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괌 현지 시각으로 02시 30분 겸 괌 공항에 착륙했다. 괌도 미국령이라 입국 검사가 까다롭다는 얘기를 익히 들었기 때문에 “무조건 빨리 나가라”는 얘기를 들은 바 있다. 마침 우리는 가현이 때문에 이코노미석 중 제일 앞자리에 앉아 있는 상태였고 퍼스트 클래스와 비지니스 클래스엔 한명도 안타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출구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승객 중 하나였다. –V
비행기 문이 열리기도 전에 얼른 가현이 안고, 짐을 꺼내 들고 문 앞에 줄을 섰다. 그리고 비행기 문이 열리자마자 튀어 나가 유모차를 게이트 앞에서 다시 찾은 후, 난 짐과 유모차를 들고, 아내는 가현일 안고 미친 듯이 출국 검사하는 곳을 향해 달렸다. 유모차는 접힌 상태로 찾았는데 빨리 못나갈까봐 펼 생각도 안하고 그냥 들고 뛰었다. –;
괌 공항은 비행기 타는 곳과 입국 하는 곳이 인천공항처럼 별도로 나눠져 있지 않고 의자 같은 걸로 대충 분리돼 있어서 옆에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타고 온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갈 사람들이겠지. 모두 피곤해 보였고, 여기 저기 애들이 누워서 자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도 돌아갈 때 이 시간에 비행기를 탈텐데 저렇게 피곤해 하겠지란 생각을 하면서도 열심히 발을 놀려 앞을 향해 뛰어갔다.
그런데 이런,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밖으로 향한 문이 다 잠겨 있다. 내가 제일 먼저 앞장 서서 뛰어갔기 때문에 누구를 따라 갈 수도 없이 당황하고 있는 순간, 근처에 있던 공항직원이 여기서 기다리라고 한다. 알고보니 입국검사대로 향하는 문을 열어줘야 하는 공항직원을 내가 앞질러 뛰었던 것. 결국 이 직원이 올때까지 멍하니 기다렸고, 좀 천천히 따라오던 승객들과 함께 문이 열린 후 입국심사대로 향할 수 있었다.
입국심사 후 가방을 찾고 로비로 나가 픽업 나온 여행사 가이드를 만났다. 같은 숙소로 가는 여행객들을 모아서 떠나기 때문에 다른 팀들이 다 나올 때까지 로비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그래도 입국심사대에 줄서서 기다리는 것보다는 먼저 나와서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것이 편하니 뛴 보람은 있는 것이다. 기다리는 동안 가현이는 빨간 트렁크를 이리 저리로 밀고 다니면서 놀았다. 피곤하지도 않은가 보다. 위험해 보여 못밀게 하면 막 화내면서 우는 바람에 막을 수가 없었다. 비행기에서 가현이 뒤에 앉았던, 가현이보다 좀 더 큰 애도 가현이를 따라 큰 트렁크를 막 밀고 놀더라. 유행을 창조하는 가현이! ㅎㅎ
숙소인 라데라로 가는 팀들이 다 나온 것은 공항 로비에서 한 시간을 넘게 기다린 후. 신기하게 생긴 밴 (이후에 매일 이런 밴을 타고 다녔다)을 함께 타고 라데라로 갔다. 공항에서 약 25분 정도 걸린 듯.
괌은 남북으로 좀 길게 생긴 섬으로 대부분의 호텔들이 서쪽에 몰려있는데, 이 라데라만 동쪽 해변에 홀로 있다. 또 동쪽에는 높은 건물도 없어서 깜깜한 밤이였지만 멀리서부터 라데라타워를 볼 수 있었다.


라데라에 도착해서 체크인 하니 04:00 경이 었다. 가이드 아저씨로부터 내일 아침 10시 반부터 반나절 시내 투어를 한다는 말과 조식 시간은 10시까지란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조식 쿠폰(성인용 6장과 어린이용 3장 – 이 쿠폰 때문에 나중에 고생한다. -_-)과 방 키 등을 받고 방으로 들어서니 새벽 4시 20분 정도.
라데라는 좀 특이한 호텔이다. 호텔이라기 보단 콘도에 가까울 수도 있다. 부엌이 있기 때문이다. 방도 무지하게 넓어 우리가 묵었던 방은 50평 정도 되는 곳이었다. 방이 3개 있고, 화장실도 2개 있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 오면 딱 좋을 듯 싶다. 아내와 나, 그리고 가현이까지 총 3명은 방 하나에서만 지냈다.




대충 정리가 끝나고 침대에 누워 가이드가 로비에서 나눠준 인쇄물을 읽었다. 한 면에는 옵션투어에 관한 설명이 있었고, 다른 한 면에는 호텔이용시 주의사항이 있었다. 호텔이용시 주의사항엔 방 나갈 때 팁 놓고 갈 것, 샤워할 때 물 튀지 않도록 할 것 등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특이한 것은 제일 하단에 적힌 가이드 팁에 대한 내용. 2인 기준으로 40~50$ 정도가 적절한 가이드 팁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도대체 뭘 하길래 이렇게 많은 팁을 받으려고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과 자기가 직접 이렇게 적어놓다니 뻔뻔스럽기도 하다는 생각이 교차했다.
새벽 5시가 되어서야 침대에 누워 불을 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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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공항에서 다른팀들 기다리는동안 빨간트렁크 가방 끌고 다니는 가현이 사진이 없는게 아쉽네요. 호텔 도착해서도 빨간트렁크는 가현이가 끌고 다녔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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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글구 사진에 보이는 아기침대는 마지막날 하루밖에 못 썼답니다. 첫날은 잊어버리고 말을 못했도 둘째날 대여해달라고 했더니 벌써 다 나갔고 다음날 가능하다해서요. 이틀간은 엄마아빠가현이 모두 한침대서 자느라 비좁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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