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벤허: 요즘 창작뮤지컬의 수준

추석 연휴의 시작을 뮤지컬 벤허로 했다. 간만에 보는 뮤지컬로, 아내가 예매해놓은 덕에 얼떨결에 봤다.

Musical Ben Hur
오늘의 캐스트. 30명 가까운 앙상블이 다 남자인 게 포인트! ㅋ

 

별 정보 없이 극장에 가서 캐스트 소개를 보니 주인공 외에 서지영 씨, 남경읍 씨, 김성기 씨가 눈에 띈다. 얼마 만에 보는 올드(?) 배우들인지. 내가 한참 뮤지컬 볼 때 활동하던 분들.

벤허라고 해서 당연히 라이센스라고 생각했는데 창작 뮤지컬이란다 (극본 왕용범, 음악 이성준). 벤허라면 고전 영화가 가정 먼저 떠오르는데 원작은 루 월리스가 1880년에 발표한 소설이라고 한다. 원작이 워낙 오래돼서 저작권이 소멸돼 부담없이 뮤지컬로 만든 것일까?

창작일 뿐만 아니라 이번이 초연이란다! 기대 수준이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요건을 갖췄는데 봤더니 완성도가 꽤 높다. 음악이 귀에 쏙 들어오진 않지만 극에 꽤 잘 어울리는 편. 뭐 배우들이 워낙 잘 소화하긴 했다. 무대 연출도 괜챃고.

주연 박은태 배우는 성량과 고음으로 충무아트홀 천장을 뚫을 기세. 앞서 말한 올드 배우 3인방은 서지영 씨는 훌륭, 김성기 씨는 무난, 남경읍 씨는 완전 별로. 1막에 남경읍 씨 노래가 한 곡 나오는데 음정이 완전히 틀려서 듣기가 너무너무 괴로웠다. 상당한 퀄리티의 이 작품에서 옥의 티. 큰 티.

중학교 때 본 벤허 영화에서는 전차 씬이 굉장히 박진감이 높았다고 기억하는데 뮤지컬에선 그냥 노래만 하고 끝나 당황스러웠다는. 하지만 다행히(?) 전차 씬이 뮤지컬의 하이라이트가 아니였다. 내가 생각하는 하이라이트는 골고다 언덕에서의 벤허의 절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도, 뮤지컬 마리아마리아에서도, 성경을 배경으로하는 내용에서 항상 최고의 장면들이 나오는 것 같다.

신기하게도 장면 장면은 다 재미있는데 전체적으로는 길게 느껴졌다. 조금만 짧았으면 좋았을 듯. 장면 장면 소중해서 쳐내기가 어려울 것 같긴하다.

참, 내 귀가 안좋아서 뮤지컬 극장에서 노래 가사들을 잘 못 듣는데 이 번 공연은 2층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노래 가사가 또렷하게 들려 인상적.

와이프가 페이스북에 올린 후기

연휴의 시작과 끝을 뮤지컬 한편씩으로 예약. 위메프에서 좌석 지정안되는 50%할인 구매한 벤허. 연휴 가까워 오니 인터파크에서 연휴기간 50% –;;;

R석임에도 2층 측면에서 봤는데 군무도 무대도 노래도 훌륭했음. 박은태 카이 유준상 벤허중 박은태 공연으로 예매. 역시 박은태씨 목소리와 노래는 마음에 쏙 들었는데 여주인공 안시하씨 노래는 아주 잘하셨지만 음색이 내취향은 아닌지 뭔가 감동이 덜했음. 오히려 벤허 엄마 서지영씨 노래가 감동적. 에스더역은 아이비가 나았으려나..

무대장치와 효과는 정말 훌륭했음. 정말 물에 빠진 장면 같은…영화같은 연출.

 

2017년 10월 1일 오후 6시 30분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2층 4열 8번
R석 50%할인 6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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