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생판 섹스앤시티라고 할까? 부잣집 고딩들의 연애 이야기란 점에서는 예전에 보다만 또 다른 미국 드라마 The OC와 비슷하다. 배경이 미국 서부(오렌지카운티)와 동부(뉴욕시)로 다르고, The OC는 자수성가한 부자들의 자식들 위주라면 가십걸은 부를 세습한 명문가들의 아들, 딸들 이야기란 차이는 있지만 한국 연속극 저리가라 할 정도로 이야기를 꼬아 사람 짜증나게 만드는 것이 공통점이다. 허구한 날 오해가 생기고 이로 인한 갈등이 뒤따르며, 이 갈등은 잘 치유되지도 않아 보는 사람들을 답답하게 만든다.
두 드라마의 제작자가 같은 사람 (Josh Schwartz와 Stephanie Savage)이기 때문에 그런건지 두 드라마의 등장인물도 비슷비슷하다. 인터넷에는 두 드라마의 출연진이 얼마나 비슷한지 비교해놓은 사진도 있다.
나는 가십걸보다 OC가 나은데 OC가 선이 굵고 좀 더 진지했던 걸로 기억하기 때문이다(그래봤자 거기서 거기지만). 고딩들의 이야기인지라 주인공들이 대학에 진학하면서 OC는 재미가 확 떨어졌는데 Gossip Girl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미국 각지로 흩어진 OC의 주인공들과는 달리 Gossip Girl의 주인공 대부분은 뉴욕에 모이는 걸로 시즌2가 끝난 것은 OC의 전례를 볼 때 재미를 위해선 좋은 선택. 가십걸이 시즌2로 넘어가면서 포커스가 너무 분산되는 것이 마음에 안들었는데 올해 9월 중순에 재개되는 시즌3는 시즌1의 느낌이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
하여튼 이 드라마 덕에 뉴욕 지리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됐다. 나처럼 지도 좋아하는 사람은 미드를 보며 영어보단 지리를 먼저 배우게 되는구나. 그전엔 맨하탄이나 브룩클린이 정확히 어느 지역인질 몰랐는데, 지금은 뉴욕시가 5개의 구(정확히 말하면 borough)로 이루어졌다는 것도 알며, 맨하탄의 어퍼이스트사이드가 어디 붙어있는지도 안다. 이제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볼 때 지명에 대해서 훨씬 이해를 잘하게 될 것 같다.
아시는 분이 뉴욕에 놀러 갔다가 섹스앤드시티 투어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나도 뉴욕 가면 가십걸 투어를 해보고 싶구나. 그 분 말이 섹스앤드시티 투어에 남자는 자기 혼자 밖에 없었다고 했는데, 가십걸은 좀 다르려나?
XOXO,
가십걸!
PS: “XOXO, 가십걸”은 매 에피스도 끝에 나레이터가 하는 말인데 이 XOXO가 무슨 뜻인지 몰랐다. 어제 영어선생님께 물어보니 “Hugs and kisses“의 약자란다. 미드 보며 영어를 전혀 안배우는 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