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부산을 다녀왔습니다. 부산에서 공연되는 Cats도 보고, 부산 아쿠아리움도 다녀왔습니다.
9일 저녁, 밤 비행기를 우여곡절 끝에 타고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비행기에서였는 지, 택시에서였는 지, 그만 지갑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T.T 이 사진은 부산에 도착한 다음날 Testco Homeplus에 장 보러 갔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웬지 어두컴컴한 분위기가 몇일 후의 태풍을 예고하는 듯 합니다.
이날 저녁, 아내, 동생 및 사촌동생과 Cats를 보러 갔습니다. 다음은 극장에 들어가는 입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차를 태워주신 아버지도 함께 찍었죠.
공연은 ‘빅탑씨어터’라는 곳에서 했습니다(다음 사진의 배경인 하얀 천막). 일종의 천막으로 만든 극장인데, 적절한 공연장이 없는 지역에서도 공연이 가능하게 해주죠. 또한 공연에 특화된 공연장을 만들기도 좋은 듯 합니다. 올해 초 Cats를 공연했던 장소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는 고양이가 여기 저기서 튀어나오도록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는데, 이곳에서는 그게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장점이 많은 것으로 보이던 빅탑씨어터는 태풍에 매우 취약한 약점이 있었습니다. 이틀 후 태풍 ‘매미’가 오면서 이 약점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다음은 서울로 돌아오는 날, 공연장 옆을 차로 지나가며 차내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천막이 다 찢겨나간 걸 볼 수 있습니다. 공연장 자체가 없어졌기 때문에 이 이후의 부산 전공연이 완전히 취소되게 됩니다.
추석 당일입니다.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집에서 빈둥대다가 낮에 해운대에 있는 부산 아쿠아리움을 구경 갔습니다. 사촌 동생 두명은 바다가 마냥 신기한 지(^^) 텅텅 빈 해변에서 바다 구경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 아쿠아리움 안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형형색색의 물고기가 들어있는 수조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매우 신기하게 생긴 물고기 사진입니다. 특히 왼쪽 놈은 몸이 직육면체 형태인 듯.
이 아쿠아리움은 해운대에 위치했는데, 뉴스를 보니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이 곳도 침수됐다고 합니다.
추석 다음날, 태풍 매미가 한반도에 상륙한 날입니다. 원래 이날 밤 11시 55분 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올 계획이었으나, 바람이 너무 심해 도저히 터미널로 떠날 여건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집 안에 있었죠. 집 안의 온 창문이 흔들리고, 정전이 되었습니다. 물도 나오지 않았고요. 배터리를 사용하는 라디오 하나를 켜놓고 태풍 진행 상황을 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진을 찍을만한 여유도 없었습니다. 촛불을 켜놓고 책을 읽다 잠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 날 아침, 바람과 비가 멎어 있었습니다. 낮 차를 타고 부산을 떠나게 됐죠. 터미널 가는 길에 보니 신호등은 꺽여서 쓰러져 있고, 나무는 쓰러져 있었습니다. 무사히 서울로 돌아와서 얼마나 다행인 지 모릅니다. 서울로 무사히 돌아오는 걸 자축하며 버스 안에서 찍은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