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30분쯤, 가이드가 방으로 전화를 해 나올 준비를 하란다. 자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봐 전화를 했겠지만 우린 가현이가 깰까봐 전화 소리 하나에도 깜짝 깜짝 놀랐다.
1시, 로비에서 가이드 및 함께 떠날 일행들을 만났다. 우리와 같은 날 괌에 도착해서 라데라로 함께 들어왔던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괌에서 어떻게 보냈으려나.
3층에 있는 여행사 데스크로 가서 유일한 옵션투어였던 샌드캐슬 비용을 결제했다. 그리고 호텔 체크아웃하면서 전화비를 냈다. 시내 통화 한통화에 $0.60씩 받았다. 우린 4통화 했다. 가이드가 전화비 아까우면 2층 로비의 (항상 비어있는)리치렌트카 데스크에 있는 전화를 부담없이 쓰라고 했는데, 내려가기 귀찮아서 방에서 전화했었다.
짐을 밴에 싣고 공항을 떠났다. 첫날에는 이 깜깜한 길이 어느 곳인지도 전혀 감이 안잡혔는데, 차 렌트 해서 운전까지 하고 나니 이제 눈에 훤해졌다. 괌이 익숙해질 만하니 떠난다고 생각하니 많이 아쉬웠다. 가이드 아저씨는 차 안에서 출국 절차를 설명하며 보딩패스 나눠줄 때 가이드 팁을 받겠다고 직접 말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 하긴 저런 걸 자기가 챙기지 않으면 아무도 안 챙겨줄 지 모르지.
우리가 공항에서 내리고 가이드는 주차하러 간 동안 다른 일행들과 가이드비를 얼마 줄지를 의논했다 ^^. 원래 우리는 가이드가 별로 해준 것도 없고, 가현이 식사 쿠폰을 다른 사람들이 찾아줬는데도 불구하고 우리한테 전해주지 않은 것이 원망스러운 한편, 그래도 애기 있는 가족이라고 신경을 좀 써주셔서 $20 정도만 줄려고 했는데 다른 팀에서 $30~$40쯤 얘기하길래 우리도 $30로 전향했다. 지조없는 부부다. ㅎㅎ. 가이드한테 보딩패스를 받을 때 팁을 주니 팁 액수는 확인 않고 감사하다며 그냥 주머니에 넣더라. 좀 덜 줄껄 그랬다. $30이면 고민고민하다 사지 못한 가현이 옷 한벌을 살 수 있었는데 말이다.
괌 공항의 출국 절차는 좀 이상했다. 출국신고란 과정이 없었다. 단, 미국령 답게 짐에 대한 조사가 좀 심한 것 같다. 어쨌든 무사 통과. 가현인 차를 탈 때나 차에서 내릴 때 잠시 깼다가 여전히 유모차 위에서 잘 자고 있었다. 다행이다.
게이트 앞에서 기다렸더니 애기를 데리고 있다며 다른 사람들 탑승 전에 탑승을 하게 해줬다. 퍼스트 클래스 이용자보다 먼저, 1등으로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유모차는 게이트에서 부치고 아내가 가현일 안았다.
이번에도 베시넷을 걸 수 있는 제일 앞좌석이었다. 우리 옆자리는 다 애기가 있는 가족들이 앉아 있었다. 아내는 가현일 오래 안아 어깨가 무척 아픈 상태여서 배시넷에 애기를 꼭 눕혀야만 했다. 스튜어디스가 우리 우측에 있는 애기 몸무게를 물으며 베시넷을 안줄려고 하길래 긴장하며 가현이 몸무게를 물으면 11kg라고 말하기로 입을 맞췄다. 가현이가 키도 크기 때문에 기내 담요로 가현이 몸도 조금 가렸다.
