이에게 가위바위보를 시켜 이기는 사람 말을 듣기로 했다. 울 딸의 승!
3층 소방서에 가보니 이미 줄이
길다. 난 기다렸음 좋겠는데 애들은 기다리는게 싫단다. 그래서 아랫층 체육관에 가봤는데 역시나 줄이 길다. 공사현장 체험 쪽으로 가봤더니 좀 기다리면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단다. 웨이팅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놓으면 정해진 시간에 와서 체험을 할 수 있다. 단, 향후 2회차까지 밖에 안 받아주므로 여기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대기줄이 또 있다.
두번째 위기 ㅠㅠ
공사 현장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대기줄에 울 딸과 B군을 앉혀놓고 (물론 절대 꼼짝 말라고 신신당부) 팝콘을 사러 갔다. 팝콘을 튀기는데 시간이 좀 걸려 약 10분 정도 걸려 팝콘을 받아 공사현장 대기줄에 갔더니 B군이 사라졌다!!! ㅠㅠ
울 딸에게 B군이 어디로 갔는지 물어보자 사이다 공장 체험한다고 갔단다 orz. 팝콘을 딸에게 안겨주고 (물론 절대 자리를 지키라고 신신당부) 사이다 공장으로 가봤지만 B군을 찾을 수가 없었다. 사람이 많아 시장바닥인 곳에서 B군을 잃어버린 것이다.
다시 얌전히 앉아 팝콘을 먹고 있는 딸에게 가서 B군의 행방에 대해 물어봤지만 더 알아낼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래서 다시한번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ATM 기계 앞에서 B군을 발견!!! 보자마자 팝콘을 찾는 녀석을 데려다가 울 딸 옆에 앉혔다. 그런데 B군이 자기 카드가 ATM기계에 들어가서 안나왔다는거다.
둘 다 절대 움직이지 말라고 당부한 후 ATM기계로 가서 보니 기계가 B군의 카드를 먹은 상태. 아마 은행카드가 아닌 BC카드를 ATM기계에 넣어서 그런가보다. 주변에서 키자니아 직원을 찾아 설명하니 무전기로 누군가를 호출한다. 좀 기다려야 한단다. 혹시나 또 애들이 없어졌을까 공사현장 대기줄에 가봤더니 둘이 팝콘을 나눠먹으며 있다. 안심하고 다시 ATM기계로 가서 기다린 후, 출동한 은행(?) 직원에게 기계에 박혀있던 카드를 건네 받았다.
다섯번째 체험, 롯데리아에서 햄버거 만들기
해프닝 끝에 공사현장 웨이팅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체험 시작하기 전까지 비는 시간 동안 롯데리아와 파리바게뜨 사이의 휴식 공간으로 가 애들에게 오렌지쥬스 한 잔씩 먹인 다음에 좀 쉬었다.
그런데 지나가면서 롯데리아를 보니 대기줄이 짧은 편. 웨이팅리스트에 이름을 올려야 하냐고 다른 보호자분께 물어보니 여긴 그런거 없고 무조건 기다리는 데란다. 기다리는 방식이 이분화 돼 있어 무척 헷갈린다. 애들도 햄버거를 만들고 싶다고 해서 얼른 애들을 대기줄에 세웠다.
줄 서서도 끊임없이 장난 치는 두 녀석들. 딴 애들은 다 똑바로 앉아있는데 얘네들만 저러고 있다. 울 딸 얘기로는 이 둘이 자기네 반에서 최고 남자 장난꾸러기와 최고 여자 장난꾸러기란다. ㅋㅋ
애들을 롯데리아에 들여보내고 나서 나도 좀 여유가 생겨 3층 부모라운지에 올라가 무료음료도 받아 마셨다. 마침 라운지 창으로 롯데리아가 내려다 보여 적절히 애들 상태 봐가며 쉴 수가 있었다.
여섯번째 체험, 다시 이마트
롯데리아를 나온 아이들에게 새로운 체험을 시켜주고 싶었지만 영업종료 시간이 다 돼 대부분 체험의 웨이팅리스트 마감이 된 상태. 계획에 없던 롯데리아 체험을 하는 바람에 이름을 올려놓은 공사현장도 체험 실패. 애들이 마트에서 한 번 더 놀고 싶다고 해서 거기로 갔다. 마트 참 좋아한다. ㅎ.. 롯데리아 체험에서 만든 햄버거는 대기벤치에 앉아 다 먹어 치우고…
원래 둘다 마트 점원 줄에 섰다가 갑자기 울 딸은 마음을 바꿨는지 쇼핑고객을 하겠다고 한다. 졸지에 B군은 점원 대기줄에, 울 딸은 고객 대기줄에 서게 됐다.
근데 어라 우리 딸, 쇼핑 고객 대기 벤치에 앉더니 옆의 남자애와 막 아는 척 한다 (위 사진. 오른쪽 남자애와 딱 달라붙어 있음). 이 남자애 때문에 유치원 친구를 버리고 이리로 온거니?? orz
체험이 시작됐고 불쌍한 B군은 이번에도 가위바위보에서 졌는지 정리 점원이 됐더라. -_-;;; 지못미 B군, 오늘 가위바위보 3전 전패다. ㅠㅠ
BC카드에 들러 남은 키조를 몽땅 입금하고 조금 일찍 키자니아를 나섰다. 사람이 워낙 많아 아이들이 힘들기만 했을까 걱정을 했는데 둘 다 재미있었다고 하니 정말로 다행이었고 보람을 느꼈다. 예전엔 키자니아에 사람이 너무 없어도 재미없다고 투덜댔는데 모두 다 취소다. 키자니아는 무조건 사람 없는 날 골라 잡아 가야 한다!!!
초청해 준 키자니아에 감사.
옥의 티라면 초청권 사용 날짜가 특정 일, 특정 회차로 지정돼 있었던 것. 사용 날짜 기한만 정도만 있었으면 훨씬 더 사용하기 편했을 것 같다. 그래야지 사람 몰리는 날을 재주껏 피해 가서 초청받은 손님들도 키자니아에 대한 더 좋은 인상을 받을텐데.
푸하하하~아침부터 엄청 웃었어요.
저도 제 아들 둘과 아들친구까지 남자애 셋을 거느리고 가본지라… ㅎㅎ
오빠 근데 정말 딸사랑 대단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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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남자애 셋은 상상이 안된다 ㅠㅠ
줄로 묶어서 돌아다니지 않으면 통제가 안될 거 같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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