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출장 와서 가장 어색한 것 중 하나는 저녁 식사를 계속 혼자 해야 한다는 것. 아침도 아니고 점심도 아닌 저녁을 혼자 몇일 연속 혼자 먹는다는 건 혼자 밥 먹는데 딱히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 나에게도 꽤 어색한 일이다.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가서 다른 테이블을 보면 여러 사람들이 함께 와서 한참 떠들면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면 나는 혼자서 (사진이나 찍으면서) 밥을 먹어야 한다. 처음엔 그저 멍하니 음식 나오기만 기다렸는데, 후반부에는 뭔가 읽을 거리를 가지고 가서 음식을 먹지 않을 때는 그걸 읽으니 남들 보기에 좀 덜 어색하더라.
혹시 이 근처에 와서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내가 가본 식당들에 대한 기록을 남겨볼까 한다.

우선 귀국하기 몇일 전에 알게 된 Sunnyvale의 Town Center (말그대로 중심가다)에 있는 Murphy Avenue의 식당들에 대한 얘기. 웹에서 찾은 식당을 가기 위해 찾은 곳인데 알고보니 꽤 많은 식당들이 몰려 있고 분위기도 좋다. 좁은 길 (Murphy Ave.) 주변에 크지 않은 식당들과 bar가 다닥 다닥 붙어 있고, 길에는 테이블이 니와 있어 분위기가 미국 같지 않고 마치 유럽과 같은 곳이다. (그런데 신기하게 이 페이지에 소개하는 세개 식당의 다 T자로 시작하는군… –;)
Tarragon
오늘 갔던 곳. 출장 마지막 날은 미국 음식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신념으로 스테익 먹으러 갔다. 그런데 재즈 트리오가 연주도 하더라. 이곳에서 재즈 바가 없나 검색해봤는데 이런 식당에서도 연주를 하는 지는 몰랐네. 금요일 저녁이라 하는 것일까? 이 주변 식당에 라이브 연주하는 곳이 몇 곳 있던데 다음에 오면 다른 곳도 가봐야겠다.
뉴욕스테익 ($20 정도)을 시켜 먹었는데 맛있었다. 이전에 먹은 Black Angus의 스테익보다도 맛있는 듯. 음식도 맛있고, 서비스도 괜찮고. 무엇보다 분위기가 좋다. 와인을 한 잔 시켰는데 $8 가까이 하는 건 좀 비싼 듯. 여길 왜 진작 몰랐는지 몰라. 다음에도 가볼만한 곳.
주소: 140 S Murphy Ave, Sunnyvale, CA 94086
Yahoo! Local 페이지: Tarragon Restaurant
Turmeric
역시 야후로컬에서 검색해서 찾은 인도 음식점. 뭘 시킬까 고민하다가 메뉴판에 Non Vegeterian Thalis (Thali is a well balanced meal served on a traditional silver platter) – Chicket makhani, Lamb Roganjosh, vegetable of the day, dal makhani, raita, rice and naan 이라는 것이 있어서 세트메뉴 같은건가 싶어 주문했다.
함께 주문한 맨하탄이란 칵테일은 꽤 독했다. 거의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기분 (근데 마티니 잔에 나와 양은 꽤 많음). 웃기는 건 여기 직원이 나에게 id 확인을 했다. 내가 미성년자처럼 보인걸까? ㅋㅋㅋㅋ.
주문한 Thalis의 정체는 바로 이거였다. (저게 정말 은쟁반일까? -_-)
이걸 보자마자 파리에서 먹은 식판 인도음식의 악몽이 잠깐 되살아났다. 다행히 그 때 그 음식보다는 훨씬 맛있었다. 단 오른편의 흰색 요거트는 도저히 못 먹겠더라. 닭과 양고기가 들어간 카레가 마음에 들어 밥과 난을 다 비벼 먹었다. 카레에 향채가 들어가 있는 것이 한국과 달랐음. 가운데 있는 동그란 것은 디저트라는데 찹살 도너츠처럼 생겨서 맛도 비슷할 것 같았는데 떡에 가까운 맛이었음.
식당에 흐르는 음악이 차분하고 서비스도 좋아 여기서 인도 음식 먹고 싶으면 가볼만 할 듯.
주소: 141 S Murphy Ave, Sunnyvale, CA 94086
Yahoo! Local 페이지: Turmeric Restaurant
공식 홈페이지: www.turmericrestaurant.com
Taverna Bistro
이 페이지에서 소개한 첫 식당인 Tarragon을 지난 일요일 밤에 찾아갔다가 문을 닫아서 길 건너에 있는 이 집에서 식사를 했다. 지중해식 음식을 하는 집이라고 돼 있다. 내가 주문한 건 Lamb & Beef Gyro – Flame grilled tender lamb and beef perfectly seasoned with a special blend of herbs and spices, served with rice and vegetables 였다. 그런데 이건 내 입맛, 그리고 많은 한국인의 입맛엔 전혀 안맞을 듯. 터키 음식 같은데 고기 향도 이상하고 밥도 이상한 것 같고 소스도 이상하다. 퉤퉤.
주소: 133 SMurphy Avenue, Sunnyvale, CA 94086
공식 홈페이지: www.TavernaBistro.com
이 식당들이 좁은 길 하나 사이에 두고 쪼르르 마주보고 있다. 이 외에도 태국 음식점, 이태리 음식점 등이 있는데 한 번씩은 다 가 보고 싶다. 마음에 드는 동네. 주차장이 건물 뒷편에 있는데 항상 Full. 차는 걸어서 2~3분 정도 걸리는 Macy’s 백화점 뒤편의 넓은 주차장에 세워놓고 걷는 게 편하다.
저도 저녁을 혼자 자주 먹는 편이지만, 아무리 회사에서 돈이 나온다고 해도 정말 근사한데서 막드시는군요!!일본의 경우는, 워낙 혼자서 밥먹는 사람이 많아 그리 뻘쭘하진 않은데, 그래도 언제나 뭘 주섬주섬 꺼내 읽는 센스. 한번은 가방이 없어,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하나하나 읽었다는.. ㅠㅠ흠… 그러고보니 나는 왜 허구언날 똑같은 몇개 식당에서만 계속 메뉴만 바꿔 먹는지 모르겠네. 나도 좀 새로운 식당에 가서 저녁좀 먹어봐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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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밥 먹기에 제일 좋은게 사실은 패스트푸드 점인데 여긴 카드도 안받고 (현금을 거의 안가져갔음), 출장 와서 먹기라도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일부러 잘 먹으려고 노력했음. (사실 출장 가서 잘 먹어야 한다는 건 다음소프트 에서 출장 다닐 때 배웠음 -_-;)그런데 사실 만족도는 한국 식당에서 순두부찌개를 먹는 것이 위에 사진 같은 것을 먹는 것보다 나은 것 같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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