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에 대만에서 오는 엔지니어들을 픽업하러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가야해서 공항에 가기 전 바다나 한번 보자 싶어 점심 먹고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그런데 젠장, 무슨 행사가 있는데 길은 엄청나게 막히고 (무료로) 주차할 자리는 손톱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아래는 막히는 차 안에서 찍은 사진(한눈에 봐도 유흥가다). (뉴욕이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의) 브로드웨이에서 찍은 사진인데 차 막혀 있는 것 좀 봐라. 사진에서 저~~기 길 앞에 보이는 건 언덕길인데 경사가 장난 아니다.
하여튼 막히는 길을 따라 천천히 이길 저길로 돌아다녔는데, 곳곳에 차들로 가득하다. 나중에 찾아보니 San Francisco Fleet Week 주간이라 이날 이런 저런 행사가 있었는 모양이다. 막 비행기들이 색색의 연기 뿜어대며 하늘을 나는 모습을 신호대기에 걸린 차 창 밖으로 볼 수 있었다. 몇 군데 길은 차량집인 통제를 하는 곳도 있었다. (그러니 차가 막히지)
골목 골목을 오랫동안 찾아다니다가 롬바드스트릿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게 됐다. 그 오르막길이 막혀서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하는데 차를 움직일 때마다 자꾸 바퀴가 헛돌며 차가 뒤로 밀려 시껍했다. ㅎㅎ. 정말 아래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경사가 심하더라. 마치 스키장 같았다. 아래에서 보면 별거 아니지만 내려오려고 하면 절벽처럼 보이는. ㅎㅎ 그 길은 러시안힐의 꾸불꾸불한 길(crookedest street)로 향한 길이었는데 차들이 그렇게 많은 이유도 그 길로 지나가려고 기다리기 때문. 꾸불꾸불한 내리막 길에서 속도를 낼 수가 없는데다가 많은 차들(관광객이겠지?) 이 그곳으로 향하고 있으니 차가 막히는 것은 당연.
(꾸불꾸불길 아래에서 바라본 차들이 내려오는 모습)
나도 한번 그길을 타고 내려오려고 했지만 차가 너무 많아 포기. (사실 13년 전에 아버지가 운전하는 타를 타고 한 번 와봤다. ㅎㅎ) 대신 주변에 차를 댈 수 있는 공간을 찾을 수 있었다. 언덕 꼭대기에 테니스코트가 있는데 그 곳으로 향하는 입구 쪽에. 원래는 사람이 지나가는 길이라 주차를 못하는 구역인데 다른 사람이 세웠던 차를 빼길래 나도 살짝 세우고 차에서 내려 운전에 지친 발목을 쉴 수 있었다. –;
위 사진에서 배이브릿지 위에 4개의 작은 점이 보이는가? 편대비행 중인 에어쇼 전투기들이다. 비행기 본다고 두리번 댔지만
주변의 건물과 나무에 가려 에어쇼가 잘 안보였다. 비행기가 내 머리 위로 지나가는 경우엔 굉음에 깜짝 깜짝 놀라기도 했다 (난 소리에 무지 약함) 아래 사진처럼 여유만만하게 건물 옥상에서 맥주마시며 에어쇼 구경하면 짱일 듯! (단, 나는 귀마개를 하고 보겠지)
한 블록 정도를 걸어 둘러봤는데 꽤나 독특한 모양의 집이 많았다. 이 가파른 언덕 위에 집 지어 놓고 차 몰고 다니려면 꽤 힘들 것 같은데 (관광객들도 많아 차도 막힌다.) 전망이 좋아 집값은 비쌀 것 같다.
언덕 위에서 바라본 롬바드 스트릿. 멀리 우측엔 Coit tower도 보인다. 30분 정도 구경하다가 다시 차에 올라 공항으로 향했다. 차 막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운전 하느라 고생만 했도다. 언덕은 질리도록 오르락 내리락 했다. ㅎㅎ
이날 얻은 교훈:
- 샌프란시스코에서 행사 있을 때 길가에 무료 주차할 생각하지 마라. (특히 오후 늦게 간다면) 지난 번에 lovEvolution 행사 때도 무료로 길에 주차하겠다고 찾아다녔다가 결국 실패.
- 자신 없으면 샌프란시스코의 언덕 위로는 운전해서 올라가지 마라. 크게 운전이 어렵지는 않지만 꼭 가야할 일이 아니면 피하는 게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