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 장소인 부산시민회관
연말 휴가에 부산 부모님 댁에 갔는데 부모님이 조성모 콘서트 초대권을 가지고 계시길래 가현이를 맡겨두고 나 혼자 지하철을 타고 구경 갔다. 부산시민회관 옆 작은 식당에서 4,000원짜리 다슬기국(부산 물가 참 싸다. 서울엔 4,000원짜리 밥 찾기 힘든데)으로 식사를 하고 대극장에 입장했다. 체육관이나 전시장이 아니라 제대로 된 극장에서 하는 콘서트라니 좀 이체롭다.
조성모는 귀여움을 넘어서 예뻤다. 내가 기억하는 조성모는 풋풋했는데 언제 이렇게 예뻐졌는지? -_-a
나는 조성모를 특별히 좋아하진 않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발라드 가수답게 귀에 익은 노래가 꽤 많았다. 단 리메이크 된 봄여름가을겨울의 ‘외롭지만 혼자 걸을 수 있어’와 시인과촌장의 ‘가시나무’는 조성모의 곡이 아닌 원곡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사까지 완벽히 알았지만 이 외에는 곡 전체의 가사를 완전히 아는 노래는 없었다. 공연장에서 가사가 잘 안들렸기 때문에 더 아쉬웠다. 노래를 부를 때 무대 뒤로 상영되는 화면을 보니 정작 곡은 모르지만 익숙한 뮤직비디오도 많더라. 조성모는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뮤직비디오들로 유명했었단 사실이 떠올랐다.
조성모는 3시간의 공연 시간동안 게스트 한명 없이 계속 노래를 했는데 뒤로 갈 수록 좀 지쳐보였다. 이 공연이 이 날의 2회째 공연이어서 더 그런 듯.
공연에 대한 불만. 내가 5열로 된 1층의 1열 최좌측 좌석이었는데 측면 통로에서 서성이고 전화하고 삼삼오오 모여 잡담하는
공연관계자들 때문에 공연에 집중이 안되는 경우가 많았다. 무대에서는 조성모가 통기타 하나 들고 조용히 노래하는데 옆에서는
공연관계자들이 떠들고 있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한 소리 하고 싶은 걸 꾹 참느라 힘들었다. 완전 개념을 상실한 인간들 같으니라고.
일시: 2008/12/27 토요일 저녁 8시
장소: 부산시민회관 대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