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사바뜨요를 나와 근처에 있는 까사밀라(밀라네 집 이란 뜻)로 향했다. 까사 밀라는 가우디가 지은 5층짜리 아파트로 돌로된 외관 때문에 라 페드레라 (채석장이라는 의미란다.)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보람차게 관람했던 곳. 까사밀라는 까사 바뜨요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었지만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도길이가 발에 물집이 잡혔단다. 얼마나 돌아다녔으면 ^^)!
까사바뜨요에 들어갈 때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까사 밀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관광객들이 열심히 돌아다니는 시간. 당연히 표를 구입하는 데도 줄을 서서 좀 기다려야 했다.
티켓은 7유로. 추가로 오디오 가이드를 들을려면 3.5 유로를 내야 하는데, 이건 포기. 7유로(약 만원정도?)만 해도 우리에겐 비싼 돈.
티켓 구입 후 입구로 들어가자 천정이 뚫려있는 로비(?)가 나온다. 까사 바뜨요는 8자형 건물인데, 8자의 동그라마 중 하나에 들어와 있는 것이었다.



한켠에 있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옥상 밑의 다락층으로 갔다. 이곳은 일종의 가우디 박물관. 가우디의 건축물들의 모형들, 가우디에 대한 영상물 등을 보여줘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지하의 전시관을 대충 본 나에게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대한 지식도 습득할 수 있던 기회였기도 하다.

꽤 오랫동안 전시물을 자세히 살펴본 후 옥상으로 통하는 계단을 올라갔다. 건물처럼 8자 모양의 옥상에는 ‘조각 공원’이 펼쳐져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조각’은 바로 굴뚝. 여러 개성을 가진 굴뚝들과 환기구들이 아름답게 까사밀라의 옥상을 장식하고 있었던 것.
이들 작품(?)들은 마치 사람의 머리나 헬맷과 같은 모습을 하여 사람의 조각을 해놓은 듯한 인상을 주었다. 옥상을 장식하고 있는 다양한 굴뚝들과 환기구을 조금 더 살펴보자.







재미있는 것은 가우디가 처음 이 건물을 지을 때는 이 옥상이 있었는데, 1950년대 이 옥상 위에다가 아파트를 추가로 지어 올려서 이 곳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후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파트를 다 철거하고 다시 이 옥상을 복원해놓았다고 한다. 만약 그 아파트가 그대로 남아있었으면 까사밀라의 매력은 뚝 떨어졌을 듯.
옥상에서 내려와 1층으로 가기 위해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가 아파트의 제일 꼭대기층(다락 바로 아랫층)인 5층을 관람객에게 공개해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면 놓칠뻔 했었던 보너스. 그곳에는 이 아파트가 처음 지어졌을 때의 가구들과 실내 장식들을 재현해놓았다. 그리고 까사밀라에 대한 짧은 영상물도 상영해주고 있었다.
다시 계단을 타고 1층으로 내려왔다. 중간의 2, 3, 4층에는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듯 했다. 이런 역사적인 건물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임)에서 살면 매우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밖으로 나가려다 보니 1층 전시장에서 멕시코유물전을 하고 있었다. 이것도 까사 밀라 입장권만 있으면 무료입장이어서 들어가봤는데, 별로 흥미롭지 않았다. 어떤 사람의 여행기를 보면 이곳에서 칸딘스키 전을 봤다는 사람도 있어서 좀 아쉬웠다 (멕시코유물전보다는 칸딘스키전이 훨씬 흥미로우니깐..)
돌을 완벽하게 곡선으로 각아 정교하게 결합해 놓고 그 위에 철 주몰로 난간을 만들어 포인트를 준 까사밀라. 7유로란 입장료에 볼 것도 많아 매우 만족한 곳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