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사밀라 구경을 마치고 나와서 다음 목표로 잡은 곳은 가우디의 건축물 중의 하나인 까사비센스 (Casa Vicens). 까사바뜨요나 까사밀라처럼 유명한 건물은 아니지만 여기까지 와서 놓치곤 싶지 않았으므로.
이미 지도상에서 까사비센스의 위치는 확인해 놓은 상태. 지도상의 버스노선도를 보고 까사비센스에 가장 가까이 가는 버스를 잡아 탔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객지에서 버스를 탈 때의 문제점은 내리는 곳을 정확히 모른다는 것. 까사비센스를 갈 때도 마찬가지여서 내려야할 곳보다 한 곳을 더 가서 내려버렸다. 버스를 타고 지나쳤던 거리를 다시 걸어 까사비센스가 있는 골목을 찾아 들어갔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까사비센스. 레고로 만든듯한 아라비아 스타일의 개성강한 건물이었다. 이 건물의 건축주는 타일업자. 타일업자가 가우디에게 부탁하여 지은 건물이라 그런 지 건물에 타일이 많이 쓰였다.


현재 이 건물은 개인의 소유라서 들어가 볼 수는 없어서 여기까지만 보고 다른 곳을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까사비센스가 위치한 곳이 구엘공원에서 가까운 지라 구엘공원을 다시 한번 가보기로 했다. 구엘공원이 언덕 위에 위치해있어 올라갔다 내려오는 게 힘들기 때문에 이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바르셀로나까지 와서 구엘공원을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간다는 건 아쉬워서 도길이와 함께 다시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까사비센스 골목을 나와 큰 길로 간 후 구엘공원 근처로 가는 버스를 하나 잡아 탔습니다 (역시 버스 정류장에 있는 노선도를 참고했습니다).

구엘공원은 한번 와봤던 곳이라 정확한 곳에서 버스를 내릴 수 있었다. 덥지만 낑낑대며 구엘공원까지 올라가 지난 번 못본 곳들을 살펴보고 내려왔다 (사실 ‘바르셀로나 학회 참석기 – 2일:구엘공원’ 편에 있던 사진들의 대부분은 이날 찍은 사진들).

원래 까사비센스에 도착했을 때부터 배가 고팠는데 구엘공원을 다 보고 내려온 후에도 점심 식사를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밥을 먹을만한 식당을 찾았는데 보이지가 않았다. 제일 만만한게 맥도널드나 KFC같은 패스트푸드점인데 구엘공원 쪽에는 이런 곳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버스를 타고 도시 중심가를 향했다 (정기권이 있으니 이렇게 마음대로 버스를 타지).

중심가에 거의 다 갔을 때 창 밖으로 맥도널드가 보여 버스에서 내려 맥도널드로 들어갔다. 바르셀로나에서 처음 와 보는 맥도널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햄버거보다는 깔끔한 샐러드가 더 땡겨서 샐러드를 시켜 먹었다.
식사를 하며 피곤한 다리를 좀 쉬게한 후 다시 길을 나섰다. 학회에 참석한 희철이와 만나기로 한 시간은 저녁 6시. 시간이 좀 남아서 천천히 걷는데 그냥 드나들어도 될만한 멋진 건물이 하나 있길래 들어가봤다. 들어가보니 까딸루니아 관광진흥청 정도 되는 건물 (건물 이름은 Palau Robert인 듯). 안에서는 ‘까딸루니아의 시장’을 주제로 한 전시회 같은 걸 하고 있어 봐주고, 달리에 관한 영상물을 보여주는 방에 좀 앉아 있다가 나와버렸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희철이와의 약속장소인 까사바뜨요 앞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