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어스프레이를 처음 알게된 건 작년 뮤지컬대상 시상식. 축하 공연으로 헤어스프레이의 “Welcome to the 60s” 씬을 짧게 보여줬는데 이게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그 전에는 관심도 없던 이 신시 프로덕션의 한국 공연이 굉장히 잘 나왔겠구나란 추측을 하게 됐다.
그 이후 원작인 영화를 빌려서 봤는데 역시나 굉장히 재미있는 뮤지컬 영화여서 호감도 급상승. 엔딩곡인 <You can’t stop the beat>은 OBC (Original Broadway Cast) 음반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들을 정도로 좋아하는 곡! (소녀시대의 노래보다 훨씬 더 많이 들음!!! ––)
이 헤어스프레이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또 다시 무대에 올라온다.
어제는 바로 쇼케이스 날. 매서운 바람을 뚫고 공연장인 한전아트센터로 향했다. 박경림의 참가로 화제가 된 공연답게 방송쪽 카메라도 많이 보였다.
예상보다 많은 6곡 정도를 들려줬다.
스테이시 역을 나눠 맡은 세 배우, 박경림, 권소현, 김민영은 번갈아 나오느라 그런지 타이틀롤인데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이거다! 싶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링크의 도움을 받아 탈옥하는 장면(<Without Love>)에서의 권소현 스테이시트레이시가 기억에 남는 정돈데… 본공연 올라가면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다.
스테이시트레이시의 파트너이자 극 내용 상 제일 인기가 많은 배역인 링크 역의 정동화씨는 이 역에 잘 어울릴지 의문이었는데 완전히 제대로 된 매력덩어리 링크였음. <The Nicest Kids in Town>에서 링크를 소개할 때는 나도 “꺄악!” 소리를 질렀다는 –;
그리고 최재림씨,
2009년 렌트의 빛나던 진주였던 최재림씨가 드디어 경력 한 줄 (당연히 ‘2009년 렌트’)을 달고 돌아왔다!! 쇼케이스에서 한곡 정도 불렀지만 기대했던 대로 훌륭한 노래 솜씨. 씨위드 역이 춤도 잘 춰야 하는데 재림씨 춤 솜씨는 어떤지 기대된다. 그리고 재림씨의 파트너답게 김자경씨 (페니역)도 훌륭. 스테이시트레이시보다 더 빛났을 정도 -_-;;
하지만 제일 빛났던 배우는 드림걸스 의상을 입은 앙상블의 여자분 3명으로 3명의 합창이나 솔로 때도 훌륭했지만, 전체 합창 들어갈 때 이 분들의 노래가 들어가면 곡에 질감이 더해져 훨씬 듣기가 좋아졌을 정도. 한동안 잊고 있었던 ‘앙상블의 신시‘란 표현이 오랫만에 떠오르더라.
플레이DB의 쇼케이스 동영상링크: <헤어스프레이> 2009 트레이시 공개
(여기서도 최재림-김자경 커플이 제일 튄다)
주인공 스테이시트레이시와 대립하는 앰버는 이번 쇼케이스에선 거의 안 보였는데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여러 합창곡을 부르는 헤어스프레이쇼 장면이 객석까지 들썩거릴 정도로 신나야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았던 것. 본공연에서 MR이 라이브로 바뀌면 좀 나아질지. <You can’t stop the beat> 경우엔 박경림씨 표현대로 토나올 정도의 씬이라 그런지 배우들도 좀 지쳐보이던데 좀 더 힘내 주시길! 유쾌한 내용과 신나는 넘버들로 구성된 이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이런 씬들이라고 생각되니깐.
한전아트센터의 무대는 좌우측을 커텐으로 가렸지만 여전히 공연의 크기에 비해 무지하게 넓어 보였다. 실제 공연 들어가서 세트 등이 올라가면 느낌이 다르려나? 10명이 넘는 배우가 무대 위에 올라가도 휑해 보이는 것 좀 어떻게 해봤으면…
아프리칸 아메리칸이 많이 나오는 작품이 한국에서 공연될 때는 다양한 이유로 좋은 작품이 나오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흑인 고유의 음색을 내는 배우도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 이날 쇼케이스에서도 흑인 솔로 넘버인 <I know where I’ve been>의 저음을 제대로 못 찍었음. – 이런 류의 작품에서 다루는 인종 갈등이란 소재가 우리나라에서 공감을 얻기도 힘들기 때문에. 한국에서 올라온 드림걸스 같은 경우도 일부러 이와 관련된 내용을 축소시켰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으니깐.
하지만 헤어스프레이는 이 까다로운 내용을 잘 다루는 좋은 공연 되길 기대한다.
요즘 내가 보는 공연마다 성에 차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스테이시트레이시만 취향에 맞게 잘 골라보면 이 공연은 만족스럽고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본공연은 11월 28일부터 시작된다.
ps:
- 앰버 엄마 역의 현정씨가 안나와서 살짝 아쉬웠음
- 박수홍씨 말대로 “대충 막” 공연하고 들어간 김장훈 씨가 ‘난 남자다’를 부르면서 “경림이때문에 이게 무슨 꼴이야!”라고 한 것과 그의 헤어스프레이 (무슨가? ㅋㅋ) 뿌린 머리가 볼만했음.
오랜만에 함께 극장 나들이 간 가현이 엄마 사진: 트레이시처럼 뚱뚱한게 아니라 뱃 속에 애기가 들었답니다. –;

2009년 11월 16일 월요일 오후 8시
한전아트센터 1층 P열 004번
뮤지컬 퀴즈쇼 서포터즈 초대권
PS: 아..제가 여주인공 이름을 ‘스테이시’로 잘못 썼네요. 지적해주신 엄OO님께 감사. 🙂
와~ 축하드려요~ 이제 둘째 이쁜 맛을 보시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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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둘 키우기 힘든 쓴 맛도 보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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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봤습니다.^^ 어제는 잘 들어가셨는지요~
근데 스테이시가 아니라 트레이시예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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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이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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