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간 제주 1박 여행

Categories 대한민국

별 생각 없이 혼자서 제주로 떠나 1박 하고 온 이야기.

원래는 좀 더 멀리 떠나고 싶었다. 중국이나 일본. 그런데 중국은 비자가 필요했고, 일본은 항공권이 너무 비쌌다. 그래서 목적지를 제주로 정했다.

여행 떠나기 전 날까지 딸과 함께 여행을 갈지 확정을 짓지 못했기에 아무 예약도 하지 못했다. 내가 집에 들어갔을 때 자고 있던 딸이 제주도를 가고 싶어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첫 날 (수요일)

경로
제주공항 → 렌터카 → 골막식당 → 월정리 카페 → 게스트하우스 → 성산/시흥해녀의집 → 게스트하우스

여행 당일 아침, 자는 딸에게 함께 제주도에 가겠냐고 물어봤더니 안 간단다. 그래서 왕복 비행기표를 예매한 후 김포공항으로 지하철을 타고 출발했다. 지하철 안에서 에어비앤비(Air BnB) 를 이용해 전날 밤에 봐둔 숙소 중 하나를 예약하고 전화로 렌터카도 예약했다.

공항에 가서 발권하니 비상구 좌석을 준다. 혼자 여행하는 경우 종종 받을 수 있는 특혜(?)이다. 좁은 LCC 좌석 공간에 조금이나마 여유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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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갈 제주항공 비행기. 도장이 바뀌었다.이전의 제주항공 로고가 상당히 별로였는데 훨씬 나아졌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예약/결제해둔 AJ렌터카로 이동해서 스파크를 픽업했다. 혼자 하는 여행이라 작은 차를 빌렸다. 26시간 대여에 보험 (슈퍼자차) 포함 40500원. 차 반납할 때 봤더니 130km 몰았더라. 기름값은 14,000원 들었다. 경차를 처음 몰아봤는데 좀 굼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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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귀여운 스파크.

재빨리 점심 식사할 곳을 검색했다. 내가 좋아하는 고기국수집을 검색했더니 처음 보는 ‘골막식당’이란 곳이 보여 가서 골막국수(5천원)를 먹었다. 국물이 진하고 양도 많았다. 내 취향인 고기국수. (네이버 블로그에 쓴 골막식당 방문기) 주차장이 있는 것도 장점.

밥을 먹었으니 차를 한 잔 해야지? 이왕이면 바다를 바라보면서. 월정리에 카페가 많다고 해서 차를 몰고 갔다. 카페 몇몇 곳이 있는데 아무 곳이나 골라 들어가 직접 담궜다는 한라봉차 한 잔 (5500원). 이 곳 방문기는 여기서 확인 하시고. 집에서 들고간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한참 읽었다. 책 주인공이 있는 발리보단 못 할지 모르겠지만 책 읽다가 눈을 들면 바다가 보여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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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리

숙소 체크인 시간인 5시에 맞춰 에어비앤비로 예약해놓은 와락게스트하우스로 갔다. 제주도 북동쪽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4인실 도미토리가 1인당 25,000원. 주인 아저씨에게 저녁 5시에 주변 갈만한 곳을 여쭤보니 월정리를 추천하신다. -_-; 이미 다녀왔다고 하니 해변 도로를 따라 성산 쪽으로 드라이빙이나 다녀오라신다. OK.

네비에 성산일출봉을 목적지로 찍고 네비의 안내를 무시하며 바다만 따라 달렸다. 일출봉 아래 쪽에 이태원스러운 익스테리어에 피시앤칩을 파는 맥주 가게가 보여 주차하고 들어가려고 했더니 하필이면 휴일 ㅠㅠ. 다른 갈만한 곳을 찾았지만 횟집들만 보였다. ㅠㅠ. 일출봉 앞 스타벅스에 들어가려하니 6시까지만 영업한단다. 일출봉 입장이 6시까지라 이 동네 프랜차이즈들은 그 시간까지만 영업을 하는 것 같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시흥리 해녀의집에 가서 전복죽 한 그릇 (11,000원) 먹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갔다. 게스트하우스의 공동 공간에서 성산의 마트에서 사온 무알콜맥주 (감기 때문에 약 먹는 중이라 어쩔 수 없었던 선택)를 마시며, 읽고 있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마저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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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에서 누워서 책 읽기

참고로 와락게스트하우스에 구비된 도서는 꽤나 훌륭했다. 읽을 책과 만화책이 많은 회사 도서관만큼이나 좋은 책과 만화책이 많이 구비돼 있었다. 물론 제주도까지 와서 숙소에서 책을 읽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진 모르겠지만, 책을 준비하지 않고 온 외로운 분들은 책 한 권 골라 읽는 것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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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비된 책 중 일부

방의 외풍이 심해 침대마다 깔려있는데 전기 장판 온도를 좀 높이고 잤는데, 너무 더워서 밤에 잠을 설쳤다. 등은 뜨거운데 코는 추운 그런 상황이랄까? 흑흑.

둘째 날 (목요일)

경로
게스트하우스 → 거문오름 → 골목식당 → 용담해안도로 카페→ 렌터카 → 제주공항

숙소에서 주방에 준비된 아침(씨리얼, 빵, 계란 등이 준비돼있음)을 먹었다. 스크램블을 하려다가 실패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계란을 미리 보울에 안 풀고 프라이팬에 부워서 그랬던 것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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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부엌 창. 이날 일출이 멋졌다는데 못봤다

식사 후 차를 몰고 거문오름으로 출발. 참고로 사전에 탐방 신청을 받는다. 미리 미리 신청해야 한다. 화요일은 받지 않는다고.

입장료는 2천원. 원래 10시 반에 신청을 했는데 일찍 도착하여 자리가 남은 10시에 탐방 시작. 혼자 다니니 이렇게 ‘끼어’ 다닐 수 있는 게 좋다. 가이드가 이끌며 설명해 준다. 거문오름을 둘러보는 코스가 몇 개 있는데 분화구 코스를 선택했다. 2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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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의 시작. 탐방 코스 설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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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오름 정상에서 보는 한라산

거문오름 탐방 후 점심을 먹을 식당을 검색했다. 제주향토 음식이 먹고 싶어 찾아봤더니 꿩메밀국수란 게 있단다. 그걸 먹으러 제주동문골목시장에 있는 골목식당으로 갔다. 가는 길에 주유도 하고. 참고로 이 식당은 시장 안쪽에 있어 별도 주차장은 없다. 꿩메밀국수 후기는 여기에 링크. 내 취향은 아니었음. 7000원.

점심 먹고 나니 시간이 별로 없어 마지막으로 바다를 보러 출발. 공항에서 가까운 곳을 찾다보니 용담해안도로를 가게 됐고, 보이는 카페 아무 데나 들어갔다. 모드락이란 곳. 바다를 보며 바닐라라떼 한 잔(6,500원)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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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락에서 본 바다 풍경

그리고 AJ렌터카에 차를 반납하고 공항으로 이동해 제주를 떠났다. 돌아올 때는 티웨이항공을 탔는데 이 때도 비상구 좌석을 GET.

여행에 들어간 총 비용은 26만원. 항공료 비중(왕복 14만원 정도)이 크기 때문에 1박 여행은 ROI가 안 나오는 것 같다. 특히 나처럼 너무 늦게 항공권을 예약해서 할인을 못 받는다면.

짧은, 정신 없는, 그렇지만 나름 재미있는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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