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마지막 금요일은 오후 4시에 퇴근을 하는 날 – 언플르그드 데이- 이다.
일찍 업무를 마치면 회사 옥상에 올라가 C과장님이 강원도에 여행 갔다가 사온 ‘쌀로 빚은 인삼 막걸리’를 한 잔씩 나눠 마시고 귀가하자는 제안을 한 것이 시작이었다. (얘기를 들은 순간부터 ‘한 잔’으로 끝나지 않을 자리일 거란 건 직감했다)
회사 옥상에서 일찍(?)부터 술 마시는게 보기 안좋다는 건의가 들어와 장소를 선릉 근처 편의방으로 변경했고, 4시 땡 하자마자 선발대 4명은 강원도 산 쌀로 빚은 인삼 막걸리 한 병을 들고 허름한 비치파라솔 아래 자리를 잡고 간단한 안주거리와 함께 막걸리를 마시기 시작.
편의방 위치는 다음을 클릭: [다음 로드뷰 링크]
“선릉 마트.분식”이란 간판을 단 가게. 저렴한 가격이 아주 마음에 든다는.
모임의 시드가 됐던 막걸리 한병은 금방 없어져 편의방에서 찹쌀누룽지 막걸리와 조껍데기 술 각 한병씩을 공수해 와 마시기 시작. 두병에 겨우 3천원. 싸다 싸.
달달했던 찹살누룽지 막걸리.
할 일을 마친 팀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고, 난 미투데이에, 고감자 과장님은 트위터에 술자리 얘기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하기도. 위 사진의 꼬마 백세주는 YK과장님이 가져온 건데 저걸 마셨는지 안마셨는지 기억이 없음.
술을 더 사면 안주가 남고, 안주가 남으면 술이 모자라고, 내가 다시 두 병 추가로 공수. 이번엔 서울 장수막걸리와 나의 Favorite인 국순당 생막걸리. 두병에 2600원이던가? 정말 싸다. 완전 대학 앞 분위기.
원래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하자고 여러 종류의 막걸리를 산건데 줄기찬 음주에 원래 둔한 내 혀는 이미 마비되고 그냥 들이킬 뿐.
편의방에서 파는 과자 부스러기 정도로는 안주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누군가 주방에 특별 주문한 두부김치. 메뉴에도 없는 건데 만원 받고 만들어 주심.
국순당 생막걸리의 인기가 좋아 뒤늦게 오신 KJ차장님이 여러병 추가로 쏨!
이렇게 막걸리 자리를 마무리 하고 근처 치킨집으로 이동. 역시나 외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청명한 하늘 아래서 치맥을.
굉장히 여러 얘기를 하다 보니 깜깜해졌음. 밤 10시쯤 치킨집을 떠나 Jay과장님, SS과장님과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술 자리 마무리.
집에 오니 10시 반 정도? 일찍 시작 해서 일찍 끝난 모범적인 술자리. 막거리를 많이 마신 탓에 다음 날 숙취를 걱정했지만 멀쩡하더라. 매 달 언플러그드 데이에 이런 파튀(?)를 하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