그런데 비행기가 이륙한 후 몸무게나 키를 안물어보고 그냥 베시넷을 설치해줬다. 정말 신났다!! 게다가 우리 가현인 효녀답게 비행기 탄 이후에 깨지도 않고 잘 잘잤고, 베시넷에 옮겨 눕히는데도 계속 조용히 잤다. 가현일 베시넷에 눕혔더니 가현이의 긴 다리가 삐져나오길래 잘 접어서 베시넷 안으로 넣고 이불을 덮어줬다. 베시넷을 못썼다면 정말 괴로운 귀국 비행이 됐을 것이다. 가현일 재우고 우리 부부도 잠에 골아 떨어졌다.
가현인 인천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중간에 한번 깨고 잘잤다. 정말 효녀다. ^^ 그 덕에 우리 부부는 비행기에서 무드 있게 커피도 마시고 식사도 했다. 괌발 인천행 대한항공의 기내식은 빵 혹은 죽이었는데, 죽은 편의점에서 파는 인스턴트 죽을 줬다. 정말 비추다. 아내 말로는 빵은 맛있었다고 한다. 기내식은 “beef or fish”일 때 기내식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난 생각한다.
인천에서 착륙 후 내릴 땐 유모차를 찾는데 오래 걸렸다. 승객 다 떠나고 제일 마지막에 나갔다. 비행기는 6시 35분에 도착했는데 짐 찾고 차 찾으니 8시 15분은 넘어서야 공항을 떠날 수 있었다. 게다가 일요일 오전이라 차가 안막히라는 기대와 달리 올림픽대로에서 큰 사고가 나서 차가 엄청 막혀 집에는 10시가 다 돼서 도착했다.
괌 여행에 대한 총평을 써보자면
- 괌 바다는 정말 예쁘다.
- 푸켓과 비교해서 날씨가 더 쾌적하다. 뜨겁긴 뜨거운데 습도가 높지 않고 바람이 많이 불어 후덥지근하지 않다. 밤엔 춥기도 하다.
- 건물 안에 에어콘이 빠방하게 나온다. 푸켓과 피피에는 벽으로 막힌 건물이 잘 없어 에어컨 켜진 곳을 거의 못봤는데 괌의 실내는 긴팔 옷을 입지 않으면 춥다.
- 미국 놈들이라 그런지 별로 안친절하다. 소득 수준이 높아서 그런가보다.
- 볼만한 관광지가 없어 바다에서 놀지 않으면 딱히 메리트가 없다.
- 물가가 비싼 편이다. 태국의 싸고도 맛있는 음식이 무지하게 그리웠다. 같은 돈이면 푸켓에서 황제처럼 sea food 요리를 먹었을 것이다.
- 결론: 태국이 더 낫다. -_-;
이 걸로 괌 여행기 끝!!!
여행 비용
비행기 티켓 등을 포함한 패키지 : 496,000원 * 2인 + 100,000 * 애기1인 = 1,092,000원
1일
- 톨비 : 6,700원
- 저녁@인천공항 : 11,000원
- 머핀@인천공항 : 1,300원
2일
- 사랑의절벽 입장 : $3 * 2인 = $6
- 아침식사 팁 : $2
- 점심@마이크로네시안 몰 푸드코트 : $ 11.69
- Payless 슈퍼마켓 (물, 고기, 맥주, 선블락, 선물용쵸콜렛 등) : $54.59
3일
- 룸팁 : $2
- 아침식사 팁 : $2
- 하얏트 수영장 입장 : $10 * 2인 = $20
- 점심@하얏트 수영장 : $32
- 저녁@샘쵸이스 : $54.8
- 샌드캐슬쇼 : $80 * 2인 = $160
4일
- 룸팁 : $2
- 아침 팁 : $2
- 생수 : $2
- 렌터카 : $55
- GPO 가현 옷 : 17.98 (6.99 + 10.99)
- 점심@GPO 푸드코트 : $6
- 아이스크림@제프의해적소굴 : $1.5
- 저녁@카프리쵸사 : $34.14
- 주유 : $10.01
5일
- 호텔 전화비 : $2.4
- 가이드 팁 : $30
- 공항장기주차료 : 32,000원
- 공항톨비 : 6,700원
합계 : 1,092,000원 + $518.12 + 57,700원 = 1,667,820원 (환율은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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