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노래모임에서 작품의 원제와 동명인 넘버 ‘I love you, you’re perfect, change’를 배우면서 곡이 상당히 좋아 봐야겠다 생각했던 공연인데 마침 좋은 가격의 표(R석 10,000원)가 있어 덜컥 예매해 보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봤던 Shopping이란 작은 뮤지컬과 형식도 비슷하고 등장인물의 수도 같아 그와 같은 마이너, 혹은 언더그라운드 작품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브로드웨이가 아닌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작품이 아닌가 싶었는데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오프브로드웨이 역사상 두번째 오래 공연된 작품이란다.
옴니버스 형식의 공연을 안좋아하는데다, 노래모임 공연에서 불렀던 곡을 제외하곤 귀에 꽂히는 곡이 없었기 때문에 지루하기도 했고 공연 내내 재미있게만 보지도 않았지만 내가 산 티켓의 가격이 아까울 정돈 아니었다 (워낙 싸게 사서).
라이브로 처음 듣게 된 엔딩곡 ‘I love you, you are perfect, change’, (물론 노래모임 사람들의 라이브는 아마 백번은 들었게지만 그건 빼고) 반주없이 화음으로 시작되는 부분의 샤~~ 한 느낌을 배우들이 잘 내주었다. 섬세하면서도 활기찬 이 곡은 밋밋한 다른 넘버들과 비교해서 확연히 돋보였다. 공연 중간중간 떠들던 제일 뒷열의 남정네들도 그 순간은 침묵을 지킨채 나지막히 감탄사를 내뱉더라.
그외의 많은 컨츄리풍 곡들이나 영가풍의 곡은 배우들이 제대로 못살린 느낌. 드림걸스에서 쏘울을 들을 때도 느꼈지만 미국 노래는 본토에 가서 들어줘야하나보다. 아, 한국을 방문한 토박이 공연팀에게 듣는 방법도 있겠군.
네명의 등장인물중 내가 아는 배우는 남경주씨와 한애리씨.
남경주씨, 참 맛깔나게 공연한다. 그가 등장하는 씬과 안나오는 씬의 재미가 다른데 그가 맡은 배역 자체가 더 재미있어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코미디랑 잘 어울리는 남경주씨의 익살스러움이 빛났다.
한국 공연에서 사용되는 ‘아이러브유’란 제목보다는 원제 ‘I love you, you’re perfect, change’가 더 낫다. 시간순으로 사랑이 변함을 함축적으로 표현해주기 때문이다.
2009년 8월 20일 저녁 8시 공연
KT&G 상상아트홀
R석 1층 J열 29번. BC카드 만원의행복 이벤트 80%할인
– 남자1: 선우 (배역 스케쥴을 보니 이 아저씨는 남자2역도 커버 한다. 힘들겠네)
– 남자2: 남경주
– 여자1: 전나혜
– 여자2: 한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