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티켓 구매 성공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계획한대로 뮤지컬 위키드(Wicked)를 보는데 성공했다. 입국 수속과 짐 찾는 것이 예상보다 훨씬 일찍 끝나서 여유로웠으나 렌터카 데스크 아줌마의 삽질로 차를 두번 배정받는 바람에 20분이 추가로 소요되어 살짝 긴장하기도 했다. GPS의 안내를 따라 차를 몰고 Orpheum 극장 주변에 간 후 극장에서 두 블록쯤 떨어진 길에 주차도 무난히 했고1 , 1층이지만 사석이라 할인을 해주는 티켓(4열 측면 좌석)을 $40이란 비교적 싼 가격에 구할 수도 있었다2 – 한국에서 영화 표를 살 때도 그렇지만 혼자 보러 가면 원하는 티켓 구하기가 수월하다.
표를 끊고 나니 공연 시작까지 한 시간쯤 남아서 스타벅스에서 프라푸치노를 한 잔 사들고 주위를 좀 둘러봤다. 극장은 샌프란시스코의 Civic Center 부근에 있었는데 일전에 한 번 와 본 곳이다. 샌프란시스코의 관공소가 몰려있는 곳이고 극장 뒷편의 UN광장에선 Farmers’ market이 열리고 있었다. 아래는 UN광장에서 찍은 사진. 매우 미국스럽다. (UN 광장이라 큰 성조기 옆에 UN깃발도 있긴 있었다.)
위키드 후기
공연장 안에선 촬영금지라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2,000명 이상 들어가는 극장이 꽉 차보였다. 극장이 큰 탓에 내 좌석은 생각보다 훨씬 더 측면이었고 무대는 반정도 밖에 보이지 않았다. 예전에 “Four Seasons”도 사석에서 봤는데 중극장이어서 그런지 이정도로 안보이진 않았다. 차라리 3층이 나을 것 같기도 했다. 관객의 나이대는 매우 다양했다. 근사하게 차려입은 남녀 커플도 많았고,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는 갖춰입고 오는데 나는 10시간 비행에 지쳐 떡진 머리에 얼굴엔 기름이 번들번들한데다 티셔츠+청바지를 입고 가서 살짝 민망하기도 –;;;
Wicked는 고전 “오즈의 마법사”를 모티브로 한 코미디 뮤지컬인데 오즈의 마법사를 잘 모르는데다 영어 대사를 다 이해하지 못하는 나로선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많았다. 음악도 귀에 쏙 들어오진 않았고 배우들 가창력도 뛰어나지만 그것만으로 감동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1막 마지막 장면(Defying Gravity)같은 웅장한 씬이나 2막 뒷부분에서 두 여주인공이 노래하는 우정의 테마(For Good)는 또렷이 기억에 남는다.
주인공 중의 한명인 Glinda역 여배우(Kendra Kassebaum)가 깜찍함을 가지고 있는 배역에 비해 너무 나이가 들어보여서 (힐러리 클린턴이 생각나더라 –;;) 이전에 본 “Legally Blonde“의 주연 Laura Bell Bundy(LBB)가 더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위키피디아를 보니 브로드웨이 공연에서 LBB가 이역의 standby를 이미 한 듯하다.
공연장에선 CD+프로그램을 $40에 파는데 스킵. 주변 음반 가게에서 CD만 구입하는 것은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고환율 때문에 CD 사는 것도 만만치 않다. 호텔에 와서 위키피디아에서 공연 줄거리를 살펴보니 한 번 더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기회만 생기면 3층 측면(주중엔 $30)에서라도 한 번 더 보고 싶은데 차 몰고 그까지 갈 기회도 없을 것 같고 돈도 좀 아까워 가능할진 모르겠다.
아래 사진은 UN 광장 쪽에서 본 극장 뒷면의 광고. “There’s no place like home”이란 카피는 공연내 대사이기도 하고, 이 작품이 프리뷰를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후 브로드웨이로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호텔로
공연 보고 호텔이 있는 Sunnyvale로 차 몰고 내려오는데 10시간 비행의 피곤함이 몰려와서 무척 힘들었다. 그래도 무사히 호텔에 도착해서 샤워 마치고, 대만에서 온 동료랑 인도네시아 음식점 가서 저녁도 먹고 들어왔음.
2009년 7월 12일 낮 2시 공연
Orpheum Theatre, San Francisco
Orchestra D-5, US$ 40
내가 본 Wicked 샌프란시스코 프로덕션 주요 캐스트
- Glinda: Kendra Kassebaum
- Elphaba: Vicki Noon (Standby가 나왔음)
- Nessarose: Deedee Mangno Hall
- Boq: Eddy Rioseco
- Madame Morrible: Patty Duke
- Dr. Dillamond: Tom Flynn
- Fiyero: Nocolas Dromard
- Wizard of Oz: Lee Wilkof
- 내가 주차한 곳은 Market Street 남쪽으로 한 블록 쯤 떨어진 Minssion St X 8th Str. 내가 알기로 Market St. 남쪽은 치안이 좋은 동네는 아니지만 대낮이라서 그냥 미터기 있는 길에 주차했다 (일요일이라 무료). Orpheum 극장과 Market St.을 두고 맞은편에는 유료 주차장이 여러개 보였는데 $20씩 받더라. ↩︎
- 원래 일요일 오후 공연 티켓 가격은 1층(Orchestra)과 2층(Loge & Mezzanine) 은 $99, 3층 중앙 (Balcony)은 $50, 3층 측면(Side Balcony)은 $40다. 무대 폭에 비해 극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시야방해(limited view)석이 꽤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 좌석들은 시야의 정도에 따라 원래 가격에서 디스카운트를 해서 파는 것 같다. 매 공연 2시간 30분 전에 오면 추첨을 통해서 시야방해석을 현금 $25에 파는 행사를 하기도 한다. 더 자세한 것은 SHN 홈페이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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