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유성재, 전현우가 땅끝마을로 여행을 한다길래 따라나섰다. 정확한 일정은 없이 무작정 차(현우 누나의 차)를 몰고 떠났다. 2001년 7월 5일부터 7일까지의, 2박 3일 여행이었다.
= 첫째날 =
첫째날. 고대에서 전라남도를 향하여 출발하다.
출발하는 날의 하늘. 먹구름이 가득 끼고 비도 좀 오고 있었다.
그리고 중간 중간 엄청나게 비의 세기가 강해져, 우리를 쫄게 만들었다.
하지만 꿋꿋이 운전하는 초보운전자 유성재. 그는 이 여행을 통해 산전수전 다 경험한 고급 운전자로 업그레이드 된다.
급경사 벌렁벌렁, 악천후 왜이러나요.
비가 많이 와서 앞이 이정도 밖에 안보였다. 와이퍼로 닦은게 이정도다.
하지만 유성재 드라이버는 훌륭하게 운전을 해냈다. (이날 밤 국도를 달릴 때에는 이거보다 더 심했다. 진짜 하늘을 향해 “왜 이러나요?”를 외쳤음)
그래도 무사히 첫번째 목표지인 담양의 소쇄원에 저녁 무렵 도착하였다.
한석규가 011 선전을 찍은 대나무 밭이 여기라고 현우가 말해줌.
대나무 숲으로 빨려 들어가는 전현우
소쇄원의 정자 앞에서 드라이버와 차주의 동생
소쇄원은 한국식 정원. 대나무 숲 뿐만 아니라 개울도 있었다.
돌 사이로도 물이 흐르지만 사진과 같이 나무 가지 가운데를 파서 수로를 만들어 놓은 곳도 있었다. 아기자기한 조상님들 같으니라고 –;
흙담 아래로도 물은 흐른다.
나무로 만든 다리 위에서 이상한 자세로. 성재와 현우
담 옆에서. 성재와 나
소쇄원을 떠나며. 양 옆은 대나무 숲이다.
다음은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바다까지 가서 자기로 결정했다.
가는 도중 차 안에서 찍은 구름. 일몰 시간대이다.
그리고, 우리는 헤매고 헤매다 밤 12시를 넘어 완도에 도착. 진짜 ‘회’밖에 없는 회를 먹고, 상추먹기, 된장 먹기 게임을 하다가 여관에서 잠이 든다.
= 둘째날 =
둘쨋날, 느즈막히 여관에서 일어나 땅끝을 향하다. 역시 하늘에서는 비가 조금씩 오고 있었다.
완도에서 차로 약 1시간 정도 거리인 한반도의 가장 남쪽인 땅끝마을에 도착.
‘땅끝마을’이라고 새겨진 비 뒤에서 성재와 현우
땅끝에서 바라본 남해. 날씨가 좋으면 제주도 한라산도 보인다던데
새로 짓고 있던 땅끝 전망대. 안개가 자욱하다.
한반도 최남단까지 무사 운전을 수행한 드라이버, 유성재. 성공에 기뻐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차주의 동생이자 운전보조였던 전현우. 역시 웃고 있다. 하필 땅끝까지 와서 찍은 사진의 배경이 화장실이라니. –;
카메라 주인인 나. 바다를 향해 사진을 찍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
땅끝을 보고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윤선도 유적지를 가지고 결정. 드라이빙 중인 성재와 현우.
입구에서 바라본 고산 윤선도 유적지. 저 은행나무는 500년이나 됐단다.
잔디밭에 꽂혀있던 팻말. 현우가 너무 동감이 간다면서 사진을 찍자고했음. –;
바람이 불면 은행잎이 비처럼 떨어지는 곳이라고 해서 ‘녹우당’이란다. 원래는 건물 하나의 이름이었지만, 요즘은 윤선도 유적지 전체를 녹우당이라고 부른다고….
녹우당에서 성재와 현우
녹우당에서 자고 있던 견공. 진돗개인 듯. 진도가 가까워서 그런지 보이는 대부분의 개가 진돗개로 보였다.
녹우당에 앉아 있으면 이런 정원이 보인다우.
역시 녹우당. 나무로 지은 한옥은 볼수록 예쁘다.
문도 예쁘지.
녹우당 뒷편에서. 앨범 자켓 찍는 기분으로, 현우
역시 앨범 자켓 찍는 기분으로, 성재
녹우당의 수로. 예쁘다.
녹우당을 다 보고 , 어디 갈까 고민하다가 여수에 와버렸다.
오동도라는 섬을 가기 위해선 긴 방파제를 지나야 한다. 방파제 위의 성재와 현우.
오동도에서의 일몰. 바닷쪽으로의 일몰이었으면 더 멋진 사진이 됐을텐데.
오동도 정상에 있는 등대.
건강을 위한 지압 코스를 맨발로 걷고 있는 유성재. (난 발바닥이 아파서 중간에 포기)
오동도 숲 속에 있는 무대 비슷한 곳에서의 현우
그 힘든 지압 길을 다 내려온 유성재. 승자의 자세
“약무호남시무국가” : ‘호남이 없으면 국가가 없다.’
이순신 장군이 한 말이란다. 이걸보고 성재가 “약무성재시무상경”이라고 함. (성재가 없으면 집에 못간다라는 의미)
여수의 여관방. 진짜 엄한 방이었음. 벽에는 크레파스 낙서도….
여관방에 있는 전화. 아직도 이런 전화가….
즐거운 밤을 위해 구입한 화투. 여관과 화투! 웬지 어울리지않는가?
결국, 그 날 밤. 화투로 만족하지 못하고 힘겹게 여수의 한 게임방을 찾아가서 놀다가 2시 쯤 자고, 다음 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