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 오후, 롯데마트에 장 보러 가는 길에 가현이와 함께 자유이용권을 들고 롯데월드에 들렸다. 롯데월드의 올 가을 시즌 주제는 여느 테마파크와 마찬가지로 할로윈이고 (여름엔 브라질 쌈바였던가?) 이에 맞춰 공연도 많이 바뀌었다. 원래 테마파크에서 공연은 거의 보지 않았는데 가현이가 롯데월드에서 뮤지컬 보는 걸 워낙 좋아해서 이젠 같은 공연도 몇 번씩 보게 됐다.
오후 4시쯤 입장했는데, 때마침 이번 시즌의 새 공연 <드라큐라의 사랑>을 가든스테이지에서 시작하고 있었다. 보다보니 뮤지컬 Cats 생각이 났는데, 공연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두 명의 도둑은 Cats의 도둑고양이들인 몽고제리와 럼플티저 같았고, 배우들이 객석 뒤에서 우르르 나오는 것도 Cats 같았기 때문. 드라큐라의 사랑이라는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가현이는 즐겁게 본 눈치. 가현이는 드라큐라가 뭔지도 모를텐데 말이다. (난 그냥 ‘귀신’이라고 설명해줬다.)
요즘 가현이가 꽂혀있는 롯데월드 놀이기구는 ‘자동차 경주’다. 사실 경주의 개념은 전혀 없고 레일을 따라 정해진 길로만 움직이는 자동차로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놀이기구다. 핸들을 돌릴 순 있지만 레일 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운전을 하는 재미는 전혀 없다. 하지만 가현이는 운전의 재미가 있지만 여기 저기 부딪히는 어린이 범퍼카보다 이 자동차를 훨씬 더 선호한다.

머리를 휘날리며 운전하는 가현양. 요즘 가현이가 사진 찍히는 걸 별로 안좋아해서 몰래 찍었다. –;
어린이 놀이기구지만 일요일 오후라 사람들이 꽤 있다. 줄 선 시간에 비하면 놀이기구를 타는 시간(약 2분?)은 엄청나게 짧다. 금방 한바퀴를 돌아 내려야할 때가 됐는데도 가현이는 안 내리겠다고 떼를 쓴다. 겨우 내리게 하고 줄을 다시 서서 한번 더 탔다. 몇 주전 주말 오전에 왔을 때는 사람이 없어 내리지 않고 3바퀴 연속 태워주더라. 일찍 와서 가현이가 좋아하는 이거랑 모노레일 원 없이 타야겠다.
시간 맞춰 실내로 들어가서 로티와 로리가 할로윈 트램을 타고 지나가는 퍼레이드를 봤다. 울 가현이는 로티와 로리가 무척이나 좋은지 버스를 따라 다니자고 하여 유모차를 밀고 롯데월드를 한 바퀴 돌았다. 중간에 모든 인형과 트램 기사 아저씨 (이 아저씨, ‘뱅뱅밴드의 월드스타쇼’ 공연 때 중앙 제일 앞에서 열심히 춤추던 분이라 낯이 익다.)가 내려서 다 함께 깜찍한 춤을 춘 다음 같이 사진을 찍어주는 시간도 있다. 사진 찍기를 싫어하는 가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로티랑 로리와도 사진을 안찍겠다고 하더라. 괜히 챙피해하는 걸까?
난 퍼레이드 직후 시작하는 마술쇼도 보고 싶었는데 가현이는 자기 볼 것 다 봤다고 집에 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롯데월드를 나섰다. 타고 싶은 어트랙션도 많은데 언제 한번 꼭 휴가 내고 가현이 몰래 혼자와야겠음.
잠실에 이사오고 보람있는 일 중 하나가 롯데월드 연간이용권 끊고 가현이 롯데월드가서 자주 재밌게 놀 수 있는거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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