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늦게 일어나는 내가 자고 있을 때, 가현이는 머리에 꽃 꽂고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앞에서 이렇게 춤추고 재롱을 떨었단다. ㅎㅎ.
밥 먹고 느즈막히 “플레이 레고월드“란 행사를 보러 Bexco에 갔다.
레고로 만든 큰 동물들과 디오라마가 좀 있었지만 그다지 볼 건 없었다. 고무로 된 큰 레고블록 (소프트 블록이라고 써 있었음)을 쌓고 노는 공간이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집을 만들고 놀았다. 힘을 합쳐 만든 사진 오른쪽의 거대한 피라밋(?)은 주위의 다른 어린애들이 보기에 멋있었는지 나에게 허락을 받고 그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어가기도 했음. ㅋㅋ
그리고 가족 이벤트 코너에도 참여했는데 듀플로 블록으로 배 만들기와 탑 높이 쌓기가 과제로 나왔다. 20년 이상 레고와 함께 한 실력(–)을 발휘 하여 배 만들기에서는 상품 (곤충이 들어있는 목걸이 같은 것) 획득 성공! 탑 쌓기를 할 때에는 블록이 어느 정도 높이 이상 올라가기만 하면 옆에 있는 가현이가 탑이 무너질까봐 무섭다고 울고 불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마음껏 쌓지 못해서인지 입상에 실패. –; 만약 듀플로가 아니라 레고 블록 쌓기였으면 제일 높이 쌓을 수 있었을텐데. (집에 돌아와서 레고 블록으로 해봤는데 쉽지는 않았음. ㅎㅎ)
레고월드 구경하고 나선 Bexco앞마당의 수영장에 들어가서 가현이 튜브 타는거 좀 끌어줬다. 그 동안 가현 할머니와 가현 엄마는 그늘에서 앉아 있고. 가현이는 좀 재미있었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튜브를 끌기만 하니 별 재미 없어서 오래 있지는 않았다.
수영장에서 예상보다 일찍 나와서 저녁에 해운대에 다시 가 볼 시간이 생겼다. 가현이는 모래놀이 버켓에 바닷물이랑 조개를 넣고 조개국 끓인다고 저러고 앉아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는 가현이가 필요로 하는 조개를 열심히 구해다가 공급해 주시고. ㅎㅎ.
좀 어둑어둑해지자 해운대 한 켠에서 무대를 만들어놓고 쿵짝 쿵짝 하길래 가봤더니 국제 힙합 페스티벌이란 행사였다. DJ나 심사위원들이 범상치 않아 좌석에 앉아 보기 시작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끝까지 보고 말았다 (그 사이 나를 제외한 가족들은 모두 귀가 -_-;). 5개 댄스 분야(힙합, 팝핀, 비보이, 락킹, 하우스)별로 4강 진출자를 뽑는 총 20개의 배틀이 있었는데 내 눈에 띄인 댄서는 팝핑 분야에 나온 미국 댄서(이름은 모름. 8강에서 탈락)와 팝핀과 락킹에 출전한 리아. 이 리아라는 댄서는 락킹보다는 팝핀의 춤이 참 괜찮았는데 집에 돌아와 뉴스를 보니 팝핀 분야 우승을 했단다. 눈 앞에서 비보이들이 춤추는 걸 몇 번 본적이 있는데 이번 대회에서 본 사람들이 제일 멋진 춤을 보여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