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자나돈트(Zanna, Don’t)! 쇼케이스에 다녀왔다. 예전엔 제작발표회라고 부르던 행사를 요즘엔 쇼케이스라고 부르는가 싶었는데 2005년에 마지막으로 갔던 제작발표회와 이번 쇼케이스는 형식이 좀 달랐다.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 토크쇼 형식으로 작품, 배우, 연출을 소개한 뒤, 쇼케이스만을 위해 짧게 편집된 하이라이트 공연을 보여주었다.
진행은 타이틀 롤 자나 역을 공동으로 맡은 김진규씨와 김호영씨가 함께 맡았는데 신시 행사에서 여러번 진행을 맡았던 ‘신시의 유재석’ 김호영씨의 화려한 말솜씨는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고 많은 호응도 이끌어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로 시작되는 노사연의 노래 ‘만남’을 부르기도 했는데 이런 경우 노래 중반부가 넘어가면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되기 쉬운데도 불구하고 관객의 호응을 얻어내는 걸 보고 호영씨의 행사 진행 능력에 새삼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다른 작품에서 눈여겨 보았던 조연들을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반가웠다. 몇년 전에 본 더씽어바웃맨에서 누구보다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김경선씨와 에비타에서 잠깐 나와 청량한 목소리를 들려준 우금지씨도 이 공연에 캐스팅됐다. 이 두분과 김호영씨를 제외한 다른 배우들은 이름을 처음 들어봤지만 쇼케이스 1부를 통해 받은 느낌은 모두 다 개성이 뚜렷하다는 것, 배우들 팀웍이 좋을 것 같다는 것. 느낌이 좋았다.
이 공연의 주 소재는 동성간의 연애가 일반적인 세상의 한 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이라고 한다. 이번 공연과 오프브로드웨이 연출을 맡은 Devanand Janki는 이 공연을 ‘그리스의 게이 버전’ 정도로 소개하기도 했다.
2부 순서는 공연 하이라이트. 뮤지컬 넘버 몇 곡을 부르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 공연의 장면들 몇 개를 쇼케이스에 적합하게 바꿔서 보여주었다. 자나 역은 호영씨가 맡았는데 진규씨의 연기를 못본 것은 아쉬웠다. 작품은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고 연출도 잘 된 느낌. 다만 대사가 너무 빨라서 잘 들리지 않는 것이 옥의 티. 이점은 프리뷰, 혹은 본 공연에서 좀 나아졌으면 한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던 쇼케이스였고, 멀리 가서 본 보람이 충분히 있었던 자리였다. 일 때문에 바빠 함께 가지 못했던 아내에겐 위로를.
뮤지컬 자나, 돈트! 쇼케이스
2009년 1월 30일 저녁 8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초대권 from PlayDB 이벤트
올해도 과장님의 뮤지컬 사랑 인생이 시작되셨군요 ㅋㅋ 저는 여행에서 돌아와서 이제 다음주 월요일에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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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오셨군요. 즐거우셨을 듯! 새 회사 출근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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