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나온 몰리나의 그림 같은 프리킥 골
성남은 연초, 신태용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의 리빌딩을 시작. 이 때문에 만년 우승후보이던 팀의 팬들은 6강 플레이오프 (PO) 진출 정도를 목표로 생각했다. 그다지 성공적인 시즌은 아니었지만 2009 시즌을 4위로 마치고 시즌초 팬들이 기대하던 목표인 6강 PO에 진출하였다.

2009년 K리그 챔피언십 대진표 from 사커월드
6강 플레이오프: vs 인천
챔피언십 첫번째 경기였던 대 인천 경기. 성남은 2명(모두 센터백)이나 석연치 않은(?) 퇴장을 당한데다 감독까지 퇴장 당해 11:9로 싸워 연장종료까지 1:1을 유지했다. 승부차기 직전, 신태용 감독은 정성룡과 김용대라는 정상급 골키퍼 2명을 동시에 투입하는 교체를 실시한다. 단순히 시간끌기인 줄 알았는데 승부차기를 대비한 포석: 김용대는 PK를 막고 킥이 좋은 정성룡과 김용대 골키퍼 모두를 승부차기 키커로 투입한 것. 작전이 맞아 떨어진 것인지 김용대의 넣고 막는 활약에 성남이 승리한다.
사람들이 회자하길, 막장 경기가 (신태용 감독의 골키퍼 동시 투입 덕분에) 예능으로 끝났다고 한다. 🙂
웬일로 공중파에서 (게임 끝까지) 중계를 해줘서 TV로 봤는데 HD화질 쩔더라.
케이블을 보면 항상 이런 화질로 축구를 볼 수 있겠지?
준 플레이오프: vs 전남
가족을 돌봐야 하는 주말보다 주중이 축구를 보러 가기 편하다. 당연히 성남종합운동장으로 갔다. 9명으로 뛴 6강PO 경기 후 단 3일만에 다시 전남과 경기를 뛰기 때문에 선수들은 많이 지쳐있는 상태일 것이고 지난 경기에서 받은 퇴장 때문에 주전 센터백 2명이 모두 못나오니 쉽지 않은 경기를 예상했다. 몰리나의 아름다운 헤딩골로 1:0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종료 직전 전남의 골이 들어갔지만 오프사이드라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종 스코어 1:0으로 마무리. 선제골을 넣었지만 끝까지 긴장을 못 풀었던 경기.
플레이오프: vs 포항
챔피언십 첫 원정 경기였는데다 상대 포항이 올시즌 워낙 잘했고, 퇴장 선수들도 출전을 못하고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많은 상태라 져도 후회는 없다는 생각을 하며 인터넷 중계를 시청했다. 올 시즌 대 포항 성적이 좋기 때문에 (2승 1무던가?) 혹시 이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긴했다.
역시나 몰리나의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한점 앞서 나가는 중 장학영이 석연치 않은 판정 (희안하게 이번 플레이오프 퇴장 판정이 좀 애매하다. 심판 판정은 존중하기 때문에 잘못됐다곤 하지 않겠다.)으로 퇴장당한 후 10명이 몸을 던쳐 포항의 공세를 막아냈다. 투혼+집념으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모습에 눈물이 핑 돌정도.
그래서 ‘아시아 챔피언’ 포항을 이겼다! 재작년 정규리그에서 1위를 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포항한테 진 복수를 2년만에 한거지.
챔피언 결정전 1차전: vs 전북
주장인 김정우는 플레이오프까지 마치고 군에 입대했고, 부주장인 장학영은 지난 경기 퇴장으로 잔여 경기에 모두 못 뛴다. 이호와 라돈치치는 경고 누적으로 못나오고. 경고 누적 뿐 아니라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뛰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 누적도 장난이 아닐 것이다.
이날 차 몰고 가현이랑 축구장에 갔다가 주차할 곳을 찾아 뱅뱅 돌았다. 수원과의 경기도 아닌데 주차장이 만차라니!!! 결국 차 안에서만 2시간 반을 있다가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집으로 그냥 돌아오는 바람에 경기는 마지막 20분밖에 (그것도 인터넷 중계로) 보지 못했다. 20분만 봤는데도 양팀의 공방전은 대단했고 성남은 열흘간 3경기 뛴 팀 답지 않게 힘차게 움직이더라.
져도 후회 없는 시즌이 될 것 같다!
내년 유니폼에는 별8개가 달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